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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논어

[논어] 子罕(자한)편 - 덕과 노력을 쌓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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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子罕言利與命與仁.
자한언리여명여인.

 

공자께서는 공리와 운명과 인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으셨다. (공자는 공리주의와 운명론을 싫어했기 때문에 이를 자주 언급하지 않았고, 인이란 구체적으로 꼬집어서 말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이에 관하여 설명하기를 꺼렸다. "선생님께서 인간의 본성과 천도에 관하여 언급하시는 말씀은 들을 수가 없었다"라는 「공야장편 13」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1) 罕言(한언): 드물게 말하다.


2

達巷黨人曰: "大哉孔子! 博學而無所成名." 子聞之, 謂門弟子曰: "吾何執? 執御乎? 執射乎? 吾執御矣."
달항당인왈: "대재공자! 박학이무소성명." 자문지, 위문제자왈: "오하집? 집어호? 집사호? 오집어의."

달항 고을의 어떤 사람이 말했다. "위대하도다 공자여! 그러나 다방면에 걸쳐 두루 알면서도 어느 것 하나 전문 분야에서 명성을 이룬 것은 없다." 공자께서 이 말을 듣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무엇을 전공할까? 마차 몰기를 전공할까? 활쏘기를 전공할까? 나는 가장 손쉬운 마차 몰기나 전공해야겠다." (달항 사람이 공자의 박학다식함을 찬탄하면서도 어느 하나의 특정 분야에서 명성을 이루지 못했다고 애석해하자 공자는 원래 군자는 기물과 같은 전문인이 아니라고 주장한 사람이지만 농담으로 가장 손쉬운 마차 몰기나 하여 명성을 얻어볼까 하고 말한 것이다.)

 

1) 達巷黨人(달항당인): 달항 고을 사람.
• 達巷(달항): 고을 이름. 지금의 산동성 자양현(滋陽縣) 서북쪽이라는 설도 있으나 분명하지 않다.
• 黨(당): 500호 규모의 마을.

2) 博學而無所成名(박학이무소성명): 박학하면서도 명성을 이룬 바 없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분야를 두루 통달했으면서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어느 한 가지도 잘하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이는 「위정편 12」의 "군자는 기물이 아니다" 및 「태백편 19」의 "위대하도다, 요의 임금 됨됨이여!~넓디넓도다, 백성들이 무어라 칭송하지도 못했으니!"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3) 吾何執(오하집): (명성을 이루기 위하여) 내가 무엇을 전문적으로 다룰까.
• 執(집): 한 가지를 붙잡고 늘어지다, 한 가지를 전문적으로 다루다, 전공하다.

4) 執御(집어): (육예 중에서 가장 배우기 쉬운) 마차 몰기를 전문으로 하다.



子曰: "麻冕, 禮也, 今也純, 儉, 吾從衆. 拜下, 禮也, 今拜乎上, 泰也, 雖違衆, 吾從下."
자왈: "마면, 례야, 금야치, 검, 오종중. 배하, 례야, 금배호상, 태야, 수위중, 오종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베로 만든 예모를 쓰는 것이 예인데 지금은 명주로 만든 갓을 쓰니 이는 검소한 것이므로 나는 여러 사람의 방법을 따른다. 먼저 대청 아래에서 절하는 것이 예인데 지금은 대청 위에서만 절을 하니 이는 교만한 것이므로 비록 여러 사람의 방법을 위배하는 한이 있을지라도 나는 먼저 대청 아래에서 절하는 방법을 따른다."

 

1) 今也純(금야치): 지금은 검은 명주갓을 쓰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純(검을치): 검은색 명주. 緇(치)와 같다.

• 純(치)의 앞과 뒤에 각각 '쓰다'라는 뜻의 동사와 '갓'이라는 뜻의 명사가 생략되어 있다.

2) 拜下(배하): 대청 아래에서 절하다. 신하가 임금에게 예를 행할 때 먼저 대청 아래에서 절을 하고 대청 위에 올라가서 다시 절을 하는 것이 옛날의 예법이었다. 拜(배)와 下(하) 사이에 장소를 표시하는 전치사 於(어)나 乎(호)를 넣을 수 있다.

3) 今拜乎上(금배호상): 지금은 대청 위에서 절하다. 대청 아래에서 절하는 것은 생략하고 대청 위에서만 절함을 말한다.

4) 泰也(태야): 교만함이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5) 吾從下(오종하): 내가 대청 아래에서 절하는 법을 따르다.
• 下(하): 拜下(배하)를 가리킨다.


4

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자절사: 무의, 무필, 무고, 무아.

 

공자께서는 네 가지 일을 전혀 하지 않으셨으니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지 않으셨고, 틀림없이 그렇다고 단언하지 않으셨고, 고집하지 않으셨으며, 따라서 아집을 부리는 일이 없으셨다.

 

 

1) 絶四(절사): 네 가지를 끊다, 네 가지를 전혀 하지 않다.

2) 毋意(무의): 자의(恣意)로 결정하는 일이 없다. 확실하지 않은 일을 마음대로 단정하지 않다.
• 毋(무): 부정을 표시하는 부사. 無(무)·不(불)과 같다.


5

子畏於匡, 曰: "文王旣沒, 文不在玆乎?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
자외어광, 왈: "문왕기몰, 문부재자호? 천지장상사문야, 후사자부득여어사문야; 천지미상사문야, 광인기여여하?"

공자가 광읍에서 두려움에 빠져 있을 때 말씀하셨다. "문왕은 이미 돌아가셨지만 그의 문화는 여기 나에게 전해져 있지 않으냐? 하늘이 이 문화를 없애버리려고 했다면 그분보다 나중에 죽을 나 같은 사람이 이 문화에 동참하여 그것을 향유할 수 없었을 것이고, 하늘이 아직 이 문화를 없애려고 하지 않는다면 광인들이 나를 어떻게 하겠느냐?"

1) 子畏於匡(자외어광): 공자가 광읍에서 두려워하다.
• 匡(광): 읍 이름. 공자는 광읍에서 그곳 사람들에게 양호(陽虎)로 오인되어 포위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노나라의 장수 양호가 광읍을 침공했을 때 그곳 사람들에게 포악한 짓을 많이 하여 그곳 사람들이 그에 대하여 매우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공자가 광읍을 지나가게 되었고, 공교롭게도 양호가 침공할 때 그를 수행했던 공자의 제자 안각(顔刻)이 이번에는 공자를 모시고 다니면서 그때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았던 것이다. 다행히도 이 오해는 금방 풀렸다고 한다. 이 말은 이때 공자가 제자들에게 한 말이다. 칼날을 들이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무인이 아니라 유약한 문인이었던 만큼 공자도 이러한 상황에서는 속으로 두려운 마음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제자들을 안심시키고 아울러 스스로도 위로를 받기 위하여 이런 말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2) 文不在玆乎(문부재자호): (문왕의) 문화가 여기에 있지 않은가.
• 玆(자): 여기. 此(차)와 같다.

3) 天之將喪斯文也(천지장상사문야): 하늘이 이 문화를 없애려고 했다면.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4)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후사자부득여어사문야): 나중에 죽는 사람이 이 문화에 참여할 수 없다.
• 後死者(후사자): 문왕보다 나중에 태어나 나중에 죽는 공자 자신을 가리킨다.
• 得(득): 가능을 표시하는 조동사.
• 與(여): 참여하다, 동참하다.
• 斯文(사문): 이 문화 즉 문왕이 이룩해놓은 문화.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5) 匡人其如予何(광인기여여하): 광인이 나를 어떻게 할 것이가.
• 其(기): '장차 (~하려고 하다)'라는 뜻의 부사.
• 如(여)~何(하): '~를 어떻게 하는가'라는 뜻의 관용어.


6

大宰問於子貢曰: "夫子聖者與, 何其多能也?" 子貢曰: "固天縱之將聖, 又多能也." 子聞之, 曰: "大宰知我乎! 吾少也賤, 故多能鄙事. 君子多乎哉? 不多也."
태재문어자공왈: "부자성자여, 하기다능야?" 자공왈: "고천종지장성, 우다능야." 자문지, 왈: "태재지아호! 오소야천, 고다능비사. 군자다호재? 부다야."

태재가 자공에게 "선생님께서는 성인이십니까? 어째서 그토록 다재다능하십니까?"라고 묻자 자공이 "정말이지 하늘이 그분으로 하여금 성인이 되게 하시고 또 다재다능하게 하신 것입니다"라고 했다. 공자께서 이 이야기를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태재가 나를 알아보는구나! 나는 젊었을 때 비천했기 때문에 비천한 일을 잘할 수 있다. 군자가 잘하는 일이 많으냐? 많지 않다." (태재와 자공이 다재다능을 이유로 공자를 성인이라고 치켜세운 데 대하여, 군자는 중대한 일을 알지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일을 많이 알지 않는 법이라고 여기고 공자 자신은 비천한 일을 많이 알고 있는 자기가 결코 군자가 못 된다고 여겼다.)

1) 大宰(태재: 클태): 국정을 총괄하는 관직의 이름. 太宰(태재)와 같다. 구체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지 분명하지 않은데 노나라 애공 7년에 자공이 노나라의 사신으로서 오나라에 간 적이 있으므로 오나라의 태재 백비(伯嚭)를 가리킨다고 보는 설이 있다.

2) 何其多能也(하기다능야): 어째서 그토록 다능한가.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3) 固天縱之將聖(고천종지장성): 정말 하늘이 그로 하여금 성인이 되도록 내버려두다.
• 固(고): '진실로, 정말로'라는 뜻의 부사.
• 縱(종): 원래 '~하게 놓아두다'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하게 하다'라는 좀더 적극적인 의미로 쓰였다.
• 將(장): '~이 되다, ~이다'라는 뜻의 동사.

 

4) 吾少也賤(오소야천): 내가 젊어서 미천하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5) 故多能鄙事(고다능비사): 그러므로 비천한 일에 능력이 많다.
• 故(고): 원인에 따른 결과를 표시하는 접속사

6) 君子多乎哉(군자다호재): 군자가 (잘하는 일이) 많은가.
• 乎哉(호재): 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7

牢曰: "子云: '吾不試, 故藝.'"
뢰왈: "자운: '오불시, 고예.'"

 

금뢰가 말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관직에 등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주가 있다'라고 하셨다." (군자는 관직에 등용되어 백성을 인도하고 정치의 중요한 방향을 결정하는 일을 하는 법인데 자신은 군자가 못 되기 때문에 관직에 등용되지 못했고 따라서 여러 가지 잔재주가 있다는 겸사이다. 앞 장과 함께 「위정편 12」의 "군자는 기물이 아니다"라는 말과 상통하는 말이다.)

1) 牢(뢰): 위(衛)나라 사람 금뢰(琴牢). 자는 자개(子開) 또는 자장(子張)이며 공자의 제자라는 설이 있지만 『사기(史記)·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2) 吾不試(오불시): 내가 등용되지 않다.
• 試(시): 쓰다, 등용하다.


8

子曰: "吾有知乎哉? 無知也. 有鄙夫問於我, 空空如也, 我叩其兩端而竭焉."
자왈: "오유지호재? 무지야. 유비부문어아, 공공여야, 아고기양단이갈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나는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한 촌사람이 나에게 물어왔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 질문의 시말을 완전하게 파악한 후 그것을 가르쳐주는 데 힘을 다한다."

1) 有鄙夫問於我(유비부문어아): 한 촌사람이 나에게 묻다.
• 有(유): 어느, 어떤.

 

2) 空空如也(공공여야): 아무것도 모른다면.
• 空空(공공): 무식하여 머릿속이 텅 빈 모양.
• 如(여): 형용사 접미사.

• 也(야): 원래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인데 문맥에 의하여 가정의 어기를 다분히 지니고 있다.

3) 叩其兩端(고기양단): 그 양쪽을 캐묻다. 질문의 시작과 끝의 양쪽, 즉 질문의 시말을 하나하나 캐물어서 질문의 의도를 철저하게 파악한다는 뜻.
• 叩(물을고): 묻다.


9

子曰: "鳳鳥不至, 河不出圖, 吾已矣夫!"
자왈: "봉조부지, 하불출도, 오이의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봉황새도 날아오지 않고 황하에서 그림도 나오지 않으니 나는 끝났구나!" (자신의 도를 펼칠 기회가 없음을 탄식한 것이다.)

 

1) 鳳鳥不至(봉조부지): 봉황이 오지 않다. 태평성세에 대한 기대가 무망함을 뜻한다. 봉황은 순임금 때 날아온 적이 있고 문왕 때 기산(岐山)에서 울었다고 전하는 신령스러운 새로서 태평성세의 상징이다.

2) 河不出圖(하불출도): 황하에서 그림이 나오지 않다. 전설에 의하면 복희(伏羲) 때 황하에서 커다란 용마(龍馬)가 등에 팔괘(八卦)의 기원이 된 그림을 지고 나온 적이 있는데 이것을 하도라고 한다. 하도는 성왕(聖王)의 출현을 상징한다.

3) 吾已矣夫(오이의부): 나는 끝났구나.
• 已(이): '끝나다'라는 뜻의 동사.
• 矣(의): 동작이 이미 완료되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 夫(부):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0

子見齊衰者·冕衣裳者與瞽者, 見之, 雖少必作, 過之必趨.
자견자최자·면의상자여고자, 견지, 수소필작, 과지필추.

 

공자께서 상복을 입은 상주, 예모와 예복을 착용한 관리 및 소경, 이런 사람들을 만날 때는 비록 나이가 적을지라도 반드시 일어나시고 그들을 지나가실 때는 반드시 종종걸음으로 빨리 지나가셨다.

 

1) 子見齊衰者·冕衣裳者與瞽者(자견자최자·면의상자여고자): 공자가 상복 입은 사람과 예모(禮帽)에다 예복을 입은 사람과 눈먼 사람을 만나다.
• 齊(상복자)衰(상복최): 상복.
• 冕衣裳者(면의상자): 예모와 예복을 착용한 고급 관료.
• 冕(면): 예모.
• 衣裳(의상): 원래 각각 윗옷과 아래옷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합쳐서 예복을 가리킨다.

2) 雖少必作(수소필작): 비록 연소하더라도 반드시 일어나다.
• 作(작): 일어나다.


11

顔淵喟然歎曰: "仰之彌高, 鑽之彌堅, 瞻之在前, 忽焉在後. 夫子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 欲罷不能. 旣竭吾才, 如有所立卓爾, 雖欲從之, 末由也已."
안연위연탄왈: "앙지미고, 찬지미견, 첨지재전, 홀언재후. 부자순순연선유인, 박아이문, 약아이례, 욕파불능. 기갈오재, 여유소립탁이, 수욕종지, 말유야이."

안연이 와 하고 감탄하여 말했다. "우러러보면 볼수록 더욱 높아지고 뚫고 내려가면 갈수록 더욱 단단해지며, 앞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어느새 갑자기 뒤로 가 있다. 선생님께서는 사람을 차근차근 잘 이끄셔서 학문으로써 나의 사고의 폭을 넓혀주시고 예로써 나의 행위를 절제해주시니 그만두려고 해도 그만둘 수가 없다. 나의 재능을 이미 다 써버리면 마치 앞에 새로운 목표물이 우뚝 솟아 있는 것 같다. 비록 그것을 따라가려고 해도 따라갈 길이 없다."

1) 顔淵喟然歎(안연위연탄): 안연이 와 하고 감탄하다.
• 喟然(위연): 탄식하거나 감탄하는 모양. 형용사로서 부사어 역할을 한다.
• 然(연): 형용사 접미사.

 

2) 仰之彌高(앙지미고): 그를 우러러보면 더욱 높다.
• 之(지): 공자의 도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3) 忽焉在後(홀언재후): 홀연히 뒤에 있다.
• 焉(언): 형용사 접미사. 然(연)과 같다.

 

4) 瞻之在前(첨지재전): 그것이 앞에 있는 것을 보다.
 之(지): 공자의 도를 가리키는 인칭대사로서 주어로 쓰였다.

 

5) 博我以文(박아이문): 학문으로써 나의 지식을 넓히다.
• 博(박):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6) 如有所立卓爾(여유소립탁이): 마치 우뚝하게 선 것이 있는 것 같다.
• 爾(이): 형용사 접미사. 이렇게 만들어진 형용사가 동사를 수식하는 부사어로 쓰일 경우 그 부사어와 동사 사이에 양자를 연결해주는 접속사 而(이)를 함께 쓴다.

7) 末由也已(말유야이): 따라갈 수가 없다.
• 末(말): ~할 수가 없다, ~할 길이 없다. 무칭 지시대사(無稱指示代詞)로 莫(막)·無(무)와 같다.
• 由(유): 따르다, 의거하다.
• 也已(야이):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2

子疾病, 子路使門人爲臣. 病間, 曰: "久矣哉由之行詐也! 無臣而爲有臣, 吾誰欺? 欺天乎? 且予與其死於臣之手也, 無寧死於二三子之手乎! 且予縱不得大葬, 予死於道路乎?"
자질병, 자로사문인위신. 병간, 왈: "구의재유지행사야! 무신이위유신, 오수기? 기천호? 차여여기사어신지수야, 무녕사어이삼자지수호! 차여종부득대장, 여사어도로호?"

공자께서 병환이 심해지자 자로가 문인에게 시켜서 가신 노릇을 하게 했다. 병환이 좀 뜸해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래되었구나 유가 거짓을 행한 지가! 가신이 없으면서 가신이 있는 체하다니, 내가 누구를 속인단 말이냐? 하늘을 속이겠느냐? 또 나는 가신의 손에서 죽는 것보다 차라리 너희들의 손에서 죽는 것이 더 낫겠구나! 그리고 내가 비록 성대한 장례는 못 받는다고 할지라도 길에서 죽기야 하겠느냐?"

1) 子路使門人爲臣(자로사문인위신): 자로가 문인으로 하여금 가신이 되게 하다. 당시의 예법에 의하면 현직 대부라야 비로소 가신으로 하여금 장례를 치르게 할 수 있었는데 충직한 자로가 공자가 한때 노나라의 대부였다는 사실을 빙자하여 공자의 문인을 가신으로 삼아 장례 준비를 했던 것이다.

2) 久矣哉(구의재): 오래되었구나.
• 矣哉(의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無臣而爲有臣(무신이위유신): 가신이 없으면서 가신이 있는 체하다.
• 爲(위): ~한 것처럼 하다, ~인 체하다. 僞(위)와 같다.

 

4) 且予與其死於臣之手也, 無寧死於二三子之手乎(차여여기사어신지수야, 무녕사어이삼자지수호): 또 나는 가신의 손에서 죽는 것보다 차라리 너희들의 손에서 죽는 것이 더 낫다.
• 與其(여기)~無寧(무녕)~: '~하는 것보다 차라리 ~하는 편이 더 낫다'는 뜻의 관용어.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乎(호):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3

子貢曰: "有美玉於斯, 韞櫝而藏諸? 求善賈而沽諸?" 子曰: "沽之哉! 沽之哉! 我待賈者也."
자공왈: "유미옥어사, 온독이장저? 구선가이고저?" 자왈: "고지재! 고지재! 아대가자야."

 

자공이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그것을 궤짝에 넣어서 보관하시겠습니까, 좋은 장사꾼을 찾아서 파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팔아야지! 팔아야지! 나는 살 장사꾼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1) 韞櫝而藏諸(온독이장저): 그것을 궤짝에 넣어서 보관하는가.
• 諸(저): 之乎(지호)와 같다.

 

2) 我待賈者也(아대가자야): 나는 살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4

子欲居九夷. 或曰: "陋, 如之何?" 子曰: "君子居之, 何陋之有?"
자욕거구이. 혹왈: "루, 여지하?" 자왈: "군자거지, 하루지유?"

 

공자께서 여러 동쪽 오랑캐의 나라에 살고 싶어하시자 어떤 사람이 "거기는 누추할 터인데 그것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살았는데 무슨 누추함이 있겠느냐?" (공자가 중국에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가망성이 없어서 동이국으로 가서 실현해보고자 하는 염원을 말한 것이다. 「공야장편 7」과 상통하는 말이다.)

 

1) 欲居九夷(욕거구이): 구이에 거주하고자 하다. 중국에서 자신의 이상이 실현되지 않음에 대한 실망을 표출한 것이다.
• 九夷(구이): 아홉 개의 동쪽 오랑캐의 나라.
• 九(구): 구체적인 숫자가 아니라 많은 수를 뜻한다.
• 夷(이): 중국의 동쪽에 있는 오랑캐의 나라.

2) 如之何(여지하): 그것을 어떻게 하는가.
• 如(여)~何(하): '~을 어떻게 하는가'라는 뜻의 관용어.
• 之(지): 陋(루)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3) 君子居之(군자거지): 군자가 그곳에 거주하다.
• 君子(군자): 기자(箕子)를 가리킨다.

4) 何陋之有(하루지유): 무슨 누추함이 있는가.
• 之(지): 강조 효과를 위하여 목적어를 동사 앞에 놓을 경우 목적어와 동사 사이에 쓰는 구조조사.


15

子曰: "吾自衛反魯, 然後樂正, 「雅」·「頌」各得其所."
자왈: "오자위반로, 연후악정, 「아」·「송」각득기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위나라로부터 노나라로 돌아온 뒤에 음악이 바로잡히고 「아」와 「송」이 각각 제자리를 잡았다." (공자가 『시경』의 편찬에 관여한 사실을 스스로 서술한 대목이다.)

 

1) 吾自衛反魯(오자위반로): 내가 위나라로부터 노나라로 돌아오다. 공자는 세상을 떠나기 5년 전에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갔다.
• 自(자): 시발점을 표시하는 전치사.

2) 「雅」·「頌」各得其所(「아」·「송」각득기소): 「아」와 「송」이 각각 제자리를 획득하다.
• 「雅(아)」·「頌(송)」: 각 지방의 민간 가요인 「풍(風)」과 더불어 『시경』의 세 부문을 이룬다. 「雅(아)」는 다시 「소아」와 「대아」로 나누어지며, 「頌(송)」은 종묘 제례악에 사용되던 것이다.
• 其所(기소): 자기가 있어야 할 적당한 장소.


16
子曰: "出則事公卿, 入則事父兄, 喪事不敢不勉, 不爲酒困, 何有於我哉?"
자왈: "출즉사공경, 입즉사부형, 상사불감불면, 불위주곤, 하유어아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조정으로 나가면 고관을 섬기고, 집으로 들어오면 부형을 섬기며, 상사를 감히 게을리 하지 않고, 술로 인하여 고생하지 않는 것, 이 가운데 무엇이 나에게 갖추어져 있는가?"

 

1) 不爲酒困(불위주곤): 술로 인하여 고생하지 않다.
• 爲(위): ~에 기인하다, ~에 의하다.


원(元)나라 백박(白樸)의 산곡에 이 구절을 변형하여 만든 "不因酒困因詩困(불인주곤인시곤)"(술 때문에 고단하지 않으면 시 때문에 고단하다[「陽春曲(양춘곡)·知幾(지기)」])이라는 구절이 있다.

2) 何有於我哉(하유어아재): 나에게 (이 네 가지 가운데) 무엇이 있는가. '나에게 있어서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는 뜻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공자가 그렇게 오만한 생각을 했을 것 같지는 않고, 자신이 중요시한 덕목들에 대하여 스스로 그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자탄일 가능성이 더 크다.


17

子在川上, 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자재천상, 왈: "서자여사부! 불사주야."

 

공자께서 냇가에 계실 때 말씀하셨다.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흐르는구나!"


1) 逝者如斯夫(서자여사부):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시간의 흐름이 빠르고 쉼없음을 냇물에 비유한 것이다.

2) 不舍晝夜(불사주야): 밤낮으로 쉬지 않다.
• 舍(사): 머물다, 쉬다.


18
子曰: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자왈: "오미견호덕여호색자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아직 여색을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덕 닦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1) 好德如好色(호덕여호색): 덕을 좋아함이 여색을 좋아함과 같다. 여색을 좋아하는 것만큼 덕을 닦기를 좋아하다.


19

子曰: "譬如爲山, 未成一簣, 止, 吾止也; 譬如平地, 雖覆一簣, 進, 吾往也."
자왈: "비여위산, 미성일궤, 지, 오지야; 비여평지, 수복일궤, 진, 오왕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산을 만듦에 있어서 완성되기까지 단 한 삼태기가 부족하다고 해도 중지했다면 이는 내가 중지한 것이고, 비유컨대 땅을 고름에 있어서 단지 한 삼태기를 부었을지라도 진전했다면 이는 내가 진전한 것이다."

1) 譬如爲山(비여위산): 산을 만드는 것에 비유하다.
• 譬如(비여): '비유하자면 ~와 같다, 비유컨대'라는 뜻의 관용어.

 

2) 未成一簣(미성일궤): 한 삼태기 어치가 덜 이루어지다.

3) 雖覆一簣(수복일궤): 한 삼태기를 붓더라도.


 


20

子曰: "語之而不惰者, 其回也與!"
자왈: "어지이불타자, 기회야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일러주면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회이리라!"

1) 語之而不惰者(어지이불타자): 일러주면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
• 語(어): 이르다, 말하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2) 其回也與(기회야여): 아마도 회이리라.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也與(야여): 其(기)와 함께 쓰여서 추측을 표시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어기조사. 대개 감탄의 어기도 내포한다.


21

子謂顔淵曰: "惜乎! 吾見其進也, 未見其止也."
자위안연왈: "석호! 오견기진야, 미견기지야."

 

공자께서 안연을 평하여 말씀하셨다. "애석하도다! 나는 그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았지 그가 멈추어 서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부단히 정진하던 애제자 안회가 죽고 없음을 탄식한 것이다.)

 

1) 子謂顔淵(자위안연): 공자가 안연을 평하다.
• 謂(위): 평하다.


22

子曰: "苗而不秀者有矣夫! 秀而不實者有矣夫!"
자왈: "묘이불수자유의부! 수이불실자유의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싹이 돋았으되 꽃이 피지 않는 것도 있고, 꽃이 피었으되 열매가 맺히지 않는 것도 있도다!" (중도에 그만두지 말고 끝까지 노력할 것을 비유적으로 역설한 것이다.)


1) 有矣夫(유의부): 있도다.
• 矣夫(의부):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3
子曰: "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四十五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
자왈: "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사십오십이무문언, 사역부족외야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후배들이 두렵나니 어떻게 장래의 그들이 오늘날의 우리만 못할 줄로 아는가? 사오십 세가 되어도 명성이 없다면 이 역시 두려워할 게 못 된다."


1) 四十五十而無聞焉(사십오십이무문언): 사십 세, 오십 세가 되어도 명성이 없다.
• 焉(언):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24
子曰: "法語之言, 能無從乎? 改之爲貴. 巽與之言, 能無說乎? 繹之爲貴. 說而不繹, 從而不改, 吾末如之何也已矣."
자왈: "법어지언, 능무종호? 개지위귀. 손여지언, 능무열호? 역지위귀. 열이불역, 종이불개, 오말여지하야이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귀감이 될 만한 좋은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정으로 이 말에 따라 잘못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공손하고 부드러운 말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냥 좋아하기만 해서는 안 되고 그 속에 담긴 뜻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되 속뜻을 찾지 않고 따르되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나는 그 사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1) 法語之言(법어지언): 법어 같은 말.
• 法語(법어): 귀감이 될 만한 훌륭한 말.

2) 能無從乎(능무종호): 따르지 않을 수 있는가.
• 無(무): 不(불)과 같다.

3) 改之爲貴(개지위귀): (잘못이 있으면) 그것을 고치는 것이 귀중하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일반적인 잘못을 가리킨다.
• 爲(위): ~이다. 뒤에 오는 형용사와 결합하여 '~하다'라는 뜻의 술어를 이룬다.

4) 能無說乎(능무열호):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가.
• 說(기쁠열): 기뻐하다, 좋아하다.

5) 吾末如之何也已矣(오말여지하야이의): 내가 그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 末(말): ~할 수가 없다, ~할 길이 없다. 무칭 지시대사(無稱指示代詞)로 莫(막)·無(무)와 같다.
• 如(여)~何(하): '~를 어떻게 하다'라는 뜻의 관용어.
• 也已矣(야이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5

子曰: "主忠信, 毋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자왈: "주충신, 무우불여기자, 과즉물탄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충성과 신의를 주로 하고 자기만 못한 자를 벗하지 말며 과오가 생기면 서슴없이 고쳐라."

1) 毋友(무우): 친구로 삼지 말라.
• 毋(무):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 友(우): 명사가 의동사로 전용된 것.

2) 勿憚改(물탄개):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
• 勿(물):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26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자왈: "삼군가탈수야, 필부불가탈지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군이라도 그 장수를 빼앗을 수 있지만 필부라도 그 마음을 빼앗을 수 없다."

1) 三軍可奪帥也(삼군가탈수야): 삼군은 장수를 빼앗을 수 있다.
• 三軍(삼군): 큰 제후국이 보유할 수 있는 군대의 규모. 1군은 12,500명인데 당시의 군제에 의하면 천자는 6군, 제후는 나라의 크기에 따라 각각 3군, 2군, 1군을 보유할 수 있었다.


27

子曰: "衣敝縕袍, 與衣狐貉者立, 而不恥者, 其由也與! '不忮不求, 何用不臧'?" 子路終身誦之, 子曰: "是道也, 何足以臧?"
자왈: "의폐온포, 여의호학자립, 이불치자, 기유야여! '불기불구, 하용부장'?" 자로종신송지, 자왈: "시도야, 하족이장?"

공자께서 "해어진 솜옷을 입고 여우나 오소리의 모피로 만든 옷을 입은 사람과 함께 서 있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은 아마도 유이리라! 『시경』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그야말로 '남을 해치지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아니하니 어찌 훌륭하지 않은가?'"라고 하시자 자로가 늘 이 구절만 암송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 도리가 어찌 그다지도 훌륭하다고 할 만하냐?"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자로의 의연함을 칭찬함과 동시에 그의 자만심을 경계한 것이다.)

1) 衣敝縕袍(의폐온포): 헌 솜으로 만든 해어진 솜옷을 입다.
• 衣(의): '입다'라는 뜻의 동사.
• 敝(폐): 해어지다, 닳아서 떨어지다.
• 縕(온): 헌 솜.
• 袍(포): 솜옷.

2) 與衣狐貉者立(여의호학자립): 여우나 오소리의 모피로 만든 옷을 입은 사람과 함께 서다.
• 狐貉(호학: 오소리학): 여우와 오소리. 여기서는 그 모피로 만든 고급 외투.

3) 其由也與(기유야여): 아마도 유이리라.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由(유): 공자의 제자 중유(仲由). 자는 자로(子路). 공자보다 9세 아래였으며 성격이 우직하고 용맹스러웠다.
• 也與(야여): 其(기)와 함께 쓰여서 추측을 표시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어기조사.

4) 不忮不求, 何用不臧(불기불구, 하용부장): (남을) 해치지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않으니 어찌 훌륭하지 않은가. 『시경·패풍(邶風)·웅치(雄雉)』의 마지막 부분.
• 何用(하용): 무엇 때문에, 어째서. 의문문에서 대사 목적어가 전치사 앞에 놓인 것.
• 用(용): 원인을 표시하는 전치사.
• 臧(장): 착하다, 훌륭하다.

5) 子路終身誦之(자로종신송지): 자로가 늘 그것을 암송하다.
• 終身(종신): 평생, 만날.
• 之(지): '不忮不求(불기불구), 何用不臧(하용부장)'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6) 是道也(시도야): 이 도리.
• 是道(시도): '不忮不求(불기불구)'의 도리, 즉 남을 해치지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않는 마음가짐과 행동 양식을 가리킨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7) 何足以臧(하족이장): 어찌 훌륭하다고 여길 만한가.
• 足以(족이): '~하기에 족하다, ~할 만하다'라는 뜻의 조동사.
• 臧(장): '좋다, 훌륭하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의동사로 전용된 것.


28

子曰: "歲寒, 然後知松栢之後彫也."
자왈: "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나중에 시듦을 안다."

 

1) 歲寒(세한): 한 해 중의 추운 때, 겨울.


29

子曰: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자왈: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30

子曰: "可與共學, 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
자왈: "가여공학, 미가여적도; 가여적도, 미가여립; 가여립, 미가여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함께 공부할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아직 함께 도를 향하여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함께 도를 향하여 나아갈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아직 함께 굳건하게 설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함께 굳건하게 설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아직 함께 변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문의 단계를 설명한 것이다. 공자가 최상으로 여긴 변통의 단계는 곧 자신의 지식을 응용하여 자유자재로 융통할 수 있는 독창성의 단계를 말한다.)

1) 未可與適道(미가여적도): 아직 함께 도를 향하여 나아갈 수 없다.
• 與(여): 다음에 목적어가 생략되어 있다

• 適(적): 나아가다.

2) 可與立(가여립): 함께 설 수 있다.
• 立(립):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입장을 고수하여 외부적인 힘에 의하여 흔들리는 일이 없음을 말한다.

3) 未可與權(미가여권): 아직 함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없다.
• 權(권): 변통하다, 융통하다.


31

"唐棣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 室是遠而!" 子曰: "未之思也, 夫何遠之有?"
"당체지화, 편기반이! 기불이사? 실시원이!" 자왈: "미지사야, 부하원지유?"

 

"산이스랏 꽃이 팔랑팔랑 나부끼네! 어찌 그대가 그립지 않으랴만 집이 너무 멀구나!"라는 시가 있거니와 이에 관하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를 그리워하지 않은 것이지 멀 것이 뭐 있느냐?" (마음만 먹으면 인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닌데 사람들이 자기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기는 당시의 현실을 비유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인이 멀리 있단 말인가? 내가 인을 바라면 인은 곧 나에게로 다가온다"라는 「술이편 30」의 말과 상통하는 바가 있다.)

1) 偏其反而(편기반이): 팔랑팔랑 나부끼네. 이 구절을 비롯하여 여기에 인용된 네 구절의 시는 현존 『시경』에는 수록되지 않은 일시(逸詩)이다.
• 偏(편): 翩(편)과 같다.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 反(반): 翻(번)과 같다.
• 而(이):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 豈不爾思(기불이사): 어찌 너를 생각하지 않겠는가.
• 爾思(이사): 부정문에서 대사 목적어와 동사가 도치된 것.
• 爾(이): 이인칭대사.

3) 室是遠而(실시원이): 집이 정말 멀구나.
• 是(시): 실로, 정말로. 어세를 강조하는 작용을 한다. 實(실)과 같다.
• 而(이):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未之思也(미지사야): 그를 생각하지 않았다.
• 之思(지사): 부정문에서 동사와 대사 목적어가 도치된 것.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5) 夫何遠之有(부하원지유): 무슨 멂이 있는가. 夫(부): 문장의 첫머리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청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작용을 하는 어기조사.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다음에 오는 말이 일반적으로 그러하다는 어감을 준다. 보통 발어사(發語詞)라고 한다.
• 之(지): 강조 효과를 위하여 목적어를 동사 앞에 놓을 경우 목적어와 동사 사이에 쓰는 구조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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