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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논어

[논어] 述而(술이)편 - 겸손한 태도로 학문에 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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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子曰: “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

자왈: "술이부작, 신이호고, 절비어아로팽."

 

선생 “옮기기만 했지 창작하지는 않았고, 옛 것을 그대로 믿고 좋아함은 은근히 우리 노팽님에게나 비교해 볼까 한다.”

 

1) 述而不作(술이부작): 진술하고 새로이 짓지 않다. 자신이 배운 옛날의 학술 사상을 진술하여 후세에 전수할 뿐 스스로 새로운 이론을 창작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2) 竊比於我老彭(절비어아로팽): 속으로 (자신을) 우리 노팽에게 비기다.
• 竊(절): '몰래, 마음속으로'라는 뜻의 부사.
• 我老彭(아로팽): 우리 노팽. 노팽이 누구냐에 대해서는, 은나라의 대부로 옛날 일을 즐겨 이야기했다는 노팽이라는 설, 공자가 예에 관하여 질문했다는 노담(老聃) 즉 노자라는 설, 노자와 팽조(彭祖) 두 사람을 가리킨다는 설 등이 있다. 공자의 조상이 은나라의 후예가 세운 송(宋)나라 사람이라는 사실과 이 구절의 我老彭(아로팽)이 지니는 친근한 어감을 고려할 때 은나라 대부 노팽일 가능성이 크다.


07‧02 

子曰: “黙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자왈: "묵이식지, 학이불염, 회인불권, 하유어아재?"

 

선생 “잠잠히 마음속에 새기고,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으며,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그런 일은 나도 하기 힘든 일이야!”

 

1) 默而識之(묵이지지): 묵묵히 외다.
• 而(이): 부사 접미사.

• 識(욀지): 외다, 마음에 새기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2) 學而不厭(학이불염): 학습하여 싫증을 내지 않다.

3) 何有於我哉(하유어아재): 나에게 무엇이 있는가. '나에게 있어서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는 뜻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공자의 인품으로 보아 그런 자만에 찬 소리는 했을 것 같지 않고, 자신이 중요시한 이러한 덕목들에 대하여 어느 것 하나도 자신의 요구 수준에 미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나에게 앞에서 열거한 세 가지 덕목 가운데 그 무엇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가'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07‧03 

子曰: “德之不修,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

자왈: "덕지불수, 학지불강, 문의불능사, 불선불능개, 시오우야."

 

선생 “인격도 닦지 못하고 학문도 부실하며 옳은 일을 듣고도 행하지 못하고, 흠집을 고치지도 못하니, 그게 내 걱정이야.”

 

1) 學之不講(학지불강): 학문이 강구되지 않음.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2) 聞義不能徙(문의불능사): 의로움을 알고도 (그곳으로) 옮겨가지 못하다.
• 聞(문): 알다, 깨닫다.

3) 是吾憂也(시오우야): 이것이 내가 걱정하는 것이다.
• 是(시): 德之不修(덕지불수)~不善不能改(불선불능개)를 가리키는 지시대사.


07‧04
子之燕居, 申申如也, 夭夭如也.

자지연거, 신신여야, 요요여야.

 

선생이 집에 계실 때에는 고분고분하시고, 부드러우셨다.

 

1) 子之燕居(자지연거): 선생님이 한가로이 있음.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燕居(연거): 공무를 보지 않고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한가로이 쉬는 것을 말한다.

2) 申申如也(신신여야): 느긋하고 푸근하다.
• 申申(신신): 느긋하고 푸근한 모양. 伸伸(신신)과 같다.
• 如(여): 형용사 접미사.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夭夭如也(요요여야): 평화롭고 즐겁다.
• 夭夭(요요): 평화롭고 즐거운 모양.


07‧05 

子曰: “甚矣吾衰也! 久矣吾不復夢見周公!”

자왈: "심의오쇠야! 구의오불복몽견주공!"


선생 “나는 정말 늙어 버렸나 보다! 오래도록 나는 주공을 다시는 꿈에 보지 못하니......”

 

1) 甚矣吾衰也(심의오쇠야): 심하도다 나의 늙음이여.
• 矣(의):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 久矣吾不復夢見周公(구의오불부몽견주공): 오래도다 내가 다시는 꿈에 주공을 보지 못함이.
• 矣(의):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不復(불부): 다시는 ~하지 못하다.
• 周公(주공): 주나라 문왕의 아들이요 무왕의 동생으로 무왕(武王)과 성왕(成王)을 보필하여 주나라의 예의와 제도를 확정하여 주나라의 정치적 기반을 다진 사람이며 동시에 노나라의 시조이기도 하다. 공자는 그를 이상적인 인물로 추앙하여 성인의 한 사람으로 떠받들었다.


07‧06

子曰: “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遊於藝.”

자왈: "지어도, 거어덕, 의어인, 유어예."

 

선생 “진리에 뜻을 두고, 곧은 마음을 간직하고, 사람답도록 애쓰며, 예술을 즐겨야 하느니라.”

 

1) 游於藝(유어예): 육예에 노닐다.
• 藝(예): 옛날 선비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여섯 가지의 일, 즉 禮(예: 예법)·樂(악: 음악)·射(사: 활쏘기)·御(어: 마차 운전)·書(서: 서예)·數(수: 수학)의 육예를 가리킨다.


07‧07

子曰: “自行束脩以上, 吾未嘗無誨焉.”

자왈: "자행속수이상, 오미상무회언."

 

선생 “마른 고기 정도의 예물을 가지고 왔을망정 나는 제자로 삼아 주지 않는 일이 없었다.”

1) 自行束脩以上(자행속수이상): 속수의 예를 행한 사람 이상.
• 自(자): 시발점을 표시하는 전치사.
• 行束脩(행속수): 속수의 예를 행하다.
• 束脩(속수): 고대의 예법에 의하면 처음 만나는 사람을 찾아갈 때는 자신의 신분에 걸맞은 예물을 가져가게 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제후는 옥, 경(卿)은 염소, 대부는 기러기, 사(士)는 꿩을 예물로 가져갔다. 속수는 육포(肉脯) 묶음으로 이러한 예물 가운데 등급이 가장 낮은 것이다. 그러므로 '속수의 예를 행한 사람 이상'은 결국 '최소한의 예를 갖춘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다'라는 뜻이 된다.

2) 吾未嘗無誨焉(오미상무회언): 내가 그 사람을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
• 未嘗(미상): 아직까지 ~한 적이 없다.
• 無(무): 不(불)과 같다.
• 焉(언): 삼인칭대사. 之(지)와 같다.


 07‧08

子曰: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자왈: "불분불계, 불비불발. 거일우불이삼우반, 칙불부야."

 

선생 “달려들지 않으면 깨우쳐 주지 않았고, 애태우지 않으면 튕겨 주지 않았고, 한 귀를 보여 줄 때 셋까지 깨닫지 못하면 다시 되풀이하지 않았다.”

 

1) 擧一隅不以三隅反(거일우불이삼우반): 한 모퉁이를 들어 보였을 때 세 모퉁이로써 반응을 보이지 않다. 네 모퉁이 중에서 스승이 한 모퉁이를 들어 보이면 나머지 세 모퉁이는 학생이 스스로 유추해서 알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2) 不復也(불부야): 반복하지 않다.
• 復(부): '반복하다'라는 뜻의 동사.


07‧09

子食於有喪者之側, 未嘗飽也.

자식어유상자지측, 미상포야.

 

선생은 상제(喪制)의 곁에서 식사할 적에는 배부르도록 먹지 않았다.


 07‧10

子於是日哭, 則不歌.

자어시일곡, 칙불가.

 

선생이 곡을 한 그 날은 노래도 부르지 않았다.

 

1) 是日(시일): 이날.
• 是(시): 막연한 것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어느 것이든'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07‧11 

子謂顔淵曰: “用之則行, 舍之則藏, 惟我與爾有是夫!”

자위안연왈: "용지칙행, 사지칙장, 유아여이유시부!"

 

子路曰: “子行三軍, 則誰與?”

 

子曰: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선생이 안연더러 말하기를 “써 주면 일할 것이요,
버리면 잠자코 있을 것이니
그야 나나 너는 그럴 수 있겠지!”
자로가 말하기를 “선생님께서 삼군을 거느리신다면
누구를 데리고 하시겠습니까?”
선생 “맨주먹으로 범을 두들기고 배 없이 강물을 건너려 들며,
죽어도 좋다고 날뛰는 사람과는
나는 함께 일할 수가 없다.
하기야 일을 당하면 실패할까 저허하며, 일이 성사되도록 잘 꾸며내는 사람이어야지.”

 

1) 舍之則藏(사지즉장): (위정자가) 자신을 버리면 (자신의 주장을) 감추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2) 惟我與爾有是夫(유아여이유시부): 오직 나와 너만이 이 점을 가지고 있구나.
• 爾(이): 이인칭대사.
• 是(시): '用之則行(용지즉행), 舍之則藏(사지즉장)'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강조 효과를 위하여 '用之則行(용지즉행), 舍之則藏(사지즉장)'을 문장의 첫머리로 끄집어내고 원래의 자리에 대사를 쓴 것이다.
• 夫(부):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子行三軍(자행삼군): 선생님께서 삼군을 통솔하다.
• 行(행): 통솔하다, 지휘하다.

• 軍(군): 1군은 12,500명인데 당시의 군제에 의하면 천자는 6군을 보유할 수 있고, 제후는 나라의 크기에 따라 각각 3군, 2군, 1군을 보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춘추 시대에 이르러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4) 誰與(수여): 누구와 함께 하는가. 의문문에서 동사와 대사 목적어가 도치된 것.
• 與(여): '함께하다'라는 뜻의 동사.

5) 暴虎馮河(포호빙하):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고 배 없이 맨몸으로 강을 건너다.
• 暴(맨손으로칠포): 맨손으로 치다.

• 馮河(빙하): 배 없이 황하를 건너다.
• 馮(걸어건널빙): 배나 뗏목 같은 교통 수단이 없이 걸어서 강을 건너다.

 

6) 好謀而成者(호모이성자): 차분하게 도모하여 (일을) 성취하는 사람.
• 好(호): '차분하게 잘'이라는 뜻의 부사.



07‧12 

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자왈: "부이가구야, 수집편지사, 오역위지; 여불가구, 종오소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가 만약 추구할 만한 것이라면 채찍을 잡고 일을 하는 천한 사람이라도 될 것이고, 추구할 만한 것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바를 따르겠다."

 

1) 富而可求也(부이가구야): 부가 만약 추구할 만하다면.
• 而(이):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 也(야): 원래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인데 문맥에 의하여 가정의 어기를 다분히 지니고 있다.

2) 雖執鞭之士(수집편지사): 비록 채찍을 잡는 사람일지라도.
• 雖(수): 양보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執鞭之士(집편지사): 채찍을 잡는 사람. 천박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뜻. 시장에서 경비를 보는 사람이라는 설, 왕후가 행차할 때 앞에서 길을 트는 사람이라는 설, 마부라는 설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3) 吾亦爲之(오역위지): 내가 그 사람도 역시 되다.
• 亦(역): '나도 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사람도 된다'는 뜻이다.
• 之(지): 執鞭之士(집편지사)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07‧13 

子之所愼, 齊·戰·疾.

자지소신, 재·전·질.

 

공자께서 조심하신 것은 제사를 지내기 전에 정성을 다해 재계를 하는 일과, 백성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전쟁, 그리고 자신의 생명에 영향을 줄 질병이었다.

 

1) 子之所愼(자지소신): 공자가 조심하는 바.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所(소):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를 명사구로 만들어주는 특수대사. 앞에 之(지)를 동반할 수도 있고 동반하지 않을 수도 있다.

2) 齊(재): 재계(齋戒). 제사를 지내기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정한 것을 멀리하는 일. 齋(재)와 같다.



07‧14

子在齊聞『韶』, 三月不知肉味,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

자재제문『소』, 삼월부지육미, 왈: "부도위악지지어사야!"

 

공자께서 제나라에서 「소」를 들으신 뒤 석 달 동안 고기맛을 모르는 채 식사를 하시고는 말씀하셨다. "음악의 창작이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구나!" (공자가 「소」를 평하여 "아름다움을 다하고 또한 훌륭함을 다했도다!"라고 한 「팔일편 25」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1) 「韶(소)」: 당시의 태평성세를 구가한 순(舜)임금 때의 악곡. 순임금 후예의 나라인 진(陳)나라의 공자 완(完)이 제나라로 망명하였기 때문에 제나라에 「소」가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左傳(좌전)·莊公二十二年(장공이십이년)』 참조.) 공자는 「팔일편 25」에서도 「소」를 극구 찬양한 바 있다.

2) 三月不知肉味(삼월부지육미): 석 달 동안 고기맛을 모르다. 『사기·공자세가』에 의하면 공자는 석 달 동안 「소」를 배웠다고 하는데 이 구절은 공자가 그때 「소」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고기맛을 모르고 식사를 했다는 말이다. 「술이편 19」의 "분발하면 밥 먹기를 잊는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3) 不圖爲樂之至於斯也(부도위악지지어사야): 음악의 창작이 여기에 이름을 생각지 못했구나.
• 圖(도): 예상하다, 예기하다.
• 爲(위): 만들다, 짓다.
• 爲樂(위악)은 '制禮作樂(제례작악)' '功成作樂(공성작악)'의 '作樂(작악)'과 같다.
• 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7‧15 

冉有曰: "夫子爲衛君乎?" 子貢曰: "諾, 吾將問之." 入, 曰: "伯夷·叔齊, 何人也?" 曰: "古之賢人也." 曰: "怨乎?" 曰: "求仁而得仁, 又何怨?" 出曰: "夫子不爲也."

염유왈: "부자위위군호?" 자공왈: "낙, 오장문지." 입, 왈: "백이·숙제, 하인야?" 왈: "고지현인야." 왈: "원호?" 왈: "구인이득인, 우하원?" 출왈: "부자불위야."

 

염유가 "선생님께서 위나라 임금을 도와주실까?" 하고 말하자 자공이 말했다. "그래, 내가 선생님께 여쭈어보마." 자공이 들어가서 "백이와 숙제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 "옛날의 현인이었다"라고 하셨다. "원망했습니까?"라고 하자 "인을 추구하여 인을 얻었는데 또 무엇을 원망했겠느냐?"라고 하셨다. 자공이 나와서 염유에게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위나라 임금을 도우시지 않아." (공자는 인의를 중시한 사람이므로 인의를 갖추지 않은 위나라 출공을 도울 리 없다는 뜻이다.)

 

1) 冉有(염유): 공자의 제자 염구(冉求). 자가 자유(子有)이다.

2) 夫子爲衛君乎(부자위위군호): 선생님이 위나라 임금을 돕는가.
 爲(위): 돕다.

• 衛君(위군): 위나라 영공(靈公)의 손자로 아버지를 대신하여 영공의 뒤를 계승한 출공(出公, 492~481 B. C. 재위). 그가 할아버지 영공이 죽은 뒤에 송나라로 망명 가 있던 아버지를 불러서 왕위를 계승케 하지 않고 자기가 왕위에 오른 것은 고죽군의 두 아들 백이와 숙제가 서로 왕위를 사양하여 주나라로 도망간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 뒤에 출공의 아버지 괴외(蒯聵)가 위나라로 돌아오자 출공은 왕위를 내놓고 노나라로 망명했다. 염유는 공자가 이러한 출공을 보필하겠는가 하고 회의했고 자공은 공자가 백이·숙제를 찬양하는 것을 보고 그럴 리 없다고 확신했다.

3) 諾(낙): 예, 그래. 대답하는 말. 감탄사.

4) 又何怨(우하원): 또 무엇을 원망하는가.
• 何怨(하원): 의문문에서 동사와 대사 목적어가 도치된 것. 백이·숙제가 원망을 하지 않은 일에 관해서는 「공야장편 23」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07‧16 

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자왈: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락역재기중의. 불의이부차귀, 어아여부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신 뒤에 팔을 베고 누웠으니 그 가운데도 즐거움이 있도다. 의롭지 않은 방법으로 부귀하게 되는 것은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다."

 

1) 飯疏食(반소사): 거친 밥을 먹다.
• 飯(반): '먹다'라는 뜻의 동사.

• 疏食(소사: 밥사): 거친 밥. 보리밥이나 잡곡밥 따위의 맛도 없고 영양가도 없는 밥을 가리킨다.

2) 富且貴(부차귀): 부유하고 또한 고귀하다.
• 且(차): 체증(遞增)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07‧17 

子曰: "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

자왈: "가아수년, 오십이학『역』, 가이무대과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에게 몇 년의 시간을 더 주어 쉰 살에 『역경』을 배운다면 큰 과오는 없을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만년에 이르러 비로소 『역경』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재미있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여 책을 맨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여러 차례 반복하여 읽었다. 이것이 이른바 위편삼절[韋編三絶]이다.)

1) 加我數年(가아수년): 나에게 몇 년의 시간을 더해주다. 몇 년 더 살게 해준다는 뜻이다.

2) 五十以學『易』(오십이학『역』): 오십 세가 되어서 『역경』을 배우다.
• 以(이):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而(이)와 같다.

 

이것은 「위정편 4」의 五十而知天命(오십이지천명, 쉰 살이 되어서 천명이 무엇인지를 알았다)과 같은 구조이다.


07‧18 

子所雅言, 『詩』·『書』·執禮, 皆雅言也.

자소아언, 『시』·『서』·집례, 개아언야.

 

공자께서 평소에 늘 말씀하시던 것은 『시경』과 『서경』 및 집례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것들은 모두 평소에 늘 말씀하셨다.

1) 子所雅言(자소아언): 공자가 평소에 늘 말하는 바.
• 雅(아): 평소.


07‧19

葉公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 子曰: "女奚不曰: '其爲人也,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

섭공문공자어자로, 자로부대. 자왈: "여해불왈: '기위인야, 발분망식, 락이망우, 부지로지장지운이'?"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에 관하여 물었는데 자로가 대답하지 않았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왜 '그의 위인은, 분발하면 밥 먹기를 잊고, 즐거움으로 근심을 잊으며, 늙음이 곧 닥쳐온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그런 사람일 뿐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1) 葉公(섭공): 지금의 하남성 섭현(葉縣) 남쪽 지역으로 당시 초나라에 속했던 섭지방의 수장. 이름은 심제량(沈諸梁)이고 자는 자고(子高)이다.

2) 樂以忘憂(락이망우): 즐거움으로 인하여 근심을 잊다.
• 樂以(락이): 전치사와 목적어가 도치된 것.

 

3) 不知老之將至云爾(부지로지장지운이): 늙음이 곧 닥쳐오는 것도 모르는 이런 정도일 뿐이다.
• 云爾(운이): 원래 '이러할 뿐이다'라는 뜻으로 문장 끝에 붙어서 앞에서 한 말을 총괄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말을 강조하는 효과를 냈지만, 한대(漢代) 이후에는 '이러하다'라는 뜻이 많이 약화되어 그냥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로 쓰이게 되었다.
• 云(운): 이와 같다, 이러하다.
• 爾(이): ~뿐이다.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而已(이이)와 같다.


07‧20

子曰: "我非生而知之者, 好古, 敏以求之者也."
자왈: "아비생이지지자, 호고, 민이구지자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나면서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옛것을 좋아하여 재빨리 그것을 탐구한 사람이다."

1) 我非生而知之者(아비생이지지자): 나는 태어나자마자 곧 안 사람이 아니다.
• 而(이):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로서 두 개의 동작이나 상황을 순차적으로 연결해준다. 이러한 而(이)는 그것을 전후한 두 개의 동작 또는 상황의 사이에 '~하고 나서 곧' 또는 '~하자마자 곧'이라는 의미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분히 부사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 중국에서 간행된 『漢語大字典(한어대자전)』에서 生(생)을 '선천적인, 고유의'로 풀이한 후 "生而知之者上也(생이지지자상야), 學而知之者次也(학이지지자차야)"(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 상급이고, 배워서 아는 사람이 그 다음이다[『論語(논어)·季氏(계씨) 9』])를 예문으로 제시한 것은 生(생)을 형용사로 보고 이 而(이)를 부사 접미사로 간주한 것으로, 而(이)를 직접 '~하자마자 곧'이라는 뜻의 부사로 분류하지는 않았다고 할지라도 而(이)의 부사적 성질에 대한 유력한 방증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而(이)를 부사로 분류할 수도 있겠지만, '~하고 나서 곧' 또는 '~하자마자 곧'이라는 부사적 의미는 앞뒤의 문맥에 의하여 생기는 것이지 而(이) 자체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을 부사로 간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것은 本立而道生(본립이도생, 근본이 수립되고 나서야 도가 생긴다[『論語(논어)·學而(학이) 2』])의 而(이)와 같은 경우이다. 더구나 이 而(이)는 다음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하면 곧'이라는 뜻의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하는 접속사 而(이)와 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그렇다.


07‧21 

子不語怪力亂神.
자불어괴력란신.


공자께서는 괴이한 일과 힘을 쓰는 일과 문란한 일과 귀신에 관한 일을 말씀하지 않으셨다.

1) 怪力亂神(괴력란신): 괴이한 일과 물리적인 힘을 쓰는 일과 문란한 일과 귀신에 관한 일. 이는 모두 상도(常道)에서 벗어난 일이다.


07‧22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거기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 가운데 나보다 나은 사람의 좋은 점을 골라 그것을 따르고, 나보다 못한 사람의 좋지 않은 점을 골라 그것을 바로잡는다."

1) 三人(삼인): 세 사람. 나보다 나은 사람, 나보다 못한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을 가리킨다. "현명한 사람을 보면 그와 나란히 될 것을 생각하고 현명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속으로 자신을 돌아본다"라고 한 「이인편 17」의 현명한 사람과 현명하지 못한 사람 및 자기 자신에 해당한다.

2) 其不善者而改之(기불선자이개지): 그 가운데 (나보다 못한 사람의) 좋지 않은 점을 선택하여 (그것을 거울 삼아 내가 가진) 그런 점을 고치다. 맨 앞에 擇(택)이 생략되어 있다.
• 其(기): 일차적으로는 三人(삼인)을 가리키지만 궁극적으로는 三人(삼인)이 가진 좋고 나쁜 여러 가지 점들을 가리킨다.
• 不善者(불선자): 좋지 않은 점.
• 之(지): 不善者(불선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從之(종지)의 之(지)는 나보다 나은 사람의 좋은 점이고 改之(개지)의 之(지)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통하여 깨닫게 된 나 자신의 좋지 않은 점으로, 두 개의 之(지)가 서로 성격이 다르다.


07‧23

子曰: "天生德於予, 桓魋其如予何?"
자왈: "천생덕어여, 환퇴기여여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이 나에게 덕을 부여하셨는데 환퇴가 나를 어떻게 하겠는가?"

1) 桓魋其如予何(환퇴기여여하): 환퇴가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 桓魋(환퇴): 송나라의 군정을 주관하는 사마(司馬)의 관직에 있던 상퇴(向魋). 그는 송나라 환공(桓公)의 후예였기 때문에 환퇴라고 불렀다. 그는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송나라의 커다란 나무 밑에서 예를 연습하고 있을 때 그 나무를 뽑아 공자를 죽이려고 했다. 빨리 피하기를 권하는 제자들의 말에 공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史記(사기)·孔子世家(공자세가)』 참조.) 공자가 송나라에 있을 때 사마 환퇴가 석곽을 만드는데 3년이 지나도록 완성되지 않는 것을 보고 낭비가 심하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禮記(예기)·檀弓(단궁) 上(상)』 참조.)
• 其(기): '장차 (~하려고 하다)'라는 뜻의 부사.
• 如(여)~何(하): ~를 어떻게 하는가.



07‧24

子曰: "二三子以我爲隱乎? 吾無隱乎爾! 吾無行而不與二三子者, 是丘也."
자왈: "이삼자이아위은호? 오무은호이! 오무행이불여이삼자자, 시구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내가 숨긴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너희들과 함께하지 않은 일이 없다. 이것이 바로 나 공구라는 사람이다."

 

1) 二三子以我爲隱乎(이삼자이아위은호): 너희들은 내가 숨긴다고 생각하는가.
• 二三子(이삼자): 너희들, 여러분. 공자가 제자들을 가리킬 때 즐겨 쓴 말.
• 以(이)~爲(위)~: '~을 ~라고 여기다, ~이 ~하다고 여기다'라는 뜻의 관용어.

2) 吾無隱乎爾(오무은호이): 나는 숨기는 일이 없노라.
• 乎爾(호이): 탄식하되 원망하지 않는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與二三子(여이삼자): 너희들과 함께하다.
• 與(여): '함께하다'라는 뜻의 동사.


 

07‧25 

子以四敎: 文行忠信.
자이사교: 문행충신.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가르치셨으니 경전과 덕행과 충성과 신의가 그것이다.


1) 子以四敎(자이사교): 공자가 네 가지를 가르치다.
• 以(이): 동작의 대상 즉 직접 목적어를 표시하는 전치사. 四(사)가 敎(교)의 대상임을 표시한다.


07‧26

子曰: "聖人, 吾不得而見之矣! 得見君子者斯可矣!" 子曰: "善人, 吾不得而見之矣! 得見有恒者斯可矣! 亡而爲有, 虛而爲盈, 約而爲泰, 難乎有恒矣!"

자왈: "성인, 오부득이견지의! 득견군자자사가의!" 자왈: "선인, 오부득이견지의! 득견유항자사가의! 무이위유, 허이위영, 약이위태, 난호유항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은 내가 만날 수 없을 테니 군자다운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구나!" 공자께서 또 말씀하셨다. "선한 사람은 내가 만날 수 없을 테니 항심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구나! 없으면서 있는 체하고, 텅 비었으면서 꽉 찬 체하고, 가난에 허덕이면서 풍족한 체하면 항심을 갖기 어려우니라!"

1) 得而見之(득이견지): 그를 만날 수 있다.
• 得而(득이): ~할 수 있다. 가능을 표시하는 조동사. 得以(득이)와 같다.

 

2) 得見君子者(득견군자자): 군자다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
• 得(득): 가능을 표시하는 조동사.
• 君子(군자): 군자답다. 명사가 형용사로 전용되어 관형어가 된 것.

 

3) 有恒者(유항자): 항심을 가진 사람.
• 恒(항): 언제나 변함없는 한결같은 마음.

4) 亡而爲有(무이위유): 없으면서 있는 체하다.
• 亡(없을무): 없다, 가지지 않다. 無(무)와 같다.
• 爲(위): ~한 것처럼 하다, ~인 체하다. 僞(위)와 같다.


 


07‧27 

子釣而不綱, 弋不射宿.
자조이불강, 익불사숙.

공자께서는 물고기를 잡기 위하여 낚시질을 하기는 했지만 주낙으로 마구 잡지는 않으셨으며, 새를 잡기 위하여 주살질을 하기는 했지만 잠자는 새를 쏘지는 않으셨다.

 

1) 子釣而不綱(자조이불강): 공자가 낚시질을 하기는 하되 주낙으로 마구 잡지는 않다. 부모의 봉양이나 제사를 위하여 꼭 필요한 경우 고기를 잡기는 잡되 무차별적으로 마구 잡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 綱(강): 한꺼번에 많은 고기를 잡기 위하여 긴 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매달아놓은 고기잡이 장비 즉 주낙. 여기서는 '주낙으로 마구 잡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였다.

2) 弋不射宿(익불사숙): 주살질을 하기는 하되 자는 새는 쏘지 않다. 필요에 따라 새를 잡기는 잡되 잔인한 방법으로 잡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07‧28

子曰: "蓋有不知而作之者, 我無是也. 多聞, 擇其善者而從之, 多見而識之, 知之次也."
자왈: "개유부지이작지자, 아무시야. 다문, 택기선자이종지, 다견이지지, 지지차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마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새로운 이론을 지어내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나는 이런 일이 없다. 많이 듣고 그 가운데 좋은 것을 골라 그것을 따르며, 많이 보고 그것을 외어두는 것은, 지식 탐구에 있어서 태어날 때부터 아는 것에 버금가는 좋은 방법이다." (「술이편 1」의 "나는 내가 터득한 옛날의 학술 사상을 진술하여 후세에 전수하기만 하고 나 자신이 새로운 것을 지어내지는 않는다"는 말 및 「계씨편 9」의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 상급이고, 배워서 아는 사람이 그 다음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1) 蓋有不知而作之者(개유부지이작지자): 아마 알지도 못하면서 (새로운 이론을) 지어내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 作(작): 새로운 이론을 창작하다. 述而不作(술이불작, 옛날의 학술 사상을 진술하여 후세에 전수하기만 하고 새로운 것을 지어내지는 않는다[『論語(논어)·述而(술이) 1』])의 作(작)과 같은 뜻이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2) 我無是也(아무시야): 나는 이것이 없다.
• 是(시): 不知而作之(불지이작지)를 가리키는 지시대사.

3) 多見而識之(다견이지지): 많이 보고 그것을 외다.
• 識(욀지): 외다, 마음에 새기다.
• 之(지): 多見(다견)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4) 知之次也(지지차야): 아는 것의 두번째 등급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것(生而知之(생이지지))에 버금가는 좋은 방법이다.


07‧29

互鄕難與言, 童子見, 門人惑, 子曰: "與其進也, 不與其退也, 唯何甚? 人潔己以進, 與其潔也, 不保其往也."
호향난여언, 동자현, 문인혹, 자왈: "여기진야, 불여기퇴야, 유하심? 인결기이진, 여기결야, 불보기왕야."

호향 사람들은 대화의 태도가 좋지 않아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데 그곳의 한 아이가 공자를 뵙자 문인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사람이 진보하는 것은 찬동하지만 퇴보하는 것은 찬동하지 않는데 어떻게 그 아이에게 심하게 대하겠느냐? 사람이 자기 자신을 깨끗이 하고 진보하려 할 때 그의 깨끗한 면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의 과거를 모두 옳았다고 보증해주는 것은 아니다."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면 출신 성분이나 과거의 경력에 관계 없이 평등하게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1) 互鄕難與言(호향난여언): 호향(사람들)은 (말버릇이 없어서) 함께 이야기하기 어렵다.
• 互鄕(호향): 지명. 어느 곳인지 분명하지 않다. 여기서는 호향 사람이라는 뜻이다.
• 與(여): 다음에 互鄕(호향)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었다.

2) 童子見(동자현): 어린아이가 (공자를) 뵙다.
• 見(뵐현): 알현하다. 뒤에 목적어가 생략되었다.

3) 與其進也(여기진야): 그가 진보하는 것을 허용하다.
• 與(여): 허여하다, 허용하다, 찬동하다.
 其(기):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4) 唯何甚(유하심): 아 어찌 (그 아이에게) 심하겠는가. 童子(동자)에게 너무 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 唯(유): 문장의 첫머리에서 아무 의미 없이 말을 끄집어내기 위하여 어조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어기조사. 보통 발어사(發語詞)라고 한다.


07‧30

子曰: "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
자왈: "인원호재? 아욕인, 사인지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이 멀리 있단 말인가? 내가 인을 바라면 인은 곧 나에게로 다가온다."

1) 仁遠乎哉(인원호재): 인이 먼가.
• 乎哉(호재): 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乎(호)와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哉(재)가 합쳐진 것.


07‧31 

陳司敗問: "昭公知禮乎?" 孔子曰: "知禮." 孔子退, 揖巫馬期而進之, 曰: "吾聞君子不黨, 君子亦黨乎? 君取於吳, 爲同姓, 謂之吳孟子. 君而知禮, 孰不知禮?" 巫馬期以告, 子曰: "丘也幸, 苟有過, 人必知之."
진사패문: "소공지례호?" 공자왈: "지례." 공자퇴, 읍무마기이진지, 왈: "오문군자부당, 군자역당호? 군취어오, 위동성, 위지오맹자. 군이지례, 숙부지례?" 무마기이고, 자왈: "구야행, 구유과, 인필지지."

 

진나라 사패가 "소공은 예를 아십니까?" 하고 묻자 공자께서 "예를 아십니다"라고 대답하셨다. 공자께서 물러가시자 사패는 무마기에게 읍을 하고 그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나는 군자는 편을 들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군자도 역시 편을 듭니까? 노나라 임금은 오나라에서 아내를 맞이하여 같은 성인데 이를 감추기 위해 그녀를 오맹자라고 부릅니다. 노나라 임금이 예를 안다면 누가 예를 모릅니까?" 무마기가 이 사실을 공자께 아뢰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행복하도다. 나에게 잘못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반드시 나에게 알려주니." (공자는 다른 나라 사람 앞에서 자기 나라의 임금을 비호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여겼던 것이다.)

 

1) 司敗(사패): 진나라의 관직 이름. 법의 집행을 담당한 관리로 다른 나라의 사구(司寇)에 해당한다.

2) 昭公(소공): 노나라의 소공(541~510 B. C. 재위). 그는 예를 잘 아는 임금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동성인 희(姬)씨를 아내로 맞아들인 후 이를 위장하기 위하여 吳孟子(오맹자)라고 불렀기 때문에 진나라의 사패가 공자에게 이를 물어보았다. 이에 대하여 공자는 자기 나라의 임금을 악평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예를 안다고 대답했는데 진나라 사패가 공자의 이러한 태도를 비꼰 것이다.

3) 巫馬期(무마기): 공자의 제자로 공자보다 30세 아래였다. 성이 巫馬(무마), 이름이 시(施)이고 자가 자기(子期)이다.

4) 君取於吳(군취어오): 임금이 오나라에서 아내를 맞이하다.
• 君(군): 노나라 소공을 가리킨다.
• 取(취): 아내를 맞다, 장가들다. 娶(취)와 같다.
• 吳(오): 주나라의 선조인 태왕(太王)의 아들 태백(太伯)이 세운 나라로 주나라 무왕의 동생 주공이 세운 노나라와 같은 성인 희(姬)씨였다.

5) 吳孟子(오맹자): 노나라 소공의 부인. 임금 부인의 호칭은 출신국의 이름 뒤에 자신의 성을 덧붙여 쓰게 되어 있었는데 당시의 예법에 동성끼리의 혼인을 금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공이 동성임을 호도하기 위하여 이런 호칭을 만들었다. 孟子(맹자)는 장녀라는 뜻이다.

6) 君而知禮(군이지례): 임금이 예를 안다면.
• 而(이):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7) 巫馬期以告(무마기이고): 무마기가 (이 사실을 공자에게) 알리다. 以(이)와 告(고) 뒤에 각각 이 사실을 가리키는 직접 목적어와 공자를 가리키는 간접 목적어가 생략되어 있다.

8) 丘也幸(구야행): 구는 행복하다.
• 丘(구): 공자의 이름.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일인칭대사로 쓰였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9) 苟有過(구유과): 만약 잘못이 있으면.
• 苟(구):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07‧32 

子與人歌而善, 必使反之, 而後和之.
자여인가이선, 필사반지, 이후화지.

 

공자께서 다른 사람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데 그 사람이 노래를 잘하면 반드시 그로 하여금 다시 부르게 하시고 그런 다음에 그를 따라 부르셨다.

 

1) 必使反之(필사반지): 반드시 (그로 하여금) 그것을 반복하게 하다. 使(사) 다음에 人(인)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 之(지): 歌(가)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2) 而後和之(이후화지): 그러고 난 뒤에 그를 따라 부르다.
• 而後(이후): 이후. 以後(이후)와 같다.
• 而(이): 뒤에 上(상)·下(하)·往(왕)·來(래)·前(전)·後(후) 등을 동반하여 범위를 표시하는 접속사.


07‧33 

子曰: "文, 莫吾猶人也. 躬行君子, 則吾未之有得."
자왈: "문, 막오유인야. 궁행군자, 즉오미지유득."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문사 방면에 있어서는 어쩌면 내가 다른 사람과 같을지 모르겠으나 인의를 실천궁행하는 군자라는 면에 있어서는 나는 그런 경지에 이르러보지 못했다."

 

1) , 莫吾猶人也(문, 막오유인야): 문사(文事)는 어쩌면 내가 다른 사람과 같을지도 모르다.
 (문): 다음에 대비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則(즉)이 생략되어 있다.
 莫(막): 회의적이다, 의아하다.

 

2) 未之有得(미지유득): 아직 그것을 얻음이 있지 않다.
• 之(지): 躬行君子(궁행군자)의 경지를 가리키는 인칭대사로 부정문에서 동사와 대사 목적어가 도치된 것.


07‧34 

子曰: "若聖與仁, 則吾豈敢? 抑爲之不厭, 誨人不倦, 則可謂云爾已矣." 公西華曰: "正唯弟子不能學也."
자왈: "약성여인, 즉오기감? 억위지불염, 회인불권, 즉가위운이이의." 공서화왈: "정유제자불능학야."

 

공자께서 "성인과 인자야 내가 어찌 감히 될 수 있겠느냐? 그러나 스스로 배우는 데 싫증내지 않고 남을 가르치는 데 게으르지 않은 것이라면 그런 셈이라고 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말씀하시자 공서화가 말했다. "이것이 바로 저희들이 본받지 못하는 점입니다."

1) 若聖與仁, 則吾豈敢(약성여인, 즉오기감): 성인과 인자라면 내가 어찌 감히 될 수 있겠는가.
• 若(약): ~로 말하자면, ~로 말할 것 같으면, ~는. 두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사실의 대비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則(즉): 대비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2) 抑爲之不厭, 誨人不倦, 則可謂云爾已矣(억위지불염, 회인불권, 즉가위운이이의): 그러나 공부하는 데 싫증내지 않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데 게으르지 않은 것이라면 이러하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 抑(억): 그러나.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爲(위): 연구하다, 학습하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則(즉): 대비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云爾(운이): 이러할 뿐이다, 이와 같을 뿐이다.

• 已矣(이의):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로 단정적인 어기를 내포한다.

3) 公西華(공서화):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인 공서적(公西赤). 자가 자화(子華)이다.

4) 正唯弟子不能學也(정유제자불능학야): (이것이) 바로 제자들이 본받지 못하는 것이다.
• 唯(유): 이다. 惟(유)·維(유)와 같다.
• 學(학): 모방하다, 본받다.


07‧35 

子疾病, 子路請禱. 子曰: "有諸?" 子路對曰: "有之, 誄曰: '禱爾于上下神祇.'" 子曰: "丘之禱久矣."
자질병, 자로청도. 자왈: "유저?" 자로대왈: "유지, 뢰왈: '도이우상하신기.'" 자왈: "구지도구의."

 

공자께서 병이 위중하게 되시자 자로가 기도를 드리라고 요청했다. 공자께서 "그런 일이 있었느냐?"라고 하시자 자로가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기도문에 '그대를 위하여 천상과 지하의 신령님들께 기도하노라'라고 하였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러한 기도를 드려온 지는 오래되었다." (공자는 귀신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귀신에게 기도를 드릴 마음은 없었고, 다만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길이 귀신에게 떳떳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도를 드려온 지가 오래되었다고 했다. 말하자면 그는 이런 말을 함으로써 자로의 제의를 완곡하게 거절한 것이다.)

1) 疾病(질병): 병이 위독하다. 원래 疾(질)은 가벼운 병을 가리키고 病(병)은 위중한 병을 가리켜 서로 구분이 있었지만 둘 다 병을 통칭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疾(질)은 병이라는 뜻으로 病(병)은 위독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2) 有諸(유저): 그런 일이 있었는가.
• 諸(저): 之乎(지호)와 같으며 之(지)는 禱(도) 즉 귀신에게 병이 낫게 해달라고 기도한 선례를 가리킨다.

3) 誄(뢰): 귀신에게 복을 비는 기도문.

4) 禱爾于上下神祇(도이우상하신기): 그대를 위해 천상과 지하의 신에게 빌다.
• 爾(이): 이인칭대사.
• 神(신): 하늘의 신.
• 祇(기): 땅의 신.


07‧36 

子曰: "奢則不孫, 儉則固, 與其不孫也, 寧固."
자왈: "사즉불손, 검즉고, 여기불손야, 녕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치스러우면 공손하지 않고 검소하면 고루한데 공손하지 않은 것보다는 차라리 고루한 것이 더 낫다."

1) 奢則不孫(사칙불손): 사치스러우면 곧 공손하지 않다.
• 孫(손): 遜(손)과 같다.

2) 與其不孫也, 寧固(여기불손야, 녕고): 공손하지 않느니 차라리 고루한 편이 낫다.
• 與其(여기)~寧(녕)~: '~하느니 차라리 ~하는 편이 더 낫다'라는 뜻의 관용어.

07‧37 

子曰: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자왈: "군자탄탕탕, 소인장척척."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마음이 평온하고 너그러우며 소인은 마음이 항상 근심으로 조마조마하다."

1) 君子坦蕩蕩(군자탄탕탕): 군자가 평탄하고 넓다.
• 坦(탄): (지면이) 평탄하다, (마음이) 동요가 없고 평온하다.
• 蕩蕩(탕탕): 넓고 광대한 모양.

2) 小人長戚戚(소인장척척): 소인이 늘 근심에 차 있다.
• 長(장): 장구하게, 늘, 항상. 常(상)과 같다.
• 戚戚(척척): 근심하는 모양.


07‧38

子溫而厲, 威而不猛, 恭而安.
자온이려, 위이불맹, 공이안.

 

공자께서는 온화하면서도 엄숙하시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시고, 공손하면서도 대하기에 편안하셨다.

1) 恭而安(공이안): 공손하면서도 (다른 사람이 대하기가) 편안하다. 지나치게 공손하면 오히려 대하기가 어려운 법인데 공자는 그렇지 않고 편안하게 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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