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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논어

[논어] 雍也(옹야)편 - 군자의 마음가짐을 배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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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子曰: "雍也可使南面."

자왈: "옹야가사남면.

 

1) 雍也可使南面(옹야가사남면): 옹은 (그로 하여금) 남면하게 할 만하다.
• 雍(옹):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 성은 염(冉), 자는 중궁(仲弓)이고 雍(옹)은 그의 이름이다. 공자보다 29세 아래였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使(사): 다음에 雍(옹)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 南面(남면): 남쪽으로 향하다. 임금이 남쪽을 향해 앉아 정사를 돌봄을 뜻한다.

 


06‧02

仲弓問子桑伯子, 子曰: "可也. 簡." 仲弓曰: "居敬而行簡, 以臨其民, 不亦可乎? 居簡而行簡, 無乃大簡乎?" 子曰: "雍之言然."
중궁문자상백자, 자왈: "가야. 간." 중궁왈: "거경이행간, 이림기민, 불역가호? 거간이행간, 무내태간호?" 자왈: "옹지언연."

중궁이 자상백자에 관하여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괜찮은데 대범하다"라고 하셨다. 중궁이 "평상시에는 경건하고 일을 할 때는 대범한 그러한 태도로써 백성에게 임한다면 이 또한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평상시에도 대범하고 일을 할 때도 대범하다면 그것은 너무 대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옹의 말이 옳다." (위정자는 백성을 대할 때는 까다롭게 굴지 않고 대범해야 하지만 평상시의 자신의 행동은 조심스러워야지 자신에게마저 대범해서는 안 된다.)

 

1) 仲弓(중궁): 염옹(冉雍)의 자(字).

2) 子桑伯子(자상백자): 노나라 사람으로 그의 생애에 관하여는 미상이다. 『장자(莊子)·대종사(大宗師)』의 자상호(子桑戶) 및 『장자(莊子)·산목(山木)』의 자상호(子桑虖)와 동일인이라는 설과 진(秦)나라 목공(穆公) 때 사람 공손지(公孫枝)라는 설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3) 居敬而行簡(거경이행간): 평상시에는 경건하고 일을 수행할 때는 대범하다.
• 居(거): 평상시, 일상 생활.
• 簡(간): 대범하다. '까탈스럽지 않고 너그럽다'는 긍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치밀하지 않다, 신중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공야장편 22」, 3) 참조.)

 

4) 以臨其民(이림기민): 그러한 태도로써 백성에게 임하다. 以(이) 다음에 居敬而行簡(거경이행간)을 지칭하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었다.

5) 無乃大簡乎(무내태간호): 너무 대범하지 않은가.
• 無乃(무내): 문장 끝에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를 동반하여 '바로 ~이 아닌가'라는 뜻의 반문형 의문문을 이루어 긍정을 강조하는 효과를 낸다. 毋乃(무내)·毋迺(무내)와 같다.

• 無(무): 不(불)과 같다.
• 乃(내): 바로 ~이다.

• 大(클태): 너무, 지나치게. 太(태)와 같다.

6) 雍之言然(옹지언연): 옹의 말이 옳다.
• 然(연): 그러하다, 옳다.


06‧03

哀公問: "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未聞好學者也."

애공문: "제자숙위호학?" 공자대왈: "유안회자호학, 불천노, 불이과. 불행단명사의. 금야즉무, 미문호학자야."

 

애공이 "제자들 중에 누가 배우기를 가장 좋아합니까?" 하고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안회라는 사람이 배우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는 화가 나도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고, 동일한 과오를 되풀이하여 범하지 않았는데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서 벌써 죽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1) 弟子孰爲好學(제자숙위호학): 제자 가운데 누가 가장 배우기를 좋아하는가.
• 孰(숙): 누구. 주어진 범위 내에서 선택하게 하는 의문문에 사용하는 의문대사.

• 爲好學(위호학): 배우기를 좋아하다.
• 爲(위): '~이다'라는 뜻의 동사로 뒤에 오는 형용사와 결합하여 '~하다' 또는 '~한 셈이다'라는 뜻의 술어를 이룬다.

好學(호학)은 비록 형용사는 아니지만 성질·상태를 나타내는 어구로서 형용사적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이에 준한다고 볼 수 있다.

"唯女子與小人(유여자여소인), 爲難養也(위난양야)" (오직 여자와 소인만은 다루기 어렵다[『論語(논어)·陽貨(양화) 25』])도 이와 같은 경우이다.

2) 有顔回者好學(유안회자호학): 안회라는 사람이 있어 배우기를 좋아하다.
• 者(자):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3) 遷怒(천노): 화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다,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다.

4) 不幸短命死矣(불행단명사의):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서 죽었다.
• 矣(의): 동작이 이미 완료되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5) 今也則亡(금야즉무): 지금은 없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則(즉): ~로 말하자면, ~로 말할 것 같으면, ~는. 두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사실의 대비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여기서는 지금의 사실을 과거의 사실과 대비하여 말하고 있다.
이 則(즉)은 '~하면 곧'이라는 뜻의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하는 접속사와 구분하기 어렵다.
• 亡(없을무): 없다, 있지 않다.


06‧04

子華使於齊, 冉子爲其母請粟. 子曰: “與之釜.” 請益. 曰: “與之庾.” 冉子與之粟五秉.

자화사어제, 염자위기모청속. 자왈: "여지부." 청익. 왈: "여지유." 염자여지속오병.

 

子曰: “赤之適齊也,乘肥馬, 衣輕裘. 吾聞之也: 君子周急不繼富.”

자왈: "적지적제야,승비마, 의경구. 오문지야: 군자주급불계부."

 

자화가 제나라로 사신 갈 때 염 선생이 그의 어머니를 위하여 식량을 청한즉,
선생 “한 가마니쯤 보내지.” 좀 더 청한즉, 선생 “한 섬쯤 보내렴.”
염 선생이 열섬의 곡식을 보냈다. 선생 “적이 제나라로 갈 제 살찐 망아지를 타고
가벼운 털옷을 입었다. 나는 들었다. ‘참된 인간은 급한 경우를 모면할 뿐 재물을 늘리지 않는다’고.”

 

1) 子華(자화): 공자의 제자 공서적(公西赤)의 자(字).

2) 使於齊(시어제): 제나라에 심부름 가다. 공자의 심부름으로 제나라에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冉子爲其母請粟(염자위기모청속): 염자가 그의 어머니를 위하여 곡식을 요청하다.
• 冉子(염자): 공자의 제자. 이름이 구(求), 자가 자유(子有). 冉子(염자)라고 한 것을 보면 이 글이 염구의 제자에 의하여 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 其(기): 子華(자화)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4) 與之釜(여지부): 그에게 1부를 주다.
• 之(지): 其母(기모)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釜(부): 용량의 단위. 1釜(부)는 6말 4되에 상당한다. 之(지)는 간접 목적어이고 釜(부)는 직접 목적어이다.

5) 與之庾(여지유): 그에게 1유를 주다.
• 庾(유): 용량의 단위. 1庾(유)는 16말에 상당한다.

6) 冉子與之粟五秉(염자여지속오병): 염자가 그에게 곡식 5병을 주다.
• 之(지): 其母(기모)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秉(병): 용량의 단위. 1秉(병)은 16섬에 상당한다.

7) 赤之適齊也(적지적제야): 적이 제나라에 갈 때.
• 赤(적): 子華(자화)의 이름.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適(적): '가다'라는 뜻의 동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8) 乘肥馬, 衣輕裘(승비마, 의경구): 살진 말을 타고 가벼운 모피 옷을 입다. 생활이 풍요로움을 뜻한다.
• 衣(의): '입다'라는 뜻의 동사.

9) 吾聞之也(오문지야): 내가 그것을 듣다.
• 之(지): 君子周急不繼富(군자주급불계부)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10) 君子周急不繼富(군자주급불계부): 군자는 다급함을 구제하지 부유함에다 더 보태지 않다.
• 周(주): (경제적 어려움을) 구제하다. 賙(주)와 같다.
• 繼(계): 보태다.


06‧05

原思爲之宰, 與之粟九百, 辭. 子曰: “毋! 以與爾鄰里鄕黨乎!”

원사위지재, 여지속구백, 사. 자왈: "무! 이여이린리향당호!"

 

원사가 사무장이 되어 받는 봉급이 900이라 사양한즉,
선생 “그럴 것 없지. 네 이웃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면 되지 않나!”

 

1) 原思爲之宰(원사위지재): 원사가 그의 가재가 되다.
• 原思(원사):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 이름은 헌(憲), 자는 자사(子思). 공자보다 36세 아래였다.
• 之宰(지재): 그의 가재(家宰) 즉 가신의 우두머리. 당시 공자는 노나라의 대부였기 때문에 가신을 둘 수 있었다.
• 之(지): 공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로 관형어로 쓰였다. 其(기)와 같다.

2) 與之粟九百(여지속구백): 그에게 곡식 9백 말을 주다.
• 之(지): 原思(원사)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3) 毋(무): 그러지 말아라.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뒤에 '사양하다'라는 뜻의 동사 辭(사)가 생략되어 있다.

4) 以與爾隣里鄕黨乎(이여이린리향당호): (이것을) 너의 이웃과 고장에 주라.
• 以(이): 동작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다음에 목적어로서 粟九百(속구백)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 與(여): 주다. 생략된 粟九百(속구백)이 직접 목적어이고 爾隣里鄕黨(이린리향당)이 간접 목적어이다.
• 隣里鄕黨(린리향당): 원래 5호가 隣(린), 25호가 里(리), 12,500호가 鄕(향), 500호가 黨(당)이지만 여기서는 모두 마을이라는 뜻으로 자기 집을 중심으로 한 주변의 크고 작은 마을 즉 자기 고장을 가리킨다.
• 乎(호): 명령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6‧06

子謂仲弓, 曰: “犁牛之子騂且角, 雖欲勿用, 山川其舍諸?”

자위중궁, 왈: "리우지자성차각, 수욕물용, 산천기사제?"

 

선생이 중궁을 평하여 말하기를 “검은 소의 새끼일망정 털빛도 붉고 뿔도 곧으니, 안 쓰자 해도 산천의 귀신이 그를 버릴까!”

 

1) 仲弓(중궁): 염옹(冉雍)의 자(字).

2) 犁牛之子騂且角(리우지자성차각): 얼룩소의 새끼가 털빛도 붉고 뿔도 나다.
• 犁牛(리우): 노란 털과 검은 털이 섞인 얼룩소. 제사에 사용하는 희생은 털빛이 순일해야 하기 때문에 얼룩소는 희생으로는 쓰지 못하고 밭을 가는 데나 썼다.
• 騂(성): 붉다. 주나라 때는 붉은색을 고귀한 것으로 쳤기 때문에 제사 때 붉은색 가축을 희생으로 썼다.
• 且(차): 체증(遞增)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角(각): 뿔이 나다. 희생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충분하게 자랐음을 뜻한다.

3) 雖欲勿用(수욕물용): 비록 (제사의 희생으로) 쓰지 않으려고 한들.
• 勿(물): 不(불)과 같다.

4) 山川其舍諸(산천기사저): 산천(의 신)이 어찌 그것을 내버려두겠는가. 아버지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식이 유능하면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 山川(산천): 제사를 받는 존재인 산천의 신을 가리킨다.
• 其(기): '어찌'라는 뜻의 의문대사. 豈(기)와 같다.
• 舍(사): 버리다. 捨(사)와 같다.
• 諸(제): 之乎(지호)와 같으며 之(지)는 犁牛之子(리우지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이고 乎(호)는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이다.


06‧07

子曰: “回也, 其心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

자왈: "회야, 기심삼월불위인, 기여칙일월지언이이의."

 

선생 “회는 석 달을 두고도 사람다운 마음씨에 변함이 없건만, 다른 사람들이야 겨우 하루 동안 또는 한 달 동안 될까 말까지.”

 

1) 其心三月不違仁(기심삼월불위인): 그 마음이 석 달 동안 인에서 떠나지 않다.
• 其(기): 回(회)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三月(삼월): 구체적으로 삼 개월이라는 뜻이 아니라 오랜 기간을 뜻한다.
• 違(위): 떠나다, 멀리하다.

2) 日月至焉而已矣(일월지언이이의): 하루나 한 달 거기에 이를 뿐이다.
• 日月至焉(일월지언): 일시적으로 인에 생각이 미친다는 뜻이다.
• 焉(언): 於是(어시)와 같으며 是(시)는 仁(인)을 가리킨다.
• 而已矣(이이의): '~일 뿐이다'라는 뜻의 어기조사.


06‧08

季康子問: “仲由可使從政也與?” 子曰: “由也果, 於從政乎何有?”

계강자문: "중유가사종정 야여?" 자왈: "유야과, 어종정호하유?"

 

曰: “賜也可使從政也與?” 曰: “賜也達, 於從政乎何有?”

왈: "사야가사종정야여?" 왈: "사야달, 어종정호하유?"

 

曰: “求也可使從政也與?” 曰: “求也藝, 於從政乎何有?”

왈: "구야가사종정야여?" 왈: "구야예, 어종정호하유?"

 

계강자가 묻기를 “중유에게는 정사를 맡겨도 좋을까요?”
선생 “유는 배짱이 있으니 정사를 맡겨도 문제가 없습니다.”
“사에게 정사를 맡겨도 좋을까요?” “사는 사리에 통달하니 정사를 맡겨도 문제가 없습니다.”
“구에게 정사를 맡겨도 좋을까요?” “구는 재주가 뛰어나니 정사를 맡겨도 문제가 없습니다.”

 

1) 季康子(계강자): 노(魯)나라의 대부 계손비(季孫肥).

2) 仲由可使從政也與(중유가사종정야여): 중유는 (그로 하여금) 정치에 종사하게 할 수 있는가.
• 仲由(중유): 공자의 제자. 자는 자로(子路).
• 使從政(사종정): 정치에 종사하게 하다. 使(사) 다음에 목적어가 생략되어 있다.
• 也與(야여):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於從政乎何有(어종정호하유): 정치에 종사하는 데 (문제가 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 乎(호):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何有(하유): 의문문에서 동사와 목적어가 도치된 것.

4) 賜(사): 단목사(端木賜), 자는 자공(子貢).

5) 求(구): 염구(冉求), 자는 자유(子有).


06‧09

季氏使閔子騫爲費宰. 閔子騫曰: “善爲我辭焉! 如有復我者, 則吾必在汶上矣.”

계씨사민자건위비재. 민자건왈: "선위아사언! 여유부아자, 칙오필재문상의."

계씨가 민자건을 비 지방 원으로 보내려고 사람을 보낸즉, 민자건이 말하기를“적당한 말로 거절해 주십시오. 다시 또 그런 말을 하면 나는 국경 지방 문강 기슭으로 가버리겠습니다.”

 

1) 季氏使閔子騫爲費宰(계씨사민자건위비재): 계씨가 민자건으로 하여금 비읍의 수장이 되게 하다.
• 閔子騫(민자건): 이름은 손(損), 子騫(자건)은 그의 자.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 공자보다 15세 아래였다.
• 費宰(비재): 비읍의 수장. 費(비)는 계씨의 식읍으로 지금의 산동성 비현(費縣) 서북쪽에 있었다.

2) 善爲我辭焉(선위아사언): 나를 위하여 이 일을 잘 사절해달라.
• 焉(언): 之(지)와 같다.

3) 如有復我者(여유복아자): 만약 나에게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 如(여):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 復(돌아올복): 되돌아오다.

4) 必在汶上矣(필재문상의): 틀림없이 문수의 북쪽에 있을 것이다.
• 汶(문): 지금의 대문하(大汶河).
• 上(상): 일반적으로 강의 북쪽을 가리킨다. 汶水(문수)는 당시 노나라와 제나라의 국경을 이룬 강으로 노나라는 이 강의 남쪽에 있고 제나라는 이 강의 북쪽에 있었다. 그러므로 在汶上(재문상)은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에 가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 矣(의): 필연의 결과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6‧10

伯牛有疾, 子問之, 自牖執其手, 曰: “亡之, 命矣夫! 斯人也而有斯疾也! 斯人也而有斯疾也!”

백우유질, 자문지, 자유집기수, 왈: "망지, 명의부! 사인야이유사질야! 사인야이유사질야!"

 

백우가 앓고 누웠을 때 선생님이 문병을 갔다. 들창 밖에서 그의 손을 쥐고 말하기를 “죽게 되다니! 천명인가 보다. 이 사람이 이런 병에 걸리다니! 이 사람이 이런 병에 걸리다니!”

 

1) 伯牛有疾(백우유질): 백우가 질병을 가지고 있다.
• 伯牛(백우): 공자의 제자 염경(冉耕). 伯牛(백우)는 그의 자. 덕행이 안회(顔回)·민손(閔損) 다음가는 훌륭한 제자였는데 당시 그는 문둥병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 有(유): '가지고 있다'라는 뜻의 동사로 疾(질)을 그 목적어로 한다.

2) 自牖執其手(자유집기수): 창문에서 그의 손을 잡다. 백우가 악질에 걸려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공자가 창문 밖에서 그의 손을 잡았다.
• 自(자): 시발점을 표시하는 전치사. 공자가 손을 내민 지점을 표시한다.

3) 亡之(망지): 그를 잃다.
• 亡(잃을망): '잃다'라는 뜻의 동사.
• 之(지): 伯牛(백우)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4) 命矣夫(명의부): 운명이구나.
• 矣夫(의부):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矣(의)와 夫(부)는 원래 각각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이다.

5) 斯人也而有斯疾也(사인야이유사질야): 이 사람이면서 이 질병을 가지고 있구나.
• 斯人也(사인야): (백우처럼 인품이 훌륭한) 이런 사람이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而(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有斯疾也(유사질야): 이처럼 희귀한 난치병을 가지고 있구나.
• 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6‧11

子曰: “賢哉, 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 回也!”

자왈: "현재, 회야! 일단사, 일표음, 재루항, 인불감기우, 회야불개기락. 현재, 회야!."

 

선생 “잘났구나! 회야말로. 한 그릇 밥, 한 종지 물로 움막살이를 하게 되면, 사람들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련만, 회는 즐거운 모습에 변함이 없으니, 잘났구나! 회야말로.”

 

1) 賢哉回也(현재회야): 훌륭하도다 회는. 감탄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賢哉(현재)와 回也(회야)를 도치시킨 것.
• 哉(재)·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 一簞食(일단사): 한 도시락의 밥.
• 簞(단): 대나무 오리를 얽어서 만든 밥그릇. 여기서는 밥의 양을 헤아리는 양사(量詞)로 쓰였다.
• 食(밥사): 밥.

3) 一瓢飮(일표음): 한 바가지의 음료.
• 瓢(표): 박을 쪼개어 만든 바가지. 여기서는 물의 양을 헤아리는 양사로 쓰였다.
• 飮(음): 마실 것. 물을 가리킨다.

4) 在陋巷(재루항): 누추한 거리에 있다.
• 陋巷(루항): 빈민촌을 뜻한다.


06‧12

冉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畵.”

염구왈: "비불설자지도, 역불족야." 자왈: "력불족자, 중도이폐. 금녀화."

 

염구 “선생님의 교훈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힘이 모자라는 탓입니다.”
선생 “힘이 모자라면
중도에서 쓰러지는 법이야.
지금 너는 미리 그만두는 셈이거든.”

 

1) 說子之道(열자지도):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다.
• 說(열): '기쁘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기뻐하다, 좋아하다'라는 뜻의 의동사로 전용된 것. 悅(열)과 같다.

2) 今女畵(금여획): 지금 너는 선을 긋다.
• 女(여): 汝(여)와 같다.
• 畵(가를획): 구획하다, 선을 긋다.


06‧13

子謂子夏曰: “女爲君子儒! 無爲小人儒!”

자위자하왈: "녀위군자유! 무위소인유!"

 

선생이 자하더러 말하기를 “너는 참된 학자가 되어야지, 하찮은 학자는 되지 말라.”

 

1) 子夏(자하): 위(衛)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인 복상(卜商)의 자(字).

2) 女爲君子儒(여위군자유): 너는 군자다운 선비가 되어라.
• 女(여): 汝(여)와 같다.
• 君子(군자): '군자답다'라는 뜻의 형용사로서 儒(유)를 수식하는 관형어.

이는 君子三樂(군자삼락)이나 君子國(군자국)과 같은 복합 명사의 일부로서의 君子(군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人不知而不慍(인불지이불온), 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는다면 역시 군자답지 않겠느냐[『論語(논어)·學而(학이) 1』])에서도 君子(군자)가 형용사로 쓰인 예를 볼 수 있는데 다만 이 경우는 관형어가 아니라 술어라는 점이 다르다.

3) 無爲小人儒(무위소인유): 소인적인 선비가 되지 말라.
• 無(무):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毋(무)와 같다.


06‧14

子游爲武城宰. 子曰: “女得人焉爾乎?” 曰: “有澹臺滅明者, 行不由徑, 非公事, 未嘗至於偃之室也.”

자유위무성재. 자왈: "녀득인언이호" 왈: "유담대멸명자, 행불유경, 비공사, 미상지어언지실야."

 

자유가 무성 지방 원이 되었다.
선생 “너는 쓸 만한 사람을 만났느냐?”
“담대멸명이란 사람이 있는데, 샛길은 걷지도 않고, 공사가 아니면 방에 들어오는 일이 없습니다.”

 

1) 子游(자유): 오(吳)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인 언언(言偃)의 자.

2) 武城(무성): 노나라의 읍 이름.

3) 女得人焉爾乎(여득인언이호): 너는 여기서 사람을 얻었는가.
• 焉爾(언이): 於此(어차), 於是(어시)와 같다.
• 焉(언): 장소를 표시하는 전치사. 於(어)와 같다.

• 爾(이): 근칭 지시대사. 此(차)와 같다.
• 乎(호):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澹臺滅明(담대멸명): 노나라 무성 사람. 澹臺(담대)가 성이고 滅明(멸명)이 이름이며, 자는 자우(子羽)이다. 공자의 제자로 공자보다 39세 아래였다.

5) 行不由徑(행불유경): 길을 갈 때 지름길을 지나지 않다. 일을 편의주의에 입각하여 처리하지 않음을 뜻한다.
• 由(유): '지나다, 경유하다'라는 뜻의 동사.

6) 未嘗(미상): '일찍이 ~한 적이 없다'라는 뜻의 관용어.

 

7) 偃(언): 子游(자유)의 이름.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06‧15

子曰: “孟之反不伐, 奔而殿, 將入門, 策其馬, 曰: ‘非敢後也, 馬不進也.’”

자왈: "맹지반불벌, 분이전, 장입문, 책기마, 왈: '비감후야, 마부진야."

 

선생 맹지반은 뽐내지 않는다. 도망칠 때 뒷처리를 맡고, 성문으로 들어와서는 말에 채찍질하면서 말하기를 ‘뒷처지자고 해서 처진 것이 아니라, 요놈의 망아지가 달려 주어야지!’라고 하였다.”

 

1) 孟之反(맹지반): 노나라의 대부. 이름이 측(側)이고 之反(지반)은 그의 자이다.

2) 奔而殿(분이전): 후퇴하면서 후방을 지키다.
• 奔(분): 전쟁에서 패배하여 도망가다.
• 殿(전): 군대 행렬의 맨 후방에서 군대를 보호하면서 행군을 독려하다. 맹지반은 기원전 484년 노나라의 성문 밖에서 있은 제나라 군사와의 싸움에서 크게 패배하여 성안으로 후퇴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그는 퇴각하는 군대의 뒤를 지키면서 마지막으로 성에 도착했다.


06‧16

子曰: “不有祝鮀之佞, 而有宋朝之美, 難乎免於今之世矣.”

자왈: "불유축타지녕, 이유송조지미, 난호면어금지세의."

 

선생 “축타 같은 말재주나 송조 같은 미남이 아니고서는 요즘 세상에서는 살기 어려울 거야!”

 

1) 祝鮀(축타): 위(衛)나라의 대부로 자가 자어(子魚)이다. 그는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축문을 읽는 축관의 관직에 있었기 때문에 祝鮀(축타)라고 했다. 『좌전(左傳)·정공 4년(定公四年)』의 기재에 의하면 그는 말재주가 뛰어나 소릉(昭陵)에서 제후들이 회합할 때 채(蔡)나라를 위(衛)나라보다 위에 두려고 하자 위나라의 시조 강숙(康叔)을 내세우며 논쟁을 벌여 위나라를 상위에 둘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공자는 그의 이러한 능력을 높이 평가하여 위령공이 그의 무도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자리를 잃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로 꼽았다. (「헌문편 19」 참조.)

2) 宋朝(송조): 송나라의 공자로 朝(조)는 그의 이름이다. 그는 위(衛)나라의 대부로 있을 때 양공(襄公)의 부인 선강(宣姜) 및 영공(靈公)의 부인 남자(南子)와 사통한 적이 있었다.

3) 難乎免於今之世矣(난호면어금지세의): 오늘날의 세상에서 (화를) 면하기 어렵다.
• 乎(호):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今之世(금지세): 오늘날의 (혼란한) 세상.
• 矣(의): 필연의 결과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6‧17

子曰: “誰能出不由戶? 何莫由斯道也?”

자왈: "수능출불유호? 하막유사도야?"

 

선생 “누구나 들고 날 때 문을 거치지 않을까마는 왜 이 길로 가려고 하지 않을까?”

 

1) 出不由戶(출불유호): 밖으로 나감에 방문을 통하지 않다.
• 由(유): '지나다, 통과하다'라는 뜻의 동사.

 

2) 何莫由斯道也(하막유사도야): 어째서 아무도 이 길을 가지 않는가. 실제로 아무도 없었다기보다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莫(막): 아무도 ~하지 않다.

• 斯道(사도): 구체적인 길과 선왕의 도를 동시에 가리키는 중의적 표현.


06‧18

子曰: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 然後君子.”

자왈: "질승문칙야, 문승질칙사. 문질빈빈, 연후군자."

 

선생 “바탕이 맵시보다 나으면 촌뜨기, 맵시가 바탕보다 나으면 글 친구, 바탕이나 맵시가 한데 어울려야 훌륭한 인물일거야.”

 

1) 質勝文則野(질승문즉야): 실질이 문채를 능가하면 투박하다.
• 野(야): 아름답게 꾸미지 않아 야성스럽고 질박한 상태를 뜻한다.

2) 文勝質則史(문승질즉사): 문채가 실질을 능가하면 부화(浮華)하다.
• 史(사): 실질적인 내용은 보잘것없으면서 겉모양만 번지르르한 상태를 뜻한다.

3) 彬彬(빈빈): 두 가지가 적절히 섞여서 조화와 균형을 이룬 모양.

4) 然後君子(연후군자): 그런 뒤에야 군자답다.
• 君子(군자): 명사가 형용사로 전용된 것.


06‧19

子曰: “人之生也直, 罔之生也幸而免.”

자왈: "인지생야직, 망지생야행이면."

 

선생 “사람은 날 때부터 곧은 것이다. 속임수로 살아나는 것은 요행으로 화를 면하는 거야.”

 

1) 人之生也直(인지생야직): 사람의 삶은 정직하다. 정직이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뜻이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2) 罔之生也幸而免(망지생야행이면): 그것이 없이 사는 것은 요행히 (죽음을) 면한 것이다.
• 罔(망): 없다.
• 之(지): 直(직)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幸而(행이): 요행히.
• 而(이): 부사 접미사. 然(연)과 같다.


06‧20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자왈: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

 

선생 “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하지.”

 

1) 知之者不如好之者(지지자불여호지자): 그것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06‧21

子曰: “中人以上, 可以語上也; 中人以下, 不可以語上也.”

자왈: "중인이상, 가이어상야; 중인이하, 불가이어상야."

 

선생 “중 이상이 되는 사람에게는 수준 높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중 이하의 사람에게는 수준 높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1) 中人以上(중인이상): 중등 수준인 사람 이상. 사회적 신분의 고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과 인격 도야의 정도를 말한다.


2) 可以語上也(가이어상야): 높은 수준의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다.
• 可以(가이): '~할 수 있다, ~해도 좋다'라는 뜻의 조동사.


06‧22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번지문지. 자왈: "무민지의, 경귀신이원지, 가위지의."

 

問仁. 曰: “仁者先難而後獲, 可謂仁矣.”

문인. 왈: "인자선난이후획, 가위인의."

 

번지가 지혜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 “옳은 사람 노릇에 철저하며, 귀신은 공경할 뿐 이를 멀리하면 슬기롭다 하겠지.”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 “사람 구실하는 사람은 어려운 일은 도맡고, 이익은 남에게 돌리니, 그러면 사람답다고 할 수 있겠지.”

 

 

1) 樊遲(번지): 제(齊)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인 번수(樊須). 자가 자지(子遲)이며, 공자보다 36세 아래였다.

2) 務民之義(무민지의): 사람들이 의로움에 이르도록 힘쓰다.
• 民(민): 사람, 인간. 피통치자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를 가리킨다.
• 之(지): '가다, 이르다'라는 뜻의 동사.

3) 仁者先難而後獲(인자선난이후획): 인자함이란 어려움을 우선시하고 수확을 뒤로 돌리는 것이다.
• 者(자):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06‧23

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자왈: "지자요수, 인자요산. 지자동, 인자정. 지자낙, 인자수."

 

선생 “지혜 있는 이는 물을 즐기고, 사람다운 이는 산을 즐긴다. 지혜 있는 이는 서성거리고, 사람다운 이는 고요하다. 지혜 있는 이는 경쾌하고, 사람다운 이는 장수한다.”

 

1) 知者樂水(지자요수): 지혜로운 사람이 물을 좋아하다.
• 知(지): 智(지)와 같다.
• 樂(좋아할요): 좋아하다.

 

2) 知者樂(지자락): 지혜로운 사람이 (인생을) 즐기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태도로 인생을 즐겁게 산다는 뜻이다.
• 樂(즐거울락): '즐겁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즐거워하다'라는 뜻의 의동사로 전용된 것.

3) 仁者壽(인자수): 어진 사람이 장수하다. 담담하고 고요한 마음가짐으로 평탄한 삶을 영위하여 결과적으로 천수를 다한다는 뜻이다.


06‧24

子曰: “齊一變, 至於魯; 魯一變, 至於道.”

자왈: "제일변, 지어로; 노일변, 지어도."

 

선생 “제나라가 한 번 변하면 노나라만큼 되고, 노나라가 한 번 변하면 질서가 설 것이다.”

 

 

1) 魯一變至於道(로일변지어도): 노나라가 한번 변하면 도에 이르다. 강태공(姜太公) 여망(呂望)을 봉한 나라가 제나라이고 주공(周公)을 봉한 나라가 노나라이다. 그러므로 두 나라는 모두 선왕의 유풍을 지니고 있었지만, 노나라는 주나라의 예의와 제도를 잘 계승하여 공자의 이상에 매우 접근한 나라였고, 제나라는 자연 조건이 좋아 백성이 부유하고 국력이 강성하여 환공(桓公) 같은 사람이 관중(管仲)을 등용하여 한때 패도 정치를 실시하는 등 노나라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나라였음을 말한다.


06‧25

子曰: “觚不觚, 觚哉! 觚哉!”

자왈: "고불고, 고재!고재!"

 

선생 “술잔이 술잔답지 않으면 술잔일까! 술잔일까!”

 

1) 觚不觚(고불고): 고가 고답지 않다.
• 觚(고): 배 부분과 다리 부분에 네 개의 모서리가 있는 제례용 술잔. 첫번째 觚(고)는 개체로서의 고를 가리키고 두번째 觚(고)는 원래의 형태를 가진 이상적인 고의 성질을 가리키며, 첫번째 觚(고)는 명사이고 두번째 觚(고)는 형용사로 전용된 것이다. 고는 원래 모서리가 있어야 하는데 당시에는 모서리가 없는 것도 고라고 했기 때문에 공자가 이를 빌려 황폐해진 정치의 도를 개탄한 것이다. "信如君不君(신여군불군), 臣不臣(신불신), 父不父(부불부), 子不子(자불자), 雖有粟(수유속), 吾得而食諸?(오득이식제?)"(진실로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고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않고 아들이 아들답지 않다면 비록 곡식이 있다고 한들 내가 그것을 먹을 수가 있겠습니까[『論語(논어)·顔淵(안연) 11』])라고 한 말에서 그의 이러한 심경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2) 觚哉(고재): 고이랴.
• 哉(재): 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00) 觚 : 술잔.


 

06‧26

宰我問曰: “仁者, 雖告之曰, ‘井有仁焉.’ 其從之也?”

재아문왈: "인자, 수고지왈, '정유인언.' 기종지야?"

 

子曰: “何爲其然也? 君子可逝也, 不可陷也; 可欺也, 不可罔也.”

자왈: "하위기연야? 군자가서야, 불가함야; 가기야, 불가망야."

 

재아가 묻기를 “사람 구실하는 사람은 ‘함정 속에 사람이 빠졌습니다’하면은 뛰어듭니까?”
선생 “왜 그렇기야 할라구! 참된 사람은 가보기는 하겠지만 풍덩 빠지지는 않을 거다. 둘리는 수도 있지만 속아 떨어지지는 않지.”

 

1) 宰我(재아):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여(予), 자는 자아(子我).

2) 井有仁焉(정유인언): 우물 속에 인이 있다.
• 焉(언):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其從之也(기종지야): 그가 그것을 좇아가는가. 어진 사람이 우물 속 깊은 곳에 있는 인을 찾아가느냐는 뜻이다.
• 其(기): 仁者(인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之(지): 仁(인)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4) 何爲其然也(하위기연야): 무엇 때문에 그러하겠는가. 어진 사람이 왜 사리판단을 못 할 정도로 우매하겠느냐는 말이다.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 然(연): 그러하다.

5) 君子可逝也, 不可陷也(군자가서야, 불가함야): 군자는 (그로 하여금 우물까지) 가게 할 수는 있으나 (그로 하여금 우물에) 빠지게 할 수는 없다. 군자는 인을 찾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없는 일로 인하여 목숨을 버릴 만큼 어리석은 일을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6) 可欺也, 不可罔也(가기야, 불가망야): 속일 수는 있으나 우롱할 수는 없다. 군자를 그럴듯한 방법으로 잠시 속일 수는 있으나 사리에 맞지 않는 방법으로 우롱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君子可欺以其方(군자가기이기방), 難罔以非其道(난망이비기도)"(군자는 사리에 맞는 방법으로 속일 수는 있지만 도리에 맞지 않는 방법으로 우롱하기는 힘들다[『孟子(맹자)·萬章(만장) 上(상)』])라는 말은 이 구절에 대한 좋은 주석이 된다.


06‧27

子曰: “君子博學於文, 約之以禮, 亦可以弗畔矣夫!”

자왈: "군자박학어문, 약지이례, 역가이불반의부!"

 

선생 “참된 인물은 널리 글공부를 하며, 예법으로 몸단속을 할 것이니, 그러므로 엇나가는 일이 좀처럼 없을 것이 아니냐!”

 

1) 博學於文(박학어문): 널리 문물을 배우다.
• 於(어): 동작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 文(문): 육경을 비롯한 과거의 전적에 담겨 있는 문물을 가리킨다.

2) 約之以禮(약지이례): 예로써 자신을 절제하다.
• 之(지): 君子(군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3) 亦可以弗畔矣夫(역가이불반의부): 역시 정도를 위배하지 않을 수 있으리라.
• 可以(가이): '~할 수 있다, ~해도 좋다'라는 뜻의 조동사.
• 弗(불): ~하지 않다.
• 畔(반): 배반하다, 위배하다. 叛(반)과 같다.
• 矣夫(의부):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6‧28

子見南子, 子路不說. 夫子矢之曰: “予所否者, 天厭之! 天厭之!”

자견남자, 자로불설. 부자시지왈: "여소부자, 천염지! 천염지!"

 

선생이 남자 부인을 만난즉 자로가 언짢아했다.
선생은 맹세하여 말하기를
“내가만일 만나지 않는다면 하늘이 나를 버릴 거야. 하늘이 나를 버릴 거야.”

 

1) 南子(남자): 위(衛)나라 영공(靈公)의 부인으로 음란하기로 악명 높은 여자였다. 공자가 위나라에 갔을 때 그녀가 만나주기를 청했다. 공자가 거절했지만 그녀가 집요하게 요구하는 바람에 공자는 부득이하다고 생각하여 만나주었는데 자로가 이 일을 불쾌하게 생각했다.

2) 夫子矢之(부자시지): 선생님이 맹세하다.
• 矢(시): 맹세하다.
• 之(지):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3) 予所否者(여소비자): 내가 만약 나빴다면.
• 所(소):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주로 맹세를 할 때 쓴다.

• 否(악할비): 나쁘다, 비열하다.
• 者(자): 가정이나 조건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天厭之(천염지): 하늘이 나를 미워하다.
• 之(지): 일인칭대사.


06‧29

子曰: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民鮮久矣.”

자왈: "중용지위덕야, 기지의호! 민선구의."

 

선생 “중용의 올바른 실천이란 지극한 것인가 보다! 사람들은 오래 오래 실천하지 못하거든.”

 

1)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중용지위덕야, 기지의호): 중용의 덕 됨됨이는 아마도 지고지상(至高至上)이리라.
• 中庸(중용):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으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는 이상적인 상태.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爲德(위덕): 덕 됨됨이, 덕으로서의 됨됨이.
• 爲(위): ~이 되다, ~이다. 爲人(사람됨)의 爲(위)와 같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矣乎(의호):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其(기)와 함께 쓰이는 경우 추측의 어기를 내포한다.

2) 民鮮久矣(민선구의): 백성들이 드물게 (중용에) 오래 머물게 되다.
• 鮮(선): 久(구)를 수식하는 부사어.
• 久(구): 오래 머물다.

• 矣(의): ~하게 되다. 상황의 변화나 새로운 상황의 출현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06‧30

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자공왈: "여유박시어민이능제중, 하여? 가위인호?"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자왈: "하사어인! 필야성호! 요순기유병제! 부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 능근취비, 가위인지방야이."

 

자공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어 그들을 구제할 수만 있다면 어떻습니까? 사람 구실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선생 “어찌 사람 구실만 한다고 할까! 그야 성인(聖人)이지!
요순 같은 분들도 그 일로 애를 태웠다. 대체로 사람 구실하는 사람은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을 세우고, 제 앞을 트고 싶으면 남의 앞길을 터 준다. 제 앞장부터 잘 처리할 수 있는 그것이 사람 구실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게다.”

 

 

1)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여유박시어민이능제중): 백성들에게 널리 베풀고 민중을 구제할 수 있음이 있다면.
• 如(여):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2) 何事於仁(하사어인): 어찌 어질 뿐이겠는가.
• 事(사): ~에 그치다, ~일 뿐이다. 啻(시)와 같다.

3) 必也聖乎(필야성호): 틀림없이 성스럽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乎(호):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堯舜其猶病諸(요순기유병저): 요순도 아마 오히려 그것을 힘들어했으리라.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猶(유): 오히려.
• 病(병): 힘들어하다.

• 諸(저): 之乎(지호)와 같으며 之(지)는 博施於民而能濟衆(박시어민이능제중)을 가리키는 인칭대사이고, 乎(호)는 감탄의 어기와 추측의 어기를 함께 지닌 어기조사.

5) 夫仁者(부인자): 대체로 어진 사람은.
• 夫(부): 문장의 첫머리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청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작용을 하는 어기조사. 특별한 의미는 없고 다음에 오는 말이 일반적으로 그러하다는 어감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런 어기조사를 보통 발어사(發語詞)라고 한다.

 

6) 己欲立而立人(기욕립이립인): 자기가 (어느 곳에) 서고 싶으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거기에) 서게 하다.
• 而(이): ~하면 곧.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하는 접속사. 則(칙)과 같다.

 

7) 己欲達而達人(기욕달이달인): 자기가 (어느 곳에) 도달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거기에) 도달하게 하다.

8) 能近取譬(능근취비): 가까이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자기 또는 자기 가까이에 있는 것을 보고 남의 입장을 미루어 안다는 뜻이다. 己欲立而立人(기욕립이립인)과 己欲達而達人(기욕달이달인)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近(근): 取(취)를 수식하는 부사어.
• 譬(비): 하나의 사실을 통하여 다른 사실을 미루어 알다.

9) 可謂仁之方也已(가위인지방야이): 인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也已(야이):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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