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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논어

[논어] 泰伯(태백)편 - 이상적인 정치를 이루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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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子曰: "泰伯其可謂至德也已矣! 三以天下讓, 民無得而稱焉."
자왈: "태백기가위지덕야이의! 삼이천하양, 민무득이칭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태백은 틀림없이 지극한 덕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차례나 천하를 양보했는데도 백성들이 그를 칭송할 길이 없을 정도로 은밀하게 하였으니까."

 

1) 泰伯(태백): 주나라 문왕의 백부. 太白(태백)으로도 쓴다. 주나라의 조상인 태왕(太王), 즉 고공단보(古公亶父)에게는 태백(泰伯)·중옹(仲雍)·계력(季歷) 등의 세 아들이 있었다. 태백은 장남이었기 때문에 주나라의 왕위 계승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고공단보는 막내아들 계력(季歷)의 아들 창(昌: 나중의 文王(문왕))이 천하를 평정할 뛰어난 인물임을 알고 계력에게 왕위를 전하고 싶어했다. 이것을 눈치챈 태백이 동생 중옹과 함께 남방으로 도망침으로써 왕위를 양보했다. 태백이 실제로 사양한 나라는 은나라의 제후국인 주나라였지만 나중에 무왕이 은나라를 타도하고 천자국인 주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천하를 사양했다고 한 것이다.

2) 其可謂至德也已矣(기가위지덕야이의): 아마 틀림없이 지극한 덕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也已矣(야이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也已(야이)와 대체로 같다. 也(야)·已(이)·矣(의)는 모두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이며 이들 셋이 연용됨으로써 단정적인 어기를 더욱 강하게 표시한다.

3) 三以天下讓(삼이천하양): 세 번 천하를 양보하다.
• 以(이): 동작의 대상 즉 직접 목적어를 표시하는 전치사. 天下(천하)가 讓(양)의 대상임을 표시한다.

 

4) 民無得而稱焉(민무득이칭언): 백성들이 그에 대하여 칭송을 할 수가 없다. 태백이 은밀하게 왕위를 양보했기 때문에 백성들이 이 사실을 잘 몰랐다는 뜻이다.
• 無(무): 不(불)과 같다.
• 得而(득이): 가능을 표시하는 조동사.
• 稱焉(칭언): 이 사람에 대하여 칭송하다.
• 焉(언): 於是(어시)와 같으며 於(어)는 동작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이고 是(시)는 泰伯(태백)을 가리키는 지시대사이다.

 


2

子曰: "恭而無禮則勞, 愼而無禮則葸, 勇而無禮則亂, 直而無禮則絞. 君子篤於親, 則民興於仁; 故舊不遺, 則民不偸."
자왈: "공이무례즉로, 신이무례즉사, 용이무례즉란, 직이무례즉교. 군자독어친, 즉민흥어인; 고구불유, 즉민불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손함이 지나쳐서 예의를 벗어나면 노고스러워지고, 조심스러움이 지나쳐서 예의를 벗어나면 두려워지며, 용맹스러움이 지나쳐서 예의를 벗어나면 난폭해지고, 강직함이 지나쳐서 예의를 벗어나면 야박해진다. 윗자리에서 다스리는 사람이 친척에게 돈독하면 백성들 사이에 어진 기풍이 흥성하고, 옛날 친구를 버리지 않으면 백성들이 각박해지지 않는다."

1) 恭而無禮則勞(공이무례즉로): 공손하되 (그것이 너무 지나쳐서) 예의가 없으면 노고스러워지다. 공손도 예에 맞는 적절한 것이어야지 지나치면 안 된다는 뜻이다.
• 禮(례): 도를 지나치지 않고 사리에 맞게 적절히 조절된 절도 있는 행동 양식을 뜻한다.

2) 君子篤於親則民興於仁(군자독어친즉민흥어인): 군자가 친척에게 돈독하면 백성들이 어진 방면에서 흥성하다.
• 君子(군자): 여기서는 윗자리에서 다스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3

曾子有疾, 召門弟子曰: "啓予足, 啓予手. 『詩』云: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而今而後, 吾知免夫! 小子!"
증자유질, 소문제자왈: "계여족, 계여수. 『시』운: '전전긍긍, 여림심연, 여리박빙,' 이금이후, 오지면부! 소자!"

 

증자가 병이 나서 제자들을 불러놓고 말씀하셨다. "내 발을 보고 내 손을 보아라. 『시경』에 말하기를 '두려워서 전전긍긍하는 것이 마치 깊은 연못가에 서 있는 듯하고 얇은 얼음을 밟고 서 있는 것과 같다'라고 했는데, 지금부터는 내가 이런 것에서 벗어나게 되었음을 알겠구나, 얘들아."

 

1) 曾子(증자): 공자의 제자 증삼(曾參). 증자라는 호칭을 쓴 것을 보면 이 글이 그의 제자에 의하여 씌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2) 召門弟子(소문제자): 문하의 제자를 부르다.
• 門弟子(문제자): 제자의 총칭.

3) 啓予足(계여족): 나의 발을 보다.
• 啓(계): 보다. imagefont(계)와 같다.
• 予(여): 일인칭대사.

4) 『詩』云(『시』운): 『시경·소아·소민(小旻)』의 끝부분.

5) 而今而後(이금이후): 지금 이후.
• 而今(이금): 如今(여금)과 같다.
• 而後(이후): 以後(이후)와 같다.

6) 吾知免夫(오지면부): 내가 (그런 일을) 면했음을 알겠구나. 살아 있을 동안에는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신체발부를 고이 간직하기 위하여 조심해야 했지만 죽고 나면 이제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 夫(부):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曾子有疾, 孟敬子問之. 曾子言曰: "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 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 斯遠暴慢矣; 正顔色, 斯近信矣; 出辭氣, 斯遠鄙倍矣. 籩豆之事, 則有司存."
증자유질, 맹경자문지. 증자언왈: "조지장사, 기명야애; 인지장사, 기언야선. 군자소귀호도자삼: 동용모, 사원포만의; 정안색, 사근신의; 출사기, 사원비배의. 변두지사, 즉유사존."

증자가 병이 나자 맹경자가 그를 문병하러 갔다. 이에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새는 죽음에 임하면 그 소리가 구슬퍼지고 사람이 죽음에 임하면 그 말이 선량해집니다. 군자가 도를 실천함에 있어서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 세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자신이 표정을 지으면 부드럽고 예의에 맞아서 다른 사람의 난폭하고 오만한 행동을 멀리할 수 있게 되는 것, 자신이 안색을 바르게 하면 진실되고 믿음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 자신이 말을 하면 말투가 온화하고 예의에 맞아서 다른 사람의 야비하고 사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제기를 다루는 것과 같은 전문적인 일은 실무 담당자가 있으니 그들이 알아서 처리할 것입니다." (「위정편 12」의 "군자는 기물이 아니다"라는 공자의 말에 대한 좋은 주석이 될 만한 말이다.)

1) 孟敬子(맹경자): 노나라의 대부 중손첩(仲孫捷). 맹무백(孟武伯)의 아들. 敬(경)은 그의 시호이다.

2) 鳥之將死, 其鳴也哀(조지장사, 기명야애): 새가 장차 죽으려 할 때에는 그 소리가 구슬프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3) 君子所貴乎道者三(군자소귀호도자삼): 군자가 도에 있어서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 셋이다.
• 貴(귀): '귀하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의동사로 전용된 것.
• 乎(호): 장소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於(어)와 같다.
• 道(도): 행동의 준칙.

4) 動容貌(동용모): 용모를 짓다.

5) 近信(근신): 신뢰를 가까이하다.

6) 出辭氣, 斯遠鄙倍矣(출사기, 사원비배의): 말을 하면 (그것이 온화하고 예의에 맞는 올바른 말이어서) 비루함과 사리에 위배됨을 멀리하게 되다.
• 鄙倍(비배): 비루하고 사리에 어긋나다.
• 倍(배): 위배하다, 배반하다.
• 矣(의): ~하게 되다. 상황의 변화나 새로운 상황의 출현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7) 籩豆之事(변두지사): 제기를 다루는 일.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일을 가리킨다.
• 籩豆(변두): 제기.
• 籩(변): 대나무로 만들어 과일 따위를 담는 데 쓰는 제기.
• 豆(두): 나무로 만들어 밥 따위를 담는 데 쓰는 제기.

8) 有司存(유사존): 유사가 있다. 유사가 있어서 관장한다는 뜻.
• 有司(유사): 일을 주관하는 실무 담당자.
• 存(존): 있다, 존재하다.


5

曾子曰: "以能問於不能, 以多問於寡, 有若無, 實若虛, 犯而不校, 昔者吾友嘗從事於斯矣."
증자왈: "이능문어불능, 이다문어과, 유약무, 실약허, 범이불교, 석자오우상종사어사의."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신이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서도 재능이 없는 사람에게 묻고, 자신이 학식이 많은 사람이면서도 학식이 적은 사람에게 물으며, 가지고 있으면서도 없는 것 같고, 가득 찼으면서도 텅 빈 것 같으며,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거슬러도 따지고 보복하지 않는 일, 이런 일에 옛날에 내 친구가 힘을 기울인 적이 있었다."

1) 以能問於不能(이능문어불능):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서 재능이 없는 사람에게 묻다.
• 以(이): ~으로서. 자격·신분·지위 따위를 표시하는 전치사.

• 不能(불능): 할 수 없다. 여기서는 재능이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2) 以多問於寡(이다문어과): (학식이) 많은 사람으로서 적은 사람에게 묻다. 多(다)·寡(과)는 학식의 많고 적음을 가리킨다.

3) 犯而不校(범이불교):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거슬러도 따지지 않다.
• 校(교): 따지고 보복하다.

4) 昔者吾友嘗從事於斯矣(석자오우상종사어사의): 옛날에 내 친구가 일찍이 이것에 종사했었다.
• 昔者(석자): 옛날.
• 者(자): 시간을 표시하는 말 뒤에 붙는 접미사.

• 吾友(오우): 일반적으로 제자 안연(顔淵)을 가리킨다고 본다.
• 從事(종사): 어떤 일에 마음과 힘을 기울이다.

• 斯(사): '以能問於不能(이능문어불능)~犯而不校(범이불교)'를 가리키는 지시대사.
• 矣(의): 동작이 이미 완료되었거나 상황이 이미 끝났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6

曾子曰: "可以託六尺之孤, 可以寄百里之命, 臨大節而不可奪也, 君子人與? 君子人也."
증자왈: "가이탁륙척지고, 가이기백리지명, 림대절이불가탈야, 군자인여? 군자인야."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키가 여섯 자밖에 안 되는 어린 임금을 부탁할 수 있고, 사방 백 리 되는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 있으며, 생사와 존망이 걸린 중대한 일에 임하여 아무도 그의 마음을 빼앗을 수 없을 만큼 굳건한 사람이라면, 이 사람은 군자다운 사람이겠지? 군자다운 사람이고말고."

1) 可以託六尺之孤(가이탁륙척지고): 키가 여섯 자인 어린 고아를 부탁할 수 있다.
• 可以(가이): 가능을 표시하는 조동사.

• 六尺(륙척): 도량형의 단위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당시의 여섯 자는 대략 138㎝에 상당한다.
• 孤(고): 아버지를 여읜 어린아이. 여기서는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왕위에 오른 사람 즉 어린 임금을 가리킨다.

2) 百里之命(백리지명): 백 리의 운명.
• 百里(백리): 국토의 넓이가 사방 백 리인 제후국.

3) 臨大節而不可奪也(림대절이불가탈야): 큰일에 임하여 (남이 그의 마음을) 빼앗을 수 없다.
• 大節(대절): 중차대한 일.
• 節(절): 일.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로 가정의 어기를 내포하고 있다.

4) 君子人與(군자인여): 군자다운 사람인가.
• 君子(군자): '군자답다'라는 뜻의 형용사로서 人(인)을 수식하는 관형어.


7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증자왈: "사불가이불홍의, 임중이도원. 인이위기임, 불역중호? 사이후이, 불역원호?"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는 도량이 넓고 의지가 굳지 않으면 안 되나니 임무는 막중하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 인의 실현을 자기의 임무로 여기니 이 또한 막중하지 않으냐? 죽은 뒤에야 이 일이 끝나니 이 또한 멀지 않으냐?"

1) 仁以爲己任(인이위기임): 인(의 실현)을 자기의 임무로 여기다.
• 仁以(인이): 以仁(이인)이 도치된 것.
• 己(기): 일인칭대사.

2) 死而後已(사이후이): 죽은 뒤에 그치다.
• 而後(이후): 以後(이후)와 같다.
• 已(이): '그치다, 그만두다'라는 뜻의 동사.


8

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자왈: "흥어시, 립어례, 성어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시를 통하여 일어나고 예를 통하여 확립하고 음악을 통하여 완성했다." (공자의 수양과 학문의 세 가지 단계를 설명한 말이다.)

 

1) 興於詩(흥어시): 시로써 흥기하다.
• 於(어): ~로써, ~에 근거하여. 以(이)와 마찬가지로 동작의 근거나 대상, 수단·방법 등을 표시하는 전치사.

• 詩(시): 『시경』의 시를 가리킨다.


9

子曰: "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
자왈: "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들이란 따르게 할 수는 있어도 그 이치를 다 알게 할 수는 없다." (하나의 정책을 실시함에 있어서 무지한 민중들로 하여금 그 이치를 일일이 다 알게 할 수는 없는 만큼 위정자가 인의에 부합하게 민중을 이끎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믿고 따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1) 民可使由之(민가사유지): 백성들은 그들로 하여금 따르게 할 수 있다.
• 民(민): 士(사)와 대조적인 개념으로 피지배자로서의 무지한 민중을 가리킨다.
• 使(사): 다음에 목적어로서 民(민)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2) 不可使知之(불가사지지): 그들로 하여금 (그 이치를 일일이 다) 알게 할 수 없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10

子曰: "好勇疾貧, 亂也; 人而不仁, 疾之已甚, 亂也."
자왈: "호용질빈, 란야; 인이불인, 질지이심, 란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스러운 것을 좋아하면서 가난을 싫어하면 난동을 부리고, 사람이 어질지 못하다고 해서 그것을 미워함이 너무 심하면 난동을 부린다."


1) 疾之已甚(질지이심): 그것을 미워함이 너무 심하다.
• 疾(질): '싫어하다, 미워하다'라는 뜻의 동사.
• 之(지): 人而不仁(인이불인)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已(이): 너무.


11
子曰: "如有周公之才之美, 使驕且吝, 其餘不足觀也已."
자왈: "여유주공지재지미, 사교차린, 기여부족관야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설사 주공과 같은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1) 如有周公之才之美(여유주공지재지미): 설사 주공과 같은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如(여): 양보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周公之才之美(주공지재지미): 주공의 재능의 훌륭함. 주공의 재능처럼 훌륭한 재능.

2) 使驕且吝(사교차린):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 使(사):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 且(차): 체증(遞增)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3) 其餘不足觀也已(기여부족관야이): 그 나머지는 볼 것이 없다.
• 足(족): '~하기에 충분하다, ~할 만하다'라는 뜻의 조동사.

• 也已(야이):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2

子曰: "三年學, 不至於穀, 不易得也."
자왈: "삼년학, 부지어곡, 불이득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해 동안 학업을 닦았으면서도 벼슬길에 나아가 녹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마음가짐은 쉽게 가질 수 없다." (명리를 탐내지 않고 안빈낙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1) 三年學(삼년학): 삼 년 동안 공부하다. 여러 해 동안 학업에 전념함을 말한다.

2) 不至於穀(부지어곡): (생각이) 곡식에 미치지 않다. 벼슬길에 나아가 녹으로 곡식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다.
• 穀(곡): 녹으로 받는 곡식.

3) 不易得也(불이득야): 쉽게 얻을 수 없다.
• 得(득): '三年學(삼년학), 不至於穀(부지어곡)'을 목적어로 한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3

子曰: "篤信好學, 守死善道. 危邦不入, 亂邦不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자왈: "독신호학, 수사선도. 위방불입, 란방불거. 천하유도즉현, 무도즉은. 방유도, 빈차천언, 치야; 방무도, 부차귀언, 치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굳게 믿고 배우기를 좋아하며 훌륭한 도를 사수한다. 위험한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고 혼란스러운 나라에는 거류하지 않는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타나고 도가 없으면 숨어버린다. 나라에 도가 있는데 빈천한 것도 수치이고, 나라에 도가 없는데 부귀한 것도 수치이다."

1) 守死善道(수사선도): 훌륭한 도를 사수하다.
• 守死(수사): 굳게 지킨 결과로 죽음에 이르다, 죽을 때까지 지키다, 사수하다. 死(사)는 守(수)의 결과보어로 동작이 극단적인 상황에 이름을 표시한다. 결과보어는 동사의 뒤에 붙어서 동작의 결과가 어떤 상태에 이르는지를 설명해주는 문장 성분이다.

恨死(한사)의 死(사)는 한탄한 결과를 표시하는 결과보어이고 驚散(경산)의 散(산)은 놀란 결과를 표시하는 결과보어이다. 守死(수사)의 死(사) 역시 굳게 지킨 결과를 표시하는바 '굳게 지키다가 그 결과로 죽다'라는 뜻이 된다. 그러므로 守死(수사)는 '부사어+동사'의 형태인 死守(사수)와 의미는 같지만 구조는 다르다. 이 밖에도 說服(설복)·辨明(변명)·減輕(감경)·減少(감소)·餓死(아사)·撲滅(박멸)·提高(제고) 등 오늘날의 많은 두 음절짜리 단어들이 '동사+결과보어'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2) 天下有道則見(천하유도즉현):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타나다.
• 見(나타날현): 세상에 나타나 벼슬을 하다. 現(현)과 같다.

3) 貧且賤焉(빈차천언): 가난하고 비천하다.
• 焉(언):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14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자왈: "부재기위, 불모기정."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주제넘게 그 정사를 걱정하지 않는다."

1) 不謀其政(불모기정): 그 정사를 꾀하지 않다. 다른 사람의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其(기):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15

子曰: "師摯之始, 「關雎」之亂, 洋洋乎盈耳哉!"
자왈: "사지지시, 「관저」지란, 양양호영이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태사 지가 처음 부임했을 때 「관저」의 마지막 장이 감미롭게 넘실넘실 내 귀를 채웠도다!" (정악[正樂]인 「관저」의 아름다움을 찬양함으로써 넌지시 음란한 음악인 「정풍[鄭風]」 이나 「위풍[衛風]」을 폄하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1) 師摯之始(사지지시): 태사(太師) 지의 시초.
• 師摯(사지): 노나라의 태사 지. 摯(지)는 그의 이름. 태사는 옛날 악관의 우두머리로 장님을 썼다.
• 始(시): 태사로 처음 부임했을 때를 말한다.

2) 「關雎」之亂(「관저」지란): 「관저」의 마지막 장(章).
• 「關雎(관저)」: 『시경』의 첫번째 작품.
• 亂(란): 악곡의 마지막 장.

3) 洋洋乎盈耳哉(양양호영이재): 넘실넘실 귀를 채우도다.
• 洋洋(양양): 충만하고 성대한 모양.
• 乎(호): 형용사 접미사.


16

子曰: "狂而不直, 侗而不愿, 悾悾而不信, 吾不知之矣!"

자왈: "광이부직, 동이불원, 공공이불신, 오부지지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고지식하면서도 정직하지 않고, 미련하면서도 성실하지 않고, 어리석으면서도 미덥지 않은 것,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겠구나!" (고지식하면 정직하게 마련이고, 미련하면 성실하게 마련이고, 어리석으면 미덥게 마련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는 뜻이다.)

1) 吾不知之矣(오부지지의): 내가 그것을 알지 못하다.
• 之(지): '狂而不直(광이부직)~悾悾而不信(공공이불신)'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矣(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7

子曰: "學如不及, 猶恐失之."
자왈: "학여불급, 유공실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울 때에는 마치 힘이 미치지 않는 듯이 열심히 하며 그렇게 하여 배운 것은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고 두려워하며 소중히 간직한다."

1) 學如不及(학여불급): 배우는 것이 마치 힘이 미치지 않는 듯하다. 늘 부족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배운다는 뜻이다.

2) 猶恐失之(유공실지): 그러고도 그것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다.
• 猶(유): 아직도, 그래도.
• 之(지): 學(학) 즉 배운 내용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18
子曰: "巍巍乎! 舜禹之有天下也而不與焉!"
자왈: "외외호! 순우지유천하야이불여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숭고하도다! 순임금과 우임금이 천하를 획득하고도 정사에 관여하지 않았음은!" (순임금과 우임금이 세습에 의해서가 아니라 덕행과 능력으로 천하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여 그들에게 정사를 맡겼음을 찬양한 말이다.)


1) 巍巍乎(외외호): 숭고하도다.
• 巍巍(외외): 우뚝하다.
• 乎(호):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 舜禹之有天下也而不與焉(순우지유천하야이불여언): 순임금과 우임금이 천하를 획득하고도 (그 천하를 다스리는 일에) 관여하지 않음. 순임금은 요임금의 아들이 아니었지만 그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았고, 우임금은 순임금의 아들이 아니었지만 순임금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천하를 다스리지 않고 덕행과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여 그들에게 정사를 맡겼다. 「태백편 20」의 "순임금에게는 훌륭한 신하 다섯 명이 있었는데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라는 말을 통해서도 그 일단을 볼 수 있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與(여): 참여하다, 관여하다.
• 焉(언): 於是(어시)와 같으며 是(시)는 天下(천하) 즉 천하를 다스리는 일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


19
子曰: "大哉堯之爲君也! 巍巍乎, 唯天爲大, 唯堯則之! 蕩蕩乎, 民無能名焉! 巍巍乎其有成功也! 煥乎其有文章!"
자왈: "대재요지위군야! 외외호, 유천위대, 유요칙지! 탕탕호, 민무능명언! 외외호기유성공야! 환호기유문장!"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위대하도다, 요의 임금 됨됨이여! 숭고하도다, 오직 하늘만이 광대하거늘 유독 요임금만은 그것을 본받았으니! 넓디넓도다, 백성들이 무어라 칭송하지도 못했으니! 숭고하도다, 그가 이룩한 공업이여! 빛나도다, 그가 가졌던 문물 제도여!"

 

1) 大哉堯之爲君也(대재요지위군야): 위대하도다 요의 임금 됨됨이여.
• 哉(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爲君(위군): 임금 됨됨이.
• 爲(위): ~이 되다, ~이다. 爲人(위인, 사람됨)의 爲(위)와 같다.
• 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 唯天爲大(유천위대): 오직 하늘만이 광대하다.
• 爲(위): ~이다. 뒤에 오는 형용사와 결합하여 '~하다'라는 뜻의 술어를 이룬다.

 

3) 唯堯則之(유요칙지): 오직 요임금만이 그것을 본받다.
• 則(본받을칙): 법으로 삼다, 본받다

• 之(지): 天(천)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4) 民無能名焉(민무능명언): 백성들이 이것에 대하여 형언하지 못하다.
• 無(무): 不(불)과 같다.
• 名(명): 원래 '이름 부르다'라는 뜻인데 의미가 파생되어 '형언하다, 칭송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5) 其有成功也(기유성공야): 그에게 공업(功業)을 이룸이 있다.
• 其(기): 堯(요)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6) 煥乎其有文章(환호기유문장): 빛나도다 그가 가진 문물 제도여.
• 乎(호):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大哉堯之爲君也(대재요지위군야)의 哉(재)와 같은 작용을 하므로 형용사 접미사로 풀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文章(문장): 문물과 전장(典章).


20

舜有臣五人而天下治. 武王曰: "予有亂臣十人." 孔子曰: "才難, 不其然乎? 唐虞之際, 於斯爲盛, 有婦人焉, 九人而已. 三分天下有其二, 以服事殷. 周之德, 其可謂至德也已矣."
순유신오인이천하치. 무왕왈: "여유란신십인." 공자왈: "재난, 불기연호? 당우지제, 어사위성, 유부인언, 구인이이. 삼분천하유기이, 이복사은. 주지덕, 기가위지덕야이의."

순임금에게는 훌륭한 신하 다섯 명이 있었는데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무왕은 말하기를 "나에게는 훌륭한 신하 열 명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하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재를 얻기가 어렵다더니 과연 그렇지 아니한가? 요순 시대 이후 이때에 인재가 가장 융성했건만 이 가운데 부인이 끼여 있었으니 이를 빼면 아홉 명뿐이었다. 천하의 삼분의 이를 차지했으면서도 은나라를 섬겼으니 주나라의 덕은 틀림없이 지극한 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 舜有臣五人(순유신오인): 순임금이 (훌륭한) 신하 다섯 사람을 가지다.
• 臣五人(신오인): 우(禹)·직(稷: 주나라의 조상)·설(契: 은나라의 조상)·고요(皐陶)·백익(伯益) 등 다섯 사람의 명신.

2) 武王(무왕): 문왕의 아들로 포악한 은나라의 마지막 임금 주(紂)를 토벌하고 주나라를 세운 임금.

3) 予有亂臣十人(여유란신십인): 내가 (나라를 잘) 다스리는 신하 열 사람을 가지다.
• 亂(란): 다스리다.
• 亂臣十人(란신십인): 주공(周公: 무왕의 동생 旦(단))·소공(召公: 무왕의 동생 奭(석))·태공망(太公望: 문왕의 스승 呂尙(여상). 세칭 姜太公(강태공))·필공(畢公: 무왕의 동생 高(고))·영공(榮公)·태전(太顚)·굉요(閎夭)·산의생(散宜生)·남궁괄(南宮适)·태사(太姒: 무왕의 어머니). 모두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토벌하고 주나라를 세우는 데 공이 큰 사람들이다.

4) 不其然乎(불기연호): 그러하지 아니한가.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 然(연): 그러하다.

5) 唐虞之際(당우지제): 당요(唐堯)와 우순(虞舜) 이후 즉 요임금과 순임금 이후.
• 際(제): '~의 사이'로 보는 설과 '~이후'로 보는 설이 있다. 전자는 際(제)의 일반적인 용법에 부합하지만 이 구절에서는 문맥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후자를 따르는데 이것은 문맥상으로는 어울리지만 다른 용례가 없어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다. 혹시 무슨 착오가 있는지도 모른다.

6) 於斯爲盛(어사위성): 이때에 융성하다.
• 斯(사): 武王(무왕)의 시대를 가리키는 지시대사.
• 爲(위): ~이다. 뒤에 오는 형용사와 함께 술어를 이루어 '~하다'라는 뜻이 된다.

7) 有婦人焉(유부인언): 여기에 부인이 있다.
• 婦人(부인): 무왕의 어머니인 태사(太姒)를 가리킨다.
• 焉(언): 於是(어시)와 같으며 是(시)는 亂臣十人(란신십인)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8) 九人而已(구인이이): 아홉 사람뿐이다.
• 而已(이이): ~일 뿐이다. 접속사 而(이)와 '그치다'라는 뜻의 동사 已(이)가 결합되어 이루어진 어기조사.

9) 三分天下有其二(삼분천하유기이):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그 가운데 둘을 가지다. 은나라의 제후국이었던 주나라가 문왕 때에 이르러 천하 9주 가운데 6주 제후의 지지를 받았음을 말한다.

10) 以服事殷(이복사은): 그러면서도 은나라를 섬기다.
• 以(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而(이)와 같다.
• 服事(복사): 복종하여 섬기다.

11) 其可謂至德也已矣(기가위지덕야이의): 아마 틀림없이 지극한 덕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也已矣(야이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1

子曰: "禹, 吾無間然矣. 菲飮食而致孝乎鬼神, 惡衣服而致美乎黻冕, 卑宮室而盡力乎溝洫. 禹, 吾無間然矣."
자왈: "우, 오무간연의. 비음식이치효호귀신, 악의복이치미호불면, 비궁실이진력호구혁. 우, 오무간연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임금은 내가 흠잡을 것이 없다. 자신의 음식은 변변찮게 먹으면서도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는 귀신에게 효성을 다하고, 자신의 의복은 허름하게 입으면서도 제사 때 쓰는 예복과 예모는 최선을 다해서 멋지게 하며, 자신의 궁실은 누추하게 하면서도 농사에 필요한 봇도랑을 파는 데는 힘을 다했다. 우임금은 내가 흠잡을 것이 없다."

1) 吾無間然矣(오무간연의): 내가 이 사람에 대하여 흠잡을 것이 없다.
• 間(간): 원래 '다르다'라는 뜻의 형용사인데 의동사로 전용되면 '다르게 여기다, 이의를 제기하다, 나무라다, 흠잡다'라는 뜻이 된다.
• 然(연):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焉(언)과 같다.

2) 菲飮食而致孝乎鬼神(비음식이치효호귀신): (평소에 자신이 먹는) 음식은 간소하게 하면서 귀신에게는 효성을 다하다.
• 菲(비): '엷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致孝乎鬼神(치효호귀신): 조상에 대한 제사에서 정성을 다함을 말한다.

3) 惡衣服而致美乎黻冕(악의복이치미호불면): (평소에 자신이 입는) 의복은 조악하게 하면서 제사 때 쓰는 예복과 예모에는 아름다움을 다하다.
• 惡(악): '조악하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黻冕(불면): 제사 지낼 때 착용하는 예복과 예모.

4) 卑宮室而盡力乎溝洫(비궁실이진력호구혁): (자신이 거처하는) 궁실은 낮게 하면서 (농사에 필요한) 봇도랑에는 힘을 다하다.
• 卑(비): '낮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溝洫(구혁): 논밭에 있는 물길.
• 盡力乎溝洫(진력호구혁): 백성들의 생업에 정성을 다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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