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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八佾(팔일)편 - 예의 본질을 알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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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孔子謂季氏,“八佾舞於庭,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공자위계씨,"팔일무어정, 시가인야, 숙불가인야?"

 

공 선생이 계씨를 평하여 말하기를 “여덟 줄의 춤을 제 집에서 추게 하니 그런 짓을 하는 솜씨면 무슨 짓은 못할까!”

 

1) 孔子謂季氏(공자위계씨): 공자가 계씨를 비판하다.
• 謂(위): '평론하다, 비판하다'라는 뜻의 동사.
• 季氏(계씨): 계손씨(季孫氏)의 후예로 노(魯)나라 소공(昭公) 때의 대부였던 계평자(季平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계손씨는 맹손씨(孟孫氏, 일명 仲孫氏(중손씨))·숙손씨(叔孫氏)와 더불어 춘추 시대 후기에 노나라의 정치를 전횡한 세도가인 이른바 삼가(三家)의 하나로 삼가 가운데서도 세도가 가장 컸던 집안이다. 맹손씨·숙손씨·계손씨는 각각 노나라 환공(桓公, 711~694 B. C. 재위)의 아들인 중경보(仲慶父, 일명 孟氏(맹씨))·숙아(叔牙)·계우(季友)의 집안이기 때문에 삼환(三桓)이라고도 한다. 이들 삼가는 분에 넘치는 외람된 짓을 많이 했다. 당시의 예법에 의하면 악무를 공연할 때 천자의 무대(舞隊)는 여덟 줄, 제후는 여섯 줄, 대부는 네 줄, 사(士)는 두 줄로 늘어서게 되어 있었는데 노나라는 주나라 왕실에 공이 큰 주공(周公)을 봉한 나라이기 때문에 제후국이지만 예외적으로 팔일무가 허용되었다. 그러나 계손씨는 대부의 신분이므로 그럴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감히 팔일무를 공연했던 것이다. 공자의 말대로 그는 나중에 과연 소공을 축출하고 말았다.

2) 八佾(팔일): 팔일무.
• 八佾(팔일): 여덟 줄. 천자가 공연할 수 있는 악무인 팔일무를 가리킨다.
• 佾(일): 춤추는 사람의 행렬. 한 줄의 인원 수에 대해서는 여덟 명이라는 설과 佾(일)의 수와 같다는 설이 있다.

3) 是可忍也(시가인야): 이것을 용인할 수 있다면.
• 是(시): 八佾舞於庭(팔일무어정)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 忍(인):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하도록 용인하다.
• 也(야): 원래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인데 문맥에 의하여 가정의 어기를 다분히 지니고 있다.

4) 孰不可忍也(숙불가인야): 무엇을 용인하지 못하겠는가.
• 孰(숙): 사물을 묻는 의문대사. 孰(숙)은 보통 사람을 묻는 의문대사로 쓰이지만 이 경우처럼 간혹 사물이나 사실을 묻는 의문대사로 쓰이기도 한다.



03‧02 

三家者以雍徹. 子曰: “'相維辟公, 天子穆穆', 奚取於三家之堂?”

삼가자이옹철. 자왈: "'상유벽공, 천자목목', 해취어삼가지당?"  

 

세 대부의 집안에서 천자의 노래로 제사를 마치니, 선생: “‘줄줄이 늘어선 제후들. 천자의 묵묵한 모습’이 세 대부 집안의 어느 구석에 있는가 말이야.”

 

1) 三家者(삼가자): 위에서 말한 맹손씨(孟孫氏)·숙손씨(叔孫氏)·계손씨(季孫氏)의 집안.
• 者(자): 복수의 수량사(數量詞) 뒤에 붙는 구조조사.

 

2) 以「雍」徹(이「옹」철): 「옹」으로써 철상하다.
• 雍(옹): 『시경·주송(周頌)』의 편명인 「옹(雝)」을 가리킨다. 천자가 종묘에 제사를 지낼 때 제사가 끝나고 나서 「옹」을 연주했다.
• 徹(철): 撤(철)과 같은 뜻으로 철상(撤床) 즉 제사가 끝난 후 제사상을 치운다는 뜻. 대부인 삼가(三家)가 「옹」을 연주하는 것은 매우 분에 넘치는 짓이다.

3) 相維辟公, 天子穆穆(상유벽공, 천자목목): 제사를 도와주는 사람은 제후들이요 천자의 태도는 공손하다. 「옹」의 제3·4구이다.
• 相(상): 제사를 도와주는 사람.
• 維(유): '이다'라는 뜻의 동사. 惟(유)·唯(유)와 같다.

• 辟公(벽공): 제후.
• 穆穆(목목): 공손한 모양.



03‧03 

子曰: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자왈: "인이불인, 여례하? 인이불인, 여락하?"

 

선생 “사람이 사람답지 않으면 예법은 무엇하며, 사람이 사람답지 않으면 음악은 무엇하겠는가!”

 

1) 人而不仁(인이불인): 사람이 만약 어질지 않다면.
• 而(이):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2) 如禮何(여례하): 예에 의거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예를 행하는 것이 아무 소용도 없다는 뜻이다.
• 如(여): '따르다, 의거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여기서는 '~에 따라 행하다, ~에 의거하여 행하다, 행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03‧04 

林放問禮之本. 子曰: “大哉問! 禮, 與其奢也, 寧儉; 喪, 與其易也, 寧戚.”

림방문례지본. 자왈: "대재문! 례, 여기사야, 녕검; 상, 여기역야, 녕척."

 

임방이 예법의 근본정신을 물은즉, 선생 “옳지, 좋은 질문이다. 예식은 사치스런 것 보다 검소한 것이 좋고, 장례식은 번지르르한 것보다 슬픔이 넘쳐야 한다.”

 

1) 林放(림방): 노(魯)나라 사람. 공자의 제자라는 설도 있으나 분명하지 않다.

2) 大哉問(대재문): 크도다 물음이여.
• 哉(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喪與其易也, 寧戚(상여기이야, 녕척): 상사는 (장례식을) 잘 치르는 것보다 오히려 슬픔에 젖는 편이 더 낫다. 與其(여기)~寧(녕)~: '~하기보다 오히려 ~하다, ~하느니 차라리 ~하는 편이 더 낫다'라는 뜻의 관용어.
• 與其(여기): '~에 비하여, ~보다는'이라는 뜻의 선택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로 其(기)가 생략되기도 하며 보통 뒤에 寧(녕)·寧其(영기)·無寧(무녕)·毋寧(무녕)·不如(불여)·不若(불약) 등이 함께 쓰인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易(다스릴이): 다스리다, 돌보다. 여기서는 장례식을 차질이 없도록 잘 치른다는 뜻이다.


03‧05 

子曰: “夷狄之有君, 不如諸夏之亡也.”

자왈: "이적지유군, 불여제하지망야."

 

선생 “되놈의 짓으로 임금 노릇하는 것은 올바른 나라에서 거저 지내는 것만 못하다.”

 

1) 夷狄之有君(이적지유군): 오랑캐가 군주를 가지고 있음.
• 夷狄(이적): 원래 夷(이)는 동쪽 오랑캐, 狄(적)은 북쪽 오랑캐를 가리키는 말이나 여기서는 오랑캐의 통칭으로 쓰였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2) 不如諸夏之亡(불여제하지무): 중원의 여러 나라가 군주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과 같지 않다.
• 不如(불여): 일반적으로 '~만 못하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와 같지 않다'라는 뜻이다.
• 諸夏之亡(제하지무): 중원의 여러 나라가 군주를 가지고 있지 않음. 신하들이 군신의 도를 어지럽혀 마치 군주가 없는 것과 같음을 말한다.
• 夏(하): 크다는 뜻으로 중원을 가리키는 말.
• 亡(없을무): '없다'라는 뜻의 동사. 無(무)와 같다.


03‧06 

季氏旅於泰山. 子謂冉有曰: “女弗能救與?” 對曰: “不能.” 子曰: “嗚呼! 曾謂泰山不如林放乎?”

계씨려어태산. 자위염유왈: "녀불능구여?" 대왈: "불능." 자왈: "오호! 증위태산불여림방호?"

 

계손씨가 태산에서 여제(旅祭)를 지내니, 선생이 염유더러 “너는 말리지 못했더냐?”

대답하기를 “말리지 못했습니다.”
선생 “기막힐 일이다.
글쎄 태산이 임방만 못할까!”

 

1) 季氏旅於泰山(계씨려어태산): 계씨가 태산에서 산신제(山神祭)를 지내려 하다. 뒷 문장을 통하여 아직 산신제를 지내지는 않은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산천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당시의 천자와 제후만이 할 수 있는 일로 대부인 계씨가 산신제를 지낸다는 것은 매우 외람된 일이었다.
• 旅(려): 산신제를 지내다.
• 泰山(태산): 중국 산동성의 옛날 노(魯)나라 경내에 있는 유명한 산으로 오악(五嶽)의 하나.

2) 冉有(염유): 공자의 제자 염구(冉求). 자가 자유(子有)이다. 공자보다 29세 아래였으며 당시 계씨의 가신(家臣)이었다.

3) 女弗能救與(여불능구여): 네가 구제할 수 없는가.
• 女(여): 이인칭대사. 汝(여)와 같다.
• 弗(불): 부정부사로서 목적어가 생략된 타동사나 전치사, 그리고 부사어의 수식을 받지 않는 형용사 술어 앞에 쓰여 不(불)보다 더 강한 부정의 어기를 표시한다. 자동사, 목적어가 생략되지 않은 타동사나 전치사, 부사어의 수식을 받는 술어 앞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 與(여):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嗚呼(오호): 오호, 아아. 슬퍼하거나 탄식할 때 내는 감탄사.

5) 曾謂泰山不如林放乎(증위태산불여림방호): 어찌 태산(의 산신)이 임방만 못하다고 하겠는가. 태산의 산신이 이처럼 외람된 제사를 받고 좋아할 만큼 예를 모를 리가 없다는 뜻이다. 임방은 공자에게 예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물은 적이 있다. (「팔일편 4」 참조.)
• 曾(증): 어찌. 반문을 표시하는 의문대사.


03‧07 

子曰: “君子無所爭. 必也射乎! 揖讓而升, 下而飮. 其爭也君子.”

자왈: "군자무소쟁. 필야사호! 읍양이승, 하이음. 기쟁야군자."

선생 “성실한 사람은 다투지 않는다. 다툼이 있다면 활쏘기 정도지. 서로 절하면서 당상에 오르고, 지면 술을 마시니, 성실한 사람들의 싸움이다!”

 

1) 必也射乎(필야사호): (다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활쏘기이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乎(호):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 揖讓而升(읍양이승): 읍을 하여 겸양의 뜻을 표하고 나서 (당에) 오르다. 옛날의 사례(射禮)는 당상(堂上)에서 거행했는데 두 사람이 짝이 되어 먼저 서로 손을 들어 읍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경의를 표한 후 당에 올라가 활을 쏘았다.

3) 下而飮(하이음): (당에서) 내려와 (술을) 마시다. 下堂而飮酒(하당이음주)의 생략형.

4) 其爭也君子(기쟁야군자): 그 다툼은 군자답다.
• 其(기): 君子無所爭(군자무소쟁)의 君子(군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君子(군자): '군자답다'라는 뜻의 형용사로 君子無所爭(군자무소쟁)의 君子(군자)와는 다르다.


03‧08 

子夏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何謂也?” 

자하문왈: "'교소천혜, 미목반혜, 소이위현혜.'하위야?"

子曰: “繪事後素.”

자왈: "회사후소."

曰: “禮後乎?”

왈: "례후호?"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詩已矣.”

자왈: "기여자상야! 시가여언시이의."

 

자하가 묻기를 “‘방긋 웃는 입매, 반짝이는 눈동자, 흰 바탕에 눈부신 칠이여!’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그림은 흰 바탕 위에 그리는 것이다.”
“예도 나중 일인가요?”
선생 “상이 나를 깨우쳐 주는구나! 인제 너하고 시를 이야기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1) 巧笑倩兮(교소천혜): 귀여운 웃음이 아름답도다. 이 구절과 다음 구절은 각각 『시경·위풍(衛風)·석인(碩人)』 제2장의 제6구 및 제7구이다.
• 兮(혜):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로 주로 운문에 사용한다.

2) 盼(반): 눈동자의 검은색과 흰자위의 흰색이 선명하다.

3) 素以爲絢(소이위현): 흰 바탕을 마련해놓고 문채를 짓다.
• 素(소):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흰 바탕을 마련하다.
• 以(이):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로서 而(이)와 같다.
• 爲絢(위현): 아름다운 문채(文彩)를 만들다. 이 구절은 현전하는 『시경』에는 없는 일시(逸詩)이다.

4) 繪事後素(회사후소): 그림을 그리는 일이 흰 바탕색을 칠하는 것보다 뒤지다.
• 後素(후소): 後於素(후어소)의 생략형.

5) 商也(상야): 상이다.
• 商(상): 복상(卜商) 즉 자하(子夏).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6) 始與言詩已矣(시여언시이의): 비로소 그와 함께 시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되다.
• 與(여): 다음에 商(상)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된 형태이다. 고대 중국어에 있어서는 이처럼 전치사의 목적어가 왕왕 생략되었다.
• 詩(시): 고서에서 말하는 詩(시)는 『시경』의 시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 已矣(이의):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로 단정적인 어기를 내포한다.


03‧09

子曰: “夏禮, 吾能言之, 杞不足徵也; 殷禮, 吾能言之, 宋不足徵也. 文獻不足故也. 足, 則吾能徵之矣.”

자왈: "하례, 오능언지, 기부족징야; 은례, 오능언지, 송부족징야. 문헌부족고야. 족, 칙오능징지의."

 

선생 “하나라 법도는 나도 알지만  기나라 이력은 증거 댈 길이 없고, 은나라 법도는 나도 알지만 송나라 이력은 증거 댈 길이 없으니, 문헌이 부족한 탓이다. 있기만 하다면이야 나도 증거 댈 수 있으련만!

 

1) 杞(기):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하나라 우왕(禹王)의 후예인 동루공(東樓公)으로 하여금 우왕의 제사를 지내게 하기 위해 세워준 나라로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기현(杞縣)에 있었다.

2) 宋(송):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나라 탕왕(湯王)의 후예인 미자(微子)로 하여금 탕왕의 제사를 지내게 하기 위해 세워준 나라로 지금의 하남성 상구현(商丘縣)에 있었다.

3) 故(고): '까닭, 이유'라는 뜻의 명사.

4) 足則吾能徵之矣(족즉오능징지의): (문헌이) 충분하다면 내가 그것들을 증명할 수 있다.
• 則(즉): ~하면 곧.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하는 접속사.

• 之(지): 자신이 이야기하는 夏禮(하례)와 殷禮(은례)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矣(의): 필연의 결과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3‧10 

子曰: “禘自旣灌而往者, 吾不欲觀之矣.”

자왈: "체자기관이왕자, 오불욕관지의."

 

선생 “체제에 강신까지 끝냈으니 지난 일은 더 보고 싶지도 않다.”

 

1) 禘(체): 종묘에서 시조 및 그 조상인 여러 왕에게 지내는 제사로 천자만이 지낼 수 있었다. 노(魯)나라는 제후국이므로 체제(禘祭)를 지낼 수 없는데 그 시조인 주공(周公)이 주나라에 대하여 공로가 지대하다는 이유로 성왕(成王)이 특별히 허락함으로써 주공과 그의 조상인 문왕에게 체제를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공자는 이것이 예가 아니라고 여겼다.

2) 自旣灌而往者(자기관이왕자): 술을 부어 강신례(降神禮)를 행한 이후의 것.
• 自(자): '~로부터'라는 뜻의 전치사.
• 旣(기): '마치다'라는 뜻의 동사.
• 灌(관): 술을 땅에 뿌려 신을 강림하게 하는 제례(祭禮)의 절차.
• 而往(이왕): 이후. 以後(이후)와 같다.
• 者(자): 自旣灌而往(자기관이왕)의 수식을 받아 전체를 명사구로 만들어주는 특수대사.

3) 吾不欲觀之矣(오불욕관지의): 나는 그것을 보고 싶지 않다.
 (지): 自旣灌而往者(자기관이왕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矣(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3‧11

或問禘之說. 子曰: “不知也; 知其說者之於天下也, 其如示諸斯乎!” 指其掌.

혹문체지설. 자왈: "부지야; 지기설자지어천하야, 기여시제사호!" 지기장.

 

어느 사람이 체제의 뜻을 물은즉, 선생 “모릅니다. 그 뜻을 안다면이야 천하를 다루되 여기를 보는 것 같을 거야!”하고 자기 손바닥을 가리키시었다.

 

1) 禘之說(체지설): 체제의 이치.
• 說(설): 이치.

 

2) 不知也(부지야): 체제에 담긴 뜻은 공자와 같은 성인도 잘 모를 정도로 너무나 심오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노나라가 체제의 법도를 어겼기 때문에 공자가 일부러 대답을 회피한 것일 수도 있다.

3) 知其說者之於天下也(지기설자지어천하야): 그 이치를 아는 사람이 천하에 존재함.
• 其(기): 禘(체)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於(어): '처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의 동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4) 其如示諸斯乎(기여시저사호): 아마도 물건을 여기에 얹어놓는 것과 같으리라. 지극히 쉬운 일임을 비유한 말.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示(시): 놓다. 寘(치)와 같다.
• 諸(저): 之於(지어)와 같으며 之(지)는 일반적인 사물을 가리킨다.
• 斯(사): 뒤에 나오는 其掌(기장)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 乎(호):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其(기)와 함께 쓰이는 경우 추측의 어기를 내포한다.


03‧12

祭如在, 祭神如神在. 子曰: “吾不與祭, 如不祭.”

제여재, 제신여신재. 자왈: "오불여제, 여부제."

 

계신 듯이 제사를 모시고,다른 신도 계신 듯이 제사를 모신다. 선생 “자신이 제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모시는 것 같다.”

 

1) 祭如在(제여재): 집안의 제사를 지내는 것이 마치 조상이 앞에 계시는 것과 같다.

2) 祭神如神在(제신여신재): 신령을 제사지내는 것이 마치 신령이 앞에 있는 것과 같다.

3) 不與祭(불여제): 제사에 참여하지 않다. 친히 제사에 참석하지 못함을 말한다.
• 與(여): '참여하다'라는 뜻의 동사.


03‧13

王孫賈問曰: “與其媚於奧, 寧媚於竈, 何謂也?” 子曰: “不然; 獲罪於天, 無所禱也.”

왕손가문왈: "여기미어오, 녕미어조, 하위야?" 자왈: "불연; 획죄어천, 무소도야."

 

왕손가가 묻기를 “‘방구석 조상님보다 부엌 조상님이 낫다’는데 무슨 뜻입니까?

선생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조차 없습니다.”

 

1) 王孫賈(왕손가): 위(衛) 영공(靈公)의 대부로 성이 王孫(왕손), 이름이 賈(가).

2) 與其媚於奧, 寧媚於竈(여기미어오, 녕미어조): 아랫목에 아첨하느니 차라리 부뚜막에 아첨하는 편이 낫다.
• 與其(여기)~寧(녕)~: ~하느니 차라리 ~하다.
• 奧(오): 방의 서남쪽 구석. 제사를 지낼 때 신주를 모시는 곳이며 또한 집안의 어른이 거처하는 곳이기도 하다. 직접적으로는 그 곳에 거처하는 집안의 어른을 가리키고 비유적으로는 위나라 영공을 가리킨다.
• 竈(조): 부뚜막이란 음식을 만드는 곳이므로 실권자가 있는 곳이라는 뜻이 된다. 직접적으로는 그곳에서 일하는 찬모를 가리키고 비유적으로는 王孫賈(왕손가) 자신을 가리킨다.

3) 無所禱(무소도): 빌 데가 없다.
• 所(소): '장소'라는 뜻의 명


03‧14 

子曰: “周監於二代, 郁郁乎文哉! 吾從周.”

자왈: "주감어이대, 욱욱호문재! 오종주."

 

선생 “주나라는 하·은 두 나라를 본떠 찬란한 문화를 이룩했으니, 나는 주의 문화를 따르겠다.”

 

1) 周監於二代(주감어이대): 주나라(의 문물 제도)가 두 왕조를 거울로 삼다.
• 於(어): 동작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 二代(이대): 하(夏)와 은(殷)의 두 왕조.

2) 郁郁乎文哉(욱욱호문재): 찬란하도다 문화여.
• 乎(호):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哉(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3‧15 

子入太廟, 每事問. 或曰: “孰謂鄹人之子知禮乎? 入太廟, 每事問.” 子聞之, 曰: “是禮也.”

자입태묘, 매사문. 혹왈: "숙위추인지자지례호? 입태묘, 매사문." 자문지, 왈" "시례야."

 

선생이 대묘에 들어가서 매사를 물은즉, 어느 사람이 “누가 추땅 시골뜨기더러 예법을 안다는 거야! 대묘에 들어가선 일일이 묻지 않나!” 선생은 이 말을 듣고 “그것이 예의다.”

 

1) 大廟(태묘): 태조의 사당. 노(魯)나라의 시조인 주공(周公)의 사당을 가리킨다.

2) 鄹人之子(추인지자): 추읍 사람의 아들. 공자를 가리킨다.
• 鄹(추): 노나라의 읍 이름으로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이 이 읍의 대부를 지냈기 때문에 공자를 '추인의 아들'이라고 부른 것이다.

3) 是禮也(시례야): 이것이 예이다.
• 是(시): 入大廟每事問(입태묘매사문)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겸허하고 삼가는 것이 바로 예의 본질이라는 뜻에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3‧16 

子曰: “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

자왈: "사부주피, 위력부동과, 고지도야."

 

선생 “활쏘기 때는 과녁을 주장삼는 것이 아니다. 실력에 차등이 있기 때문이니 옛날에는 그랬던 것이다.”

 

1) 射不主皮(사부주피): 활쏘기가 과녁의 가죽을 뚫는 것을 주로 하지 않다.
• 皮(피): 과녁의 한가운데에 붙여놓은 가죽. 활쏘기는 선비가 익혀야 할 여섯 가지 덕목인 육예(六藝)의 하나로 정신을 집중시켜 과녁에 명중시키는 것을 주로 하지 완력 겨루기를 주로 하지 않았다. 명중시키는 기술은 학습과 훈련을 통하여 스스로 터득할 수 있지만 힘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옛날 주나라가 융성하여 예가 제대로 시행될 때에는 명중시키기를 주로 했는데 지금은 주나라의 국력이 쇠퇴하고 열국이 발호하여 명중시키기보다는 과녁의 가죽 뚫기에 주력하는 것을 보고 공자가 탄식한 것이다. 우리말의 '과녁'이 '관혁(貫革)'에서 비롯되었을 만큼 활쏘기가 과녁의 가죽 뚫기를 중시했던 것이다.

2) 爲力不同科(위력부동과): 힘이 동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 爲(위): ~에 기인하다.
 (과): 등급.


03‧17 

子貢欲去告朔之餼羊. 子曰: “賜也! 爾愛其羊, 我愛其禮.”

자공욕거고삭지희양. 자왈: "사야! 이애기양, 아애기례."

 

자공이 초하룻날의 염소 희생을 그만두려고 한즉,
선생 “사야, 너는 염소가 아까우냐? 나는 보다 더 예법을 아낀다.”

 

1) 子貢欲去告朔之餼羊(자공욕거곡삭지희양): 자공이 초하루를 알리는 의식의 희생양을 없애려고 하다.
• 告朔(곡삭): 연말에 천자가 내년의 책력을 제후들에게 나누어주면 제후들이 이를 받아 선조의 종묘에 보관해두었다가 매월 초하루에 양을 희생으로 삼아 종묘에 고하던 의식. 노(魯)나라는 문공(文公) 때부터 초하루를 알리는 의식은 폐지했지만 양을 바치는 일은 계속했다. 자공은 초하루를 알리는 의식을 거행하지 않을 바에야 양을 희생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 餼羊(희양): 희생으로 쓰는 양.

2) 賜也, 爾愛其羊(사야, 이애기양): 사, 네가 그 양을 사랑하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爾(이): 이인칭대사.
• 其(기): 告朔(곡삭)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03‧18 

子曰: “事君盡禮, 人以爲諂也.”

자왈: "사군진례, 인이위첨야."

 

선생 “예의를 갖추어 주군을 섬기는데 남들은 아첨한다는구나.”

 

1) 人以爲諂(인이위첨): 사람들이 아첨한다고 여기다.

• 以爲(이위): ~라고 여기다.


03‧19 

定公問: “君使臣, 臣事君, 如之何?” 孔子對曰: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정공문: "군사신, 신사군, 여지하?" 공자대왈: "군사신이례, 신사군이충."

 

정공이 묻기를 “임금이 신하를 부리고 신하가 임금을 섬기자면 어떻게 합니까?”
선생은 대답하기를 “임금이 신하를 부릴 적엔 예의를 갖추고 신하가 임금을 섬길 적엔 충성을 다해야 합니다.”

 

1) 定公(정공): 노(魯)나라의 임금(509~495 B. C. 재위).

2) 如之何(여지하): 그것을 어떻게 하는가.
• 之(지): '君使臣(군사신), 臣事君(신사군)'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如(여): '처리하다, 처치하다, 대처하다'라는 뜻의 동사.


03‧20 

子曰: “關雎, 樂而不淫, 哀而不傷.”

자왈: "관저, 락이불음, 애이불상."

 

선생 “‘징경이의 노래’는 즐겁되 음란하지 않고, 안타까우나 애태우지 않는다.”

 

1) 「關雎(관저)」: 『시경·주남(周南)』의 첫번째 작품.

2) 樂而不淫(락이불음): 즐거워하되 정도에 지나치지 않다.
 而(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淫(음): 정도에 지나치다.


03‧21 

哀公問社於宰我. 宰我對曰: “夏后氏以松, 殷人以柏, 周人以栗, 曰, 使民戰栗.” 子聞之,  曰: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咎.”

애공문사어재아. 재아대왈: "하후씨이송, 은인이백, 주인이률, 왈, 사민전률." 자문지,  왈: "성사불설, 수사불간, 기왕불구."

 

애공이 재아에게 사직단에 대하여 물은 즉, 재아는 대답하기를 “하나라 왕은 소나무, 은나라 사람들은 측백나무, 주나라 사람들은 밤나무를 심었습니다. 백성들이 ‘밤송이’보듯 무서워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선생이 이 말을 듣고 “다 된 일이라 말할 것 없고, 해 버렸으니 이래라 저래라도 않겠거니와 지난 일이니 책망할 것조차도 없다.”

 

1) 哀公問社於宰我(애공문사어재아): 애공이 재아에게 사주(社主)에 관하여 묻다.
• 哀公(애공): 노나라의 임금(494~468 B. C. 재위). 정공(定公)의 아들.
• 社(사): 지신(地神). 여기서는 지신의 신주(神主) 즉 사주(社主)를 가리킨다. 옛날에는 나라를 세우면 반드시 사당을 세우고 지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이때 나무로 만든 신주를 사용했으니 이것이 사주이다. 전쟁이 나면 이 신주도 국가의 상징으로 간주하여 함께 싣고 다녔다.
• 宰我(재아):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여(予), 자는 자아(子我).

2) 夏后氏以松(하후씨이송): 하후씨가 소나무를 사용하다.
• 夏后氏(하후씨): 하나라.
• 以(이): '쓰다'라는 뜻의 동사.

3) 曰使民戰栗(왈사민전률): 백성으로 하여금 전율(戰慄)케 하려는 것이다.
• 曰(왈): '~이다'라는 뜻의 동사.

• 戰栗(전률): 전율(戰慄)하다. 栗(률)과 慄(률)이 발음이 같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재아가 임의로 이렇게 해석한 것이다.

4)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咎(성사불설, 수사불간, 기왕불구): 완성된 일은 거론하지 않고, 끝난 일은 간언하지 않고, 과거는 탓하지 않다. 成事(성사)·遂事(수사)·旣往(기왕)의 세 가지가 가리키는 사실이 결국 서로 같은 것이고 不說(불설)·不諫(불간)·不咎(불구)의 세 가지 행위가 가리키는 바도 결국 서로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 구절은 같은 의미의 말을 표현을 달리하여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강조한 것이다.


03‧22 

子曰: “管仲之器小哉!”

자왈: "관중지기소재!"


或曰: “管仲儉乎?” 曰: “管氏有三歸, 官事不攝, 焉得儉?”, “然則管仲知禮乎?” 

혹왈: "관중검호?" 왈: "관씨유삼귀, 관사불섭, 언득검?", "연칙관중지례호?"

 

曰: “邦君樹塞門, 管氏亦樹塞門. 邦君爲兩君之好, 有反坫, 管氏亦有反坫. 管氏而知禮, 孰不知禮?”

왈: "방군수새문, 관씨역수새문. 방군위량군지호, 유반점, 관씨역유반점. 관씨이지례, 숙불지례?"

 

선생 “관중이란 인물은 그 그릇이 작단 말이야!”
어느 사람이 “관중은 검박하였던가요?”
선생 “관씨는 마누라가 셋이요, 신하도 줄줄이 갖췄으니 어찌 검박하다하겠소!”
“그렇다면 관중은 예의는 알던 분인가요?” 

선생 “군왕이라야 안팎 울을 갖는데, 관씨도 안팎 울을 가졌고, 군왕이라야 그네들끼리의 술잔대를 갖는 법인데, 관씨도 그런 술잔대를 가졌으니, 관씨더러 예의를 안다고 하면예모를 사람이 어디 있담!”

 

1) 管仲(관중): 제(齊)나라 대부. 이름은 이오(夷吾), 중(仲)은 그의 자. 공자보다 약 2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으로 환공(桓公)을 도와 내정을 개혁하고 국력을 증강시킴으로써 패업을 완성시켜주었기 때문에 공자는 그의 공적을 높이 평가했지만 그의 위인은 별로 대단치 않게 여겼다.

2) 管氏有三歸(관씨유삼귀): 관씨가 세 군데의 집을 소유하다. 이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① 집을 세 군데 가지고 있었다는 설. ② 세 나라의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다는 설. ③ 집안의 제사 때 세 가지의 희생을 썼다는 설. ④ 삼귀(三歸)라는 식읍을 가지고 있었다는 설. ⑤ 삼귀대(三歸臺)라는 누대를 가지고 있었다는 설. ⑥ 삼귀라는 창고를 가지고 있었다는 설. ⑦ 조세를 많이 거두어들였다는 설. 여기서는 첫번째 설을 취했다.

3) 官事不攝(관사불섭): (관중의 가신들이) 공무를 겸하지 않다.
• 攝(섭): 겸직하다. 대부는 일반적으로 관원의 수가 많지 않아 한 관원이 여러 가지 일을 겸직했는데 관중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4) 焉得儉(언득검): 어찌 검소할 수 있는가.
• 焉(언): '어찌'라는 뜻의 의문대사.
• 得(득): '~할 수 있다'라는 뜻의 조동사.

5) 然則(연즉): 그런즉, 그렇다면.

6) 塞門(색문): 집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게 하기 위하여 대문 앞에 막아 세우는 가림벽.

7) 反坫(반점): 주대(周代)에 제후들이 회동할 때 다 마신 술잔을 엎어놓기 위하여 흙으로 만든 잔대(盞臺). 주인은 동점(東坫)에 잔을 놓고 객은 서점(西坫)에 잔을 놓았다.

8) 管氏而知禮(관씨이지례): 관씨가 예를 알았다면.
• 而(이):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03‧23 

子語魯大師樂, 曰: “樂其可知也: 始作, 翕如也; 從之, 純如也, 皦如也, 繹如也, 以成.”

자어로대사락, 왈: "락기가지야: 시작, 흡여야; 종지, 순여야, 교여야, 역여야, 이성."

 

선생이 노나라 악대장에게 말하기를 “음악이란 알 법도 한 거야. 처음 가락은 가지런히 뽑고, 가닥이 추려지면서 하나로 뚜렷한 것이 줄줄이 잇달아 한 음절을 만드니......”

 

1) 子語魯大師樂(자어로태사악): 공자가 노나라 태사에게 음악을 이야기하다.
 語(어): ~에게 ~을 이야기하다, ~에게 ~을 말하다.

魯大師(로태사)가 간접 목적어이고 樂(악)이 직접 목적어이다.
• 大師(태사): 음악을 관장하는 관직의 이름. 주로 장님을 썼다.

2) 樂其可知也(악기가지야): 음악은 알 수 있다.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始作(시작): 막 시작하다.
• 始(시): '막, 처음'이라는 뜻의 부사.
• 作(작): 일어나다, 발생하다.

4) 翕如也(흡여야): 흡연(翕然)하다, 혼연(渾然)하다. 여러 가지의 악기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혼연일체를 이룬 상태를 말한다.
• 如(여): 형용사 접미사.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5) 從之(종지): 그것을 뒤따르다, 그 뒤를 잇다.
• 之(지): 始作(시작)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從(종)을 縱(종)과 같은 것으로 보고 '전개하다'로 풀이하는 경우가 많으나 그렇게 풀이할 필요가 없다.

6) 純如(순여): 순연하다, 순수하다. 악기가 하나씩 단독으로 연주되어 각자 순수한 소리를 내는 상태를 말한다.

7) 皦如(교여): 분명하다, 또렷하다. 여러 가지 악기가 뒤섞이지 않고 하나씩 단독으로 연주되기 때문에 음색이 명석함을 말한다.

8) 繹如(역여): 연면(連綿)하다. 음악의 연주가 한동안 연면하게 지속됨을 말한다.

9) 以成(이성): 그리하여 완성되다.
• 以(이):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순차적으로 일어난 두 개의 동작을 연결해준다. 而(이)와 같다.


03‧24

儀封人請見, 曰: “君子之至於斯也, 吾未嘗不得見也.” 從者見之. 

의봉인청견, 왈: "군자지지어사야, 오미상불득견야." 종자견지.


出曰: “二三子何患於喪乎? 天下之無道也久矣, 天將以夫子爲木鐸.”

출일: "이삼자하환어상호? 천하지무도야구의, 천장이부자위목탁."

 

의고을 벼슬아치가 만나보고 싶어 하면서 “훌륭한 분들이 이곳에 올적마다 나는 만나 뵙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모시고 있던 제자가 만나 뵙도록 하였다. 나와서 말하기를 “여러분은 벼슬자리를 잃고 있는 처지일망정 걱정할 것 없습니다. 천하가 갈 길 몰라 허덕이는지 이미 오래라,
하늘이 우리 선생님으로 하여금 지도자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1) 儀封人(의봉인): 의(儀)의 봉인.
• 儀(의): 위(衛)나라의 읍 이름.
• 封人(봉인): 국경을 관리하는 관리.

2) 君子之至於斯也(군자지지어사야): 군자가 여기에 오면, 군자가 여기에 올 때.
• 君子(군자): 여기서는 영향력이 있는 저명 인사라는 뜻으로 쓰였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최근에 중국에서 간행된 『한어대자전』은 여기서처럼 가정·조건·시간 등을 표시하는 절로 만들어주는 之(지)를 아예 접속사로 분류하고 있다.
• 斯(사): '여기, 이곳'이라는 뜻의 지시대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3) 未嘗不得見也(미상부득견야): 만나보지 못한 적이 없었다.
• 未嘗(미상): 일찍이 ~한 적이 없다.
• 得(득): 가능을 표시하는 조동사. 能(능)과 같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從者見之(종자현지): 종자가 그를 알현시켜주다. 뒤에 於孔子(어공자)가 생략된 형태이다.
• 從者(종자): 공자를 수행하는 그의 제자.
• 見(보일현): 알현시키다, 소개하다.
• 之(지): 儀封人(의봉인)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5) 天下之無道也久矣(천하지무도야구의): 천하에 도가 없음이 오래로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여기서는 天下(천하)와 無道(무도)의 사이에 놓여 그것을 주어로 만들어주고 있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矣(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6) 天將以夫子爲木鐸(천장이부자위목탁): 하늘이 장차 선생님을 목탁으로 삼으려고 하다.
• 將(장): '장차 (~하려고 하다)'라는 뜻의 부사.
• 夫子(부자): 대부(大夫)에 대한 경칭(敬稱). 공자는 노(魯)나라 대부였기 때문에 그의 제자들이 공자를 夫子(부자)라고 불렀다. 이로 인하여 나중에는 스승에 대한 존칭으로 쓰이게 되었다.
• 木鐸(목탁): 세상을 일깨워줄 유용한 인물을 비유하는 말.


03‧25 

子謂韶, “盡美矣, 又盡善也.” 謂武, “盡美矣, 未盡善也.”

자위소, "진미의, 우진선야." 위무, "진미의, 미진선야."

 

선생은 소(韶)의 곡을 평하여 “실로 아름답고 또 실로 좋다.” 무(武)의 곡을 평하여 “실로아름다우나 좋다고 할 수는 없다.”


1) 子謂「韶」(자위「소」): 공자가 「韶(소)」를 평론하다.
• 謂(위): (사람이나 사실을) 평론하다.
• 「韶(소)」: 순(舜)임금 때의 악곡으로 당시의 태평성세를 구가한 것. 공자는 순임금이 덕망에 의하여 요(堯)임금으로부터 왕위를 선양받은 것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그의 음악을 이처럼 극도로 찬양했다.

2) 盡美矣(진미의): 아름다움을 다하다. 음악의 형식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움을 말한다.
• 矣(의):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盡善也(진선야): 훌륭함을 다하다. 음악의 내용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함을 말한다.
• 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武(무)」: 주나라 무왕(武王) 때의 악곡 이름. 무왕이 은나라 주왕(紂王)을 치고 주나라를 세운 공적을 찬양한 노래. 공자는 그것이 비록 정의로운 것이라고 할지라도 무력에 의한 정복은 덕망에 의한 선위(禪位)보다 못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순임금의 음악인 「韶(소)」보다는 못한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03‧26 

子曰: “居上不寬, 爲禮不敬, 臨喪不哀, 吾何以觀之哉?”

자왈: "거상불관, 위례불경, 림상불애, 오하이관지재?"

 

선생 “윗사람이 조불조불하고 예의 차림도 형식적이며, 상사를 당하여도 슬퍼할 줄 모르는 위인은 난들 어떻게 보아야 할는지!”

 

1) 爲禮(위례): 예를 행하다.
 爲(위): 행하다, 실천하다.

 

2) 何以觀之哉(하이관지재): 무엇으로써 그 사람을 관찰하겠는가.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아랫사람에게 관대하고 예를 행할 때는 공경스럽게 하고 상례에 임하여서는 애통한 심정이 되는 것이 예의 근본이므로 그렇지 못한 사람은 더 이상 그의 훌륭한 인품을 관찰할 길이 없다는 뜻이다.
• 何以(하이): 무엇으로써. 의문문에서 목적어가 전치사 앞에 놓인 형태.
• 之(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그러한 사람을 가리킨다.
• 哉(재): 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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