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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논어

[논어] 微子(미자)편 - 더불어 사는 삶을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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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微子去之, 箕子爲之奴, 比干諫而死. 孔子曰: "殷有三仁焉."
미자거지, 기자위지노, 비간간이사. 공자왈: "은유삼인언."

 

미자는 그를 떠나버렸고 기자는 그의 노예가 되었고 비간은 간하다가 죽었는데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은나라에는 세 명의 인자가 있었다"라고 하셨다.

 

1) 微子去之(미자거지): 미자가 그를 떠나다.
• 微子(미자): 은나라의 마지막 임금인 주왕(紂王)의 형. 그의 모친이 아직 제을(帝乙)의 첩일 때 그를 낳았고 그뒤 본처가 되고 나서 주왕을 낳았기 때문에 비록 동생이지만 주왕이 왕위를 계승했다. 그는 주왕이 무도한 것을 보고 여러 차례 간했으나 소용이 없자 주나라로 가버렸다. 은나라가 망한 후 주나라 무왕에 의하여 송(宋)나라의 제후로 봉해졌다.
• 之(지): 주왕(紂王)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2) 箕子爲之奴(기자위지노): 기자가 그의 종이 되다.
• 箕子(기자): 주왕의 숙부로 그의 무도함을 보고 여러 차례 간하다가 듣지 않자 미치광이를 가장하여 그의 종 노릇을 했다.
• 之(지): 주왕을 가리키는 인칭대사로 관형어로 쓰였다.

3) 比干(비간): 역시 주왕의 숙부로 주왕의 무도함을 끝까지 간하다가 주왕에게 피살되었다. 그가 극구 간하자 주왕이 성인의 심장에는 구멍이 일곱 개 있다고 하더라면서 그의 심장을 도려내어 죽였다고 한다.


2

柳下惠爲士師, 三黜. 人曰: "子未可以去乎?"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
유하혜위사사, 삼출. 인왈: "자미가이거호?" 왈: "직도이사인, 언왕이불삼출? 왕도이사인, 하필거부모지방?"

 

유하혜는 사사가 되었다가 세 번이나 쫓겨났다. 사람들이 "당신은 여기를 떠나버릴 수 없었습니까?"라고 하자 "도를 바르게 하여 남을 섬긴다면 어디에 간들 세 번 쫓겨나지 않겠소? 도를 굽혀서 남을 섬길 양이면 어찌 부모의 나라를 떠날 필요가 있겠소?"라고 했다.


1) 柳下惠(유하혜): 노나라의 대부로 성은 전(展), 이름은 금(禽). 유가에서 매우 숭상하는 인물이다.

2) 士師(사사): 법을 집행하는 관리.

3) 直道而事人(직도이사인): 길을 곧게 하여서 남을 섬기다.
• 直(직):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3

齊景公待孔子曰: "若季氏, 則吾不能. 以季·孟之間待之." 曰: "吾老矣, 不能用也." 孔子行.
제경공대공자왈: "약계씨, 즉오불능. 이계·맹지간대지." 왈: "오로의, 불능용야." 공자행.

 

제나라 경공이 공자를 대우하여 "노나라 임금이 계손씨를 대우하는 것과 같이라면 나는 할 수 없고 상경인 계손씨와 하경인 맹손씨의 중간으로 당신을 대우하겠소"라고 하더니 다시 "내가 늙어서 등용할 수가 없소"라고 했다. 공자께서 가버리셨다.

1) 景公(경공): 제나라의 임금(549~545 B. C. 재위).

2) 以季·孟之間待之(이계·맹지간대지): 계손씨와 맹손씨의 중간으로 당신을 대우하다.
• 季(계)·孟(맹): 노나라의 대부 계손씨와 맹손씨. 계손씨는 상경(上卿)이고 맹손씨는 하경이었다.
• 之(지): 이인칭대사.

3) 吾老矣(오로의): 내가 늙다.
• 矣(의): ~하게 되다. 상황의 변화나 새로운 상황의 출현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4

齊人歸女樂, 季桓子受之, 三日不朝. 孔子行.
제인귀녀악, 계환자수지, 삼일부조. 공자행.

 

제나라 사람이 여자 악공들을 보내오자 집권자인 계환자가 그들을 받고는 사흘 동안 조회를 보지 않았다. 그러자 공자께서 가버리셨다.

1) 齊人歸女樂(제인귀녀악): 제나라 사람이 여자 악공을 보내다. 노나라의 위정자를 현혹하기 위해서 제나라에서 가기와 무희를 보냈음을 말한다.
• 歸(귀): 선물로 보내다. 饋(궤)와 같다.

 

2) 季桓子(계환자): 정공(定公) 때부터 애공(哀公) 때까지 노나라의 실권자였던 계손사(季孫斯).


5

楚狂接輿歌而過孔子曰: "鳳兮鳳兮! 何德之衰? 往者不可諫, 來者猶可追. 已而! 已而! 今之從政者殆而!" 孔子下, 欲與之言, 趨而辟之, 不得與之言.
초광접여가이과공자왈: "봉혜봉혜! 하덕지쇠? 왕자불가간, 래자유가추. 이이! 이이! 금지종정자태이!" 공자하, 욕여지언, 추이피지, 부득여지언.

초나라의 미치광이 접여가 노래를 부르며 공자 앞을 지나가면서 말했다. "봉황이여! 봉황이여! 어찌하여 그대의 덕을 쇠퇴하게 만드는가? 지나간 일이야 돌이킬 수 없지만 닥쳐오는 일은 아직 늦지 않았다네. 그만두게나! 그만두게나! 오늘날의 위정자들은 위태롭다네!" 공자가 내려서서 그와 이야기를 하고자 했지만 그가 종종걸음을 쳐서 공자를 피하는 바람에 그와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접여가 공자를 태평성세에나 나타나는 길조인 봉황에 비유하여 그로 하여금 난세를 피하여 은둔하라고 충고한 일화이다.

 

1) 接輿(접여): 초나라의 현인으로 세상을 피하여 일부러 미치광이 노릇을 했다. 그의 이름에 관해서는 성이 接(접)이고 이름이 輿(여)라는 설과 성이 육(陸)이고 이름이 통(通)이라는 설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공자의 수레에 접촉했기 때문에 接輿(접여)라고 불렀다는 설이 유력하다.

2) 兮(혜):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何德之衰(하덕지쇠): 어찌하여 (봉황의) 덕을 쇠퇴하게 만드는가? 봉황은 본래 덕이 있는 새로 태평성세에 나타나는 법인데 지금 같은 난세에 왜 은둔해버리지 않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어 봉황의 덕을 쇠퇴하게 하고 있느냐는 뜻이다.
• 之(지): 강조 효과를 위하여 목적어를 동사 앞에 놓을 경우 목적어와 동사 사이에 쓰는 구조조사.

4) 不可諫(불가간): 돌이킬 수 없다.
• 諫(간): 바로잡다, (잘못을) 돌이키다.

 

5) 可追(가추): 좇아갈 수 있다. 지금이라도 은둔하기에 늦지 않다는 뜻이다.

6) 已而(이이): 그만두게나.
• 而(이):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7) 殆而(태이): 위태롭도다.
• 而(이):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8) 辟之(피지): 그를 피하다.
• 辟(피할피): 避(피)와 같다.
• 之(지): 孔子(공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6

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 長沮曰: "夫執輿者爲誰?" 子路曰: "爲孔丘." 曰: "是魯孔丘與?" 曰: "是也." 曰: "是知津矣." 問於桀溺, 桀溺曰: "子爲誰?" 曰: "爲仲由." 曰: "是魯孔丘之徒與?" 對曰: "然." 曰: "滔滔者天下皆是也, 而誰以易之? 且而與其從辟人之士也, 豈若從辟世之士哉?" 耰而不輟. 子路行以告, 夫子憮然曰: "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而誰與? 天下有道, 丘不與易也."
장저·걸닉우이경, 공자과지, 사자로문진언. 장저왈: "부집여자위수?" 자로왈: "위공구." 왈: "시로공구여?" 왈: "시야." 왈: "시지진의." 문어걸닉, 걸닉왈: "자위수?" 왈: "위중유." 왈: "시로공구지도여?" 대왈: "연." 왈: "도도자천하개시야, 이수이역지? 차이여기종피인지사야, 기약종피세지사재?" 우이불철. 자로행이고, 부자무연왈: "조수불가여동군, 오비사인지도여이수여? 천하유도, 구불여역야."

장저와 걸닉이 나란히 서서 밭을 가는데 공자가 그들을 지나가게 되어 자로로 하여금 나루터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게 했다. 장저가 "저 수레에서 말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은 누구요?"라고 물어서 자로가 "공구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또 "노나라의 공구요?"라고 물어서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그는 나루를 알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소"라고 했다. 걸닉에게 물었더니 걸닉이 "당신은 누구시오?" 하고 물어서 "중유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노나라 공구의 제자요?" 하고 물어서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온 천하에 이렇게 혼탁한 물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데 누구와 함께 그것을 뒤바꾼단 말이오? 또 당신은 마음에 안 드는 위정자를 피하여 이 나라 저 나라로 돌아다니는 공자 같은 사람을 따르느니 차라리 속된 세상 자체를 피하여 은거하는 우리 같은 사람을 따르는 것이 더 낫지 않겠소?"라고 하고는 쉬지 않고 곰방메로 흙덩이를 부수어 씨앗에 흙을 덮어나갔다. 자로가 돌아가서 말씀드리자 선생님께서 실의에 젖은 얼굴로 말씀하셨다. "새나 짐승과 함께 살 수 없을진대 내가 이 백성들과 함께하지 않고 누구와 함께하겠는가? 천하에 도가 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잡는 일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장저와 걸닉이 공자가 세속을 떠나 은거하지 않는다고 은근히 나무라자 이에 대하여 공자는 자기도 천하에 도가 있으면 그러고 싶지만 천하에 도가 없으니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세상 사람들과 함께 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것이다.)

1) 長沮·桀溺(장저·걸닉): 당시의 은자들로 본래의 성명은 알 수 없다.

2) 耦而耕(우이경):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밭을 갈다. 耦耕(우경)은 고대의 밭갈이 방법으로 두 사람이 옆으로 서서 가는 방법이라는 설과 두 사람이 앞뒤로 서서 가는 방법이라는 설 등 여러 가지 이설이 있다.

3) 問津焉(문진언): 이들에게 나루터를 묻다.
• 焉(언): 於是(어시)와 같으며 是(시)는 長沮(장저)·桀溺(걸닉)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4) 夫執輿者爲誰(부집여자위수): 저 수레를 잡은 사람이 누구인가.
• 夫(부): 저. 원칭 지시대사.
• 執輿者(집여자): 수레를 끄는 말의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 본래 자로가 고삐를 잡고 있었으나 나루터를 물으러 간 동안 공자가 대신 잡고 있었다.
• 爲(위): '~이다'라는 뜻의 동사.

5) 是魯孔丘與(시로공구여): 노나라의 공구인가.
• 是(시): '~이다'라는 뜻의 동사.
• 與(여):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6) 是也(시야): 그렇다.
• 是(시): 맞다, 그렇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7) 是知津矣(시지진의): 이 사람이 틀림없이 나루터를 알 것이다. 천하를 주유한 사람이 길을 모를 리 없다고 공자를 비꼬아서 한 말이다.
• 矣(의): 필연의 결과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8) 滔滔者天下皆是也(도도자천하개시야): 도도한 것이 온 천하가 다 이러하다.
• 滔滔者(도도자): (혼탁한) 물이 도도하게 흘러가는 것.
• 是(시): 이러하다. 如是(여시)와 같다.

9) 誰以(수이): 누구와 함께. 전치사 以(이)와 목적어 誰(수)가 도치된 것. 以(이)는 與(여)와 같다.

10) 且而與其從辟人之士也, 豈若從辟世之士哉(차이여기종피인지사야, 기약종피세지사재): 또 당신이 사람을 피해 돌아다니는 인사를 따르는 것보다 세상을 피해 은거하는 사람을 따르는 것이 더 낫다.
• 而(이): 이인칭대사. 爾(이)와 같다.
• 與其(여기)~豈若(기약)~: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낫다'라는 뜻의 관용어. 與其(여기)는 與(여)로 쓰기도 하고 豈若(기약) 대신에 豈如(기여)·孰若(숙약)·孰如(숙여)·不若(불약)·不如(불여) 등을 쓸 수도 있다.
• 辟人之士(피인지사): 임금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이들을 피해다니는 인사 즉 공자. 辟(피)는 避(피)와 같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辟世之士(피세지사):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은자.
• 哉(재): 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1) 耰(우): 곰방메로 흙을 쳐서 씨앗을 덮다.

12) 子路行以告(자로행이고): 자로가 돌아가서 보고하다.
• 以(이):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而(이)와 같다.

13) 憮然(무연): 실망한 모양.

14) 鳥獸不可與同群(조수불가여동군): 금수와는 같이 무리를 지을 수 없다.
• 與(여): 다음에 鳥獸(조수)를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15) 非斯人之徒與(비사인지도여): 이 사람들의 무리와 함께하지 않다. 非與斯人之徒(비여사인지도)가 도치된 것.
• 非(비): ~하지 않다. 不(불)과 같다.
• 斯人(사인): 이 세상 사람들.

16) 丘不與易(구불여역): 구가 개역(改易)에 참여하지 않다.
• 丘(구): 공자의 자칭.
• 易(역): 세상을 뒤바꾸어 바로잡다.


7
子路從而後, 遇丈人, 以杖荷蓧. 子路問曰: "子見夫子乎?" 丈人曰: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植其杖而芸. 子路拱而立. 止子路宿, 殺鷄爲黍而食之, 見其二子焉. 明日, 子路行以告. 子曰: "隱者也." 使子路反見之. 至, 則行矣. 子路曰: "不仕無義. 長幼之節, 不可廢也, 君臣之義, 如之何其廢之? 欲潔其身, 而亂大倫. 君子之仕也, 行其義也. 道之不行, 已知之矣."
자로종이후, 우장인, 이장하조. 자로문왈: "자현부자호?" 장인왈: "사체불근, 오곡불분, 숙위부자?" 식기장이운. 자로공이립. 지자로숙, 살계위서이사지, 현기이자언. 명일, 자로행이고. 자왈: "은자야." 사자로반현지. 지, 즉행의. 자로왈: "불사무의. 장유지절, 불가폐야, 군신지의, 여지하기폐지? 욕결기신, 이란대륜. 군자지사야, 행기의야. 도지불행, 이지지의."

 

자로가 공자를 수행하던 도중 뒤에 처져서 가다가 한 노인을 만났는데 그는 지팡이로 삼태기를 메고 있었다. 자로가 "선생께서는 우리 선생님을 보셨는지요?" 하고 묻자 노인은 "사지를 부지런히 놀리지 않고 오곡을 분별하지 못하는데 누가 선생이란 말이오?"라고 하고는 지팡이를 땅에 꽂아놓고 김을 매었다. 자로는 공손하게 두 손을 마주잡고 서 있었다. 그는 자로를 붙잡아 하룻밤 묵어가게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서 먹이고 그의 두 아들을 불러서 그에게 인사시켰다.

이튿날 자로가 공자께 가서 말씀드렸더니 공자께서 "은자다"라고 하시고는 자로로 하여금 되돌아가서 그를 만나도록 하셨다. 자로가 그곳에 이르자 노인은 이미 가버렸다. 자로가 말하기를 "벼슬을 살지 않는 것은 의리가 없는 일이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을 폐지할 수 없거늘 임금과 신하 사이의 의리를 어떻게 폐지하겠는가? 그것은 자기 몸을 깨끗이 하려다가 중대한 인륜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군자가 벼슬에 나아가는 것은 자기 의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도가 행해지지 않는 줄이야 이미 알고 있었다"라고 했다. (자로가 마지막에 한 말은 혼잣말일 수도 있고 노인의 두 아들에게 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공자의 사상이 반영된 것으로 공자의 현실 참여적 가치관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겠다.)

1) 丈人(장인): 노인.

2) 食之(사지): 그에게 먹이다.
• 食(먹일사): 먹게 하다.
• 之(지): 子路(자로)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3) 見其二子焉(현기이자언): 그의 두 아들을 그에게 알현시키다.
• 見(보일현): 보이다, 알현시키다, 소개하다.
• 焉(언): 於是(어시)와 같으며 是(시)는 子路(자로)를 가리킨다.

4) 長幼之節, 不可廢也(장유지절, 불가폐야):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은 폐지할 수 없다. 노인이 자신의 두 아들을 불러서 자로에게 인사시킨 것은 그 노인이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을 폐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뜻.

5) 如之何其廢之(여지하기폐지): 어떻게 그것을 폐지하는가.
• 如之何(여지하): 어떻게.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 之(지): 君臣之義(군신지의)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6) 君子之仕也, 行其義也(군자지사야, 행기의야): 군자가 벼슬에 나아감은 그의 의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也(야): 첫번째 것은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두 번째 것은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7) 已知之矣(이지지의): 이미 그것을 알다.
• 之(지): 道之不行(도지불행)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矣(의): 동작이 이미 완료되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8

逸民: 伯夷·叔齊·虞仲·夷逸·朱張·柳下惠·少連. 子曰: "不降其志, 不辱其身, 伯夷·叔齊與! 謂柳下惠·少連降志辱身矣, 言中倫, 行中慮, 其斯而已矣; 謂虞仲·夷逸隱居放言, 身中淸, 廢中權. 我則異於是, 無可無不可."
일민: 백이·숙제·우중·이일·주장·류하혜·소련. 자왈: "불강기지, 불욕기신, 백이·숙제여! 위류하혜·소련강지욕신의, 언중륜, 행중려, 기사이이의; 위우중·이일은거방언, 신중청, 폐중권. 아즉이어시, 무가무불가."

세속을 초월한 사람은 백이·숙제·우중·이일·주장·유하혜·소련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 뜻을 굽히지 않고 자기 몸을 욕되게 하지 않은 이는 백이와 숙제로다! 사람들이 유하혜와 소련을 평하여 뜻을 굽히고 몸을 욕되게 했다고들 하는데 이 두 사람은 말이 윤리에 맞고 행동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부합하는, 이런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우중과 이일을 평하여 숨어 살면서 방자하게 말했다고들 하는데 이 두 사람은 몸가짐이 청결하고 세속을 떠난 것이 시의에 적절한 것이었다. 나는 이들과는 달라서 꼭 이렇게 해야 된다거나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거나 하는 것이 없다." (유명한 은자들의 태도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그들과는 달리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고 떠날 만하면 떠날 뿐 굳이 은거해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는 공자 자신의 태도를 밝힌 것이다.)

1) 逸民(일민): 세속을 초월한 사람.

2) 虞仲(우중): 태백(泰伯)의 동생인 중옹(仲雍)으로 그의 자손이 오왕(吳王)에 봉해졌기 때문에 虞(우)(吳(오)와 통용)仲(중)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3) 夷逸·朱張(이일·주장): 행적 미상.

4) 柳下惠(류하혜): 법관인 사사(士師)라는 관직을 지낸 적이 있다. (「미자편 2」 참조.)

5) 少連(소련): 동이(東夷)의 자손으로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거상(居喪)을 잘했다고 하여 공자가 칭송한 바 있다. (『禮記(예기)·雜記(잡기) 下(하)』 참조.)

6) 謂(위): (다른 사람들이) 평하여 말하다.

7) 降志(강지): 뜻을 낮추다, 뜻을 굽히다.

8) 言中倫, 行中慮(언중륜, 행중려): 말이 윤리에 맞고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생각에 부합하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관점에 부합하는 언행은 '뜻을 굽히고 몸을 욕되게 했다'는 오해를 사기 쉽다.

9) 其斯而已矣(기사이이의): 아마 이러했을 뿐일 것이다.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斯(사): '言中倫(언중륜), 行中慮(행중려)'를 가리키는 지시대사.
• 而已矣(이이의): '~일 뿐이다'라는 뜻의 어기조사.

10) 身中淸, 廢中權(신중청, 폐중권): 몸이 청결해야 한다는 요구 조건에 부합하고 관직을 그만둠이 세상의 변화에 부합하다.

11) 我則異於是(아즉이어시):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이들과 다르다.
• 則(즉): ~로 말하자면, ~로 말할 것 같으면, ~는. 두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사실의 대비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是(시): 앞에서 이야기한 은자들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12) 無可無不可(무가무불가): 이렇게 하면 된다고 고집하는 것도 없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고집하는 것도 없다. 이 말은 "可以仕則仕(가이사즉사), 可以止則止(가이지즉지); 可以久則久(가이구즉구), 可以速則速(가이속즉속), 孔子也(공자야)"(벼슬에 나아갈 만하면 벼슬에 나아가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두며, 오래 머물 만하면 오래 머물고 속히 떠날 만하면 속히 떠난 사람은 공자이다[『孟子(맹자)·公孫丑(공손추) 上(상)』])라는 말에서 엿볼 수 있는 공자의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9

大師摯適齊, 亞飯干適楚, 三飯繚適蔡, 四飯缺適秦, 鼓方叔入於河, 播鼗武入於漢, 少師陽·擊磬襄入於海.
태사지적제, 아반간적초, 삼반료적채, 사반결적진, 고방숙입어하, 파도무입어한, 소사양·격경양입어해.

 

태사 지는 제나라로 가고, 두번째 식사 때의 연주자 간은 초나라로 가고, 세번째 식사 때의 연주자 요는 채나라로 가고, 네번째 식사 때의 연주자 결은 진나라로 가고, 고수 방숙은 황하 지역으로 들어가고, 땡땡이를 치는 무는 한수 지역으로 들어가고, 소사 양과 경을 치는 양은 해안 지역으로 들어갔다. (노나라의 정치가 혼란스러워지자 악사들이 사방으로 분산된 과정을 기술한 것이다. 여기서 언급된 사람들은 모두 노나라의 악사로 공자나 공자의 제자와는 무관한 사람들이므로 이 부분은 원래 『논어』가 아니던 것이 잘못 섞여든 것일 가능성이 있다. 다음의 두 장도 마찬가지이다.)


1) 大師(태사: 클태): 악사의 우두머리. 太師(태사)와 같다.

2) 亞飯(아반): 두번째 식사 즉 점심 식사 때의 음악을 담당하는 악사. 천자나 제후가 식사를 할 때 음악을 연주했는데 이들을 亞飯(아반)·三飯(삼반)·四飯(사반) 등으로 불렀다.

3) 三飯(삼반): 세번째 식사 즉 점심과 저녁 사이의 새참 때의 음악을 담당하는 악사.

4) 四飯(사반): 네번째 식사 즉 저녁 식사 때의 음악을 담당하는 악사.

5) 播鼗(파도: 땡땡이도): 땡땡이를 흔들다. 땡땡이는 양쪽에 끈을 달고 그 끝에 구슬을 매달아 자루를 잡고 흔들면 소리가 나게 되어 있는 작은 북.

6) 少師(소사): 태사의 부관.


10

周公謂魯公曰: "君子不施其親; 不使大臣怨乎不以; 故舊無大故, 則不棄也; 無求備於一人."
주공위로공왈: "군자불이기친; 불사대신원호불이; 고구무대고, 즉불기야; 무구비어일인."


주공이 아들 노공에게 말했다. "군자는 자기 친족을 소홀히 대하지 않고, 대신들로 하여금 자신의 의견을 써주지 않는다고 원망하게 만들지 않으며, 오래된 사람은 커다란 변고가 없으면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1) 周公(주공): 주나라 무왕의 동생. 공자는 그를 성인으로 추앙했다.

2) 魯公(노공): 주공의 아들 백금(伯禽).

3) 施其親(이기친): 자신의 친족을 내버려두다.
• 施(버릴이): 내버려두다. 弛(이)와 같다.

4) 怨乎不以(원호불이): 써주지 않음을 원망하다.
• 乎(호): 동작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於(어)와 같다.
• 以(이): (의견을) 쓰다. 用(용)과 같다.


11
周有八士: 伯達·伯适·仲突·仲忽·叔夜·叔夏·季隨·季騧.
주유팔사: 백달·백괄·중돌·중홀·숙야·숙하·계수·계왜.

주나라에 훌륭한 선비가 여덟 명 있었으니 백달·백괄·중돌·중홀·숙야·숙하·계수·계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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