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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논어

[논어] 學而(학이)편 - 진정한 배움을 행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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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 而不慍, 不亦君子乎?”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 이불온, 불역군자호?"

 

선생 : “배우는 족족 내 것을 만들면 기쁘지 않겠는가?
벗들이 먼 데서 찾아와 주면 반갑지 않겠는가?
남들이 몰라주더라도 부루퉁하지 않는다면 참된 인간이지 않겠는가?”


 

1) 子(자): 선생님.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고 공자(孔子)·맹자(孟子)·노자(老子)·장자(莊子)처럼 학덕이 높은 사람의 성 뒤에 붙기도 한다. 『논어』에서 "子曰(자왈)"이라고 한 경우의 子(자)는 모두 공자(孔子, 551~479 B. C.)를 가리킨다.

2)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배우고 때맞추어 그것을 익히다.
• 而(이):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두 개의 동작이나 상황을 순차적으로 연결해준다.

• 時(시): 적시, 제때.
• 之(지): 學(학)의 내용을 가리키는 인칭대사(人稱代詞). 대사는 대명사뿐만 아니라 형용사적 성격을 지닌 것과 부사적 성격을 지닌 것까지 포괄한다.

3) 不亦說乎(불역열호): 역시 기쁘지 않은가. "亦說(역열)"과 같은 뜻이지만 이렇게 반문법을 씀으로써 더욱 강렬한 어감을 나타낼 수 있다.
• 說(기쁠열): 기쁘다, 즐겁다. 悅(열)과 같다.

• 乎(호):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有朋自遠方來(유붕자원방래): 친구가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다.

• 有(유):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뒤에 오는 명사를 목적어로 삼지만 때로는 불특정의 사람이나 사물을 표시하는 관형어가 되어 뒤에 오는 명사를 수식하기도 한다. 이 경우 '어느, 어떤'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이는 현대 중국어의 有(유)와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이 有朋(유붕)은 '친구가 있어서'로 풀이할 수도 있고 '어떤 친구'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이 두 가지 의미는 궁극적으로 같은 것이기 때문에 구분하기도 어렵고 또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다.

• 自(자): 시발점을 표시하는 전치사.

• 方(방): '장소, 곳'이라는 뜻의 명사.

5) 人不知而不慍(인부지이불온):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다.
• 人(인): 남, 다른 사람.
• 而(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6) 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 역시 군자답지 않은가.
• 君子(군자): '군자답다'라는 뜻의 형용사. 세 구절에 공통적으로 "不亦(불역)~乎(호)"라는 문형이 사용되었으므로 그 사이에 들어 있는 說(열)·樂(락)·君子(군자)도 같은 성질의 단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셋이 모두 명사이거나 모두 형용사일 가능성이 큰데 모두 명사라고 보는 것보다는 모두 형용사라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01‧02

有子曰: “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 鮮矣, 不好犯上, 而好作亂者, 未之有也.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其爲仁之本與!”

유자왈 :"기위인야효제, 이호범상자, 선의, 불호범상, 이호작란자, 미지유야. 군자무본, 본립이도생.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유 선생: “효(孝) 제(弟)의 도를 아는 사람은 윗사람에게 함부로 굴지 않을 것이며,

윗사람에게 함부로 굴지 않는 사람이 난리를 꾸민 예는 절대로 없을 것이다.
참된 인물은 근본 문제를 다룰 것이다. 근본이 서야 길이 트이기 때문이다. 

효 제의 도가 바로 사람 구실 하는 길의 근본일 것이다!”


1) 有子(유자): 노(魯)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인 유약(有若). 자는 자유(子有)이다. 공자보다 13세가 적었다는 설과 33세가 적었다는 설이 있다.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를 일컬을 때는 주로 자(字)를 썼는데 증삼(曾參)·유약·염유(冉有)·민자건(閔子騫)을 증자·유자·염자·민자로 일컬은 예가 각각 17회·3회·3회·1회 있다. 이것은 『논어』가 증삼과 유약의 제자에 의하여 편찬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요 논거가 되기도 한다.

2) 其爲人也孝弟而好犯上者(기위인야효제이호범상자): 그 위인이 효성스럽고 공손하면서 윗사람의 뜻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 其(기):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이런 종류의 어기조사는 중간에 말을 잠시 끊음으로써 화자의 호흡을 조절하고 청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 弟(제): 悌(제)와 같다. 孝(효)는 자식이 부모님께 효성스러운 것이고 弟(제)는 동생이 형에게 공경스러운 것이다.
• 而(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好(호): '좋아하다'라는 뜻의 동사.
• 者(자): 앞 말의 수식을 받아 전체를 명사구로 만들어주는 특수대사. 보통 '~하는 사람' 또는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는 其爲人也孝弟而好犯上(기위인야효제이호범상)의 수식을 받아 전체를 명사구로 만들어준다.

3) 鮮矣(선의): 적다.
• 矣(의): 필연의 결과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未之有也(미지유야): 아직 없었다. 未有之(미유지)의 도치형. 고대 중국어 즉 한문에서는 의문문이나 부정문에서 대사(代詞)가 목적어로 쓰일 경우 목적어가 대개 동사나 전치사의 앞에 위치한다.

• 未(미): 아직까지 ~하지 않다.
• 之(지): 不好犯上而好作亂者(불호범상이호작란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명사·대사·수사 또는 이에 준하는 명사성 구조가 술어인 체언술어문(體言述語文)의 끝에 쓰여서 '~이다'('아니다'를 포함한다)라는 어기를 표시하거나, 일반적인 문장의 끝에 쓰여서 비교적 단호한 진술의 어기를 표시한다.

5) 本立而道生(본립이도생): 근본이 수립되어야 도가 생기다.
• 而(이):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로서 두 개의 동작이나 상황을 순차적으로 연결해준다. 이러한 而(이)는 그것을 전후한 두 개의 동작 또는 상황의 사이에 '~하여 비로소' 또는 '~해야 비로소'라는 의미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분히 부사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 사실이며, 따라서 이것을 아예 부사로 분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는 앞뒤의 문맥에 의하여 생기는 것이지 而(이) 자체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을 부사로 간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6)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효제라는 것은 아마도 인의 근본이리라.
• 也者(야자):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두 개의 어기조사가 연용된 것.
• 者(자):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경우에 따라 '~라고 하는 것, ~라고 하는 사람'으로 풀이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때도 있다.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爲(위): '~이다'라는 뜻의 동사.
• 之(지): 형용사·동사·명사·대사·주술구조 등의 뒤에 붙어서 그것을 관형어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구조조사(構造助詞). 仁之本(인지본)에서 仁(인)이 本(본)을 수식하는 관형어임을 표시한다.
• 與(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가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其(기)와 함께 쓰이는 경우 감탄의 어기와 추측의 어기를 함께 표시한다.


01‧03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자왈: "교언영색, 선의인!"

 

선생 : “말을 꾸며대며 얌전한 체하는 짓은, 사람다운 사람은 하지 않을 것이다”


1) 鮮矣仁(선의인): 적도다 인이. 강조 효과를 위하여 仁鮮矣(인선의)을 도치시킨 것.
• 矣(의):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1‧04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왈: "오일삼성오신, 위인모이불충호? 여붕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

 

증선생 : “나는 날마다 세 가지 일을 반성한다. 남을 위하여 충실히 일했는가? 벗들에게 신의를 잃은 일은 없는가? 배운 대로 내 것을 만들었는가?”


1) 曾子(증자): 노(魯)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 성이 曾(증), 이름이 삼(參), 자가 자여(子輿)이며 공자보다 46세 아래였다.

2) 三省(삼성): 세 가지로 반성하다. '세 번 반성하다,' 즉 '여러 번 반성하다'의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으나 뒤에 반성하는 내용을 세 가지로 나열했기 때문에 '세 가지 측면에서 반성하다'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3) 傳不習乎(전불습호): 학식을 전수함에 있어서 스스로 익숙하지 않았는가? 曾子曰(증자왈)이라고 한 것을 보면 이것이 그가 스승이 된 뒤 제자들 앞에서 한 말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 문장을 '선생님이 전수해주신 것을 복습하지 않았는가?'라고 풀이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 習(습): 忠(충)·信(신)과 마찬가지로 형용사적 용법으로 쓰인 것이라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習(습)은 '능숙하다, 익숙하다'의 뜻으로 보아야 한다.


01‧05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

자왈: "도천승지국, 경사이신, 절용이애인, 사민이시."

 

선생 : “큰 나라를 지도하자면 일은 깍듯이 믿음직스럽게 하며, 비용을 절약하여 백성을 아끼며, 그들을 부리되 농한기라야 한다.”


 

1) 道千乘之國(도천승지국): 천 승의 병거(兵車)를 가진 나라, 즉 많은 전차를 가진 강대국을 다스리다.
• 道(도): '다스리다'라는 뜻의 동사.
• 乘(승): 말 네 마리가 끄는 전차를 세는 양사(量詞).

2) 敬事而信(경사이신): 일을 삼가고 믿음직하다.
• 敬(경): '경건하게 대하다, 삼가다'라는 뜻의 동사.
• 信(신): '믿음직하다'라는 뜻의 형용사.

3)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 비용을 절약하고 인재를 아끼다.
• 人(인)은 넓은 의미에서 모든 사람을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다음 구절의 民(민)에 대칭되는 개념으로서 인재 즉 벼슬아치를 가리킨다.

4) 使民以時(사민이시): 때에 따라서 백성을 부리다. 농사가 바쁠 때를 피하고 농한기를 이용하여 노역을 시키는 등 시의에 적절하게 백성에게 사역을 시킨다는 뜻.
• 使(사): '부리다, 사역하다'라는 뜻의 동사.
• 以(이): 행동의 기준이나 근거를 표시하는 전치사.


01‧06

子曰: “弟子, 立則孝, 出則悌,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자왈: "제자, 입즉효, 출칙제, 근이신, 범애중, 이친인. 행유여력, 칙이학문."

 

선생 : “젊은이들은 집에 들면 효도, 밖에서는 우애, 성실한 행동에 믿음직한 말씨, 범범하게 대중을 사랑하되 사람다운 이와는 더욱 가까이해야 한다. 그러고도 틈이 나면, 글을 배워야한다.”


1) 弟子(제자): 젊은 사람.

2) 入則孝(입즉효):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께 효성스럽다.
 (곧즉): ~하면 곧.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하는 접속사. 卽(즉)과 같다.

이 則(즉)은 두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사실의 대비관계를 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구절도 그렇다. 그러므로 '入則孝(입즉효), 出則弟(출즉제)'는 '집에 들어가서는 부모님께 효성스럽고 밖으로 나가서는 윗사람에게 공경스럽다'와 같은 뜻이 된다.

3) 出則弟(출즉제): 밖으로 나가면 윗사람에게 공경스럽다.
• 弟(제): 悌(제)와 같은 글자로 弟子(제자)의 弟(제)와는 다르다. 孝(효)는 자식이 부모님께 효성스러운 품성을 가리키고 弟(제)는 동생이 형에게 공경스러운 품성을 가리킨다.

4) 以學文(이학문): 그것으로써, 즉 여력을 이용하여 글을 배우다. 전치사 以(이) 다음에 목적어 之(지)가 생략된 형태이다. '以(이)' '與(여)' '爲(위)' 따위의 전치사는 왕왕 그 다음에 오는 목적어가 생략된다.

 


01‧07

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 能竭其力, 事君, 能致其身, 與朋友交, 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자하왈: "현현역색, 사부모, 능갈기력, 사군, 능치기신, 여붕우교, 언이유신. 수왈미학, 오필위지학의."

 

자하: “계집을 탐내듯 잘난 이를 존경하며, 부모를 위해서는 뼈가 닳도록 정성을다하고, 임금을 위해서는 목숨을 바치며, 벗들과 사귈 적에 빈말을 하지 않는다면, 비록 글은 안 배웠을망정 나는 그를 배운 데가 있다고 할 것이다.


1) 子夏(자하): 위(衛)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 성이 복(卜), 이름이 상(商)이며 子夏(자하)는 그의 자. 공자보다 44세 아래였다.

2) 賢賢易色(현현역색): 현량한 덕성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름다운 용모를 가볍게 여기다.
• 賢(현): 뒤의 賢(현)은 '어질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현덕'이라는 뜻의 명사로 전용된 것이고 앞의 賢(현)은 '현명하게 여기다, 소중하게 여기다'라는 뜻의 의동사(意動詞)로 전용된 것이다.
• 易(소홀히여길이): 역시 형용사가 의동사로 전용된 예이다.

3) 能竭其力(능갈기력): 자신의 힘을 다할 수 있다.
• 其(기):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4) 雖曰未學(수왈미학): 비록 배우지 못한 상태일지라도, 비록 못 배웠다고 할지라도.
• 曰(왈): '~이다'라는 뜻의 동사로 '賢賢易色(현현역색) ~ 言而有信(언이유신)' 한 사람 자신이 주어인데 생략되어 있다. 또 '~라고 말하다'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다른 사람들' 또는 '賢賢易色(현현역색) ~ 言而有信(언이유신)' 한 사람 자신이 주어가 된다.

5) 吾必謂之學矣(오필위지학의): 내가 반드시 그를 평하여 배웠다고 하다.
• 謂(위): 평하여 말하다.

• 之(지): '賢賢易色(현현역색)~言而有信(언이유신)'한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矣(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1‧08

子曰: “君子不重, 則不威, 學則不固.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 則勿憚改.”

자왈: "군자부중, 즉불위, 학즉불고. 주충신. 무우불여기자. 과, 칙물탄개."

 

선생 “지도적 인물이 묵직하지 않으면 위엄도 없고, 학문도 부실하다. 충실과 신의를 으뜸 삼고, 나만 못한 이와는 벗하지 말라. 허물은 선뜻 고쳐야 한다.”


1) 學則不固(학즉불고): 배워도 공고하지 않다.
 則(즉): ~해도.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2) 無友(무우): 친구로 삼지 말라.
• 無(무): ~하지 말라.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毋(무)와 같다.

• 友(우): 명사가 의동사로 전용된 것.

3) 勿憚改(물탄개):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
• 勿(물):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01‧09

曾子曰: “愼終, 追遠, 民德歸厚矣.”

증자왈: "신종, 추원, 민덕귀후의."

 

증선생 “상례(喪禮)나 제례(祭禮)를 극진히 모시게 하면 민심은 순후하게 될 거야!”


1) 愼終(신종): 종말을 신중하게 하다.
• 終(종): 사람의 마지막 길 즉 부모의 상례(喪禮)를 가리킨다.

2) 追遠(추원): 먼 것을 추모하다.
• 遠(원):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먼 조상을 가리킨다.

3) 歸厚矣(귀후의): 순후함으로 귀착하다.
• 矣(의): 필연의 결과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1‧10 

子禽問於子貢曰: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

자금문어자공왈: "부자지어시방야, 필문기정, 구지여? 억여지여?"

子貢曰: “夫子溫 · 良 · 恭 · 儉 · 讓以得之. 夫子之求之也, 其諸異乎人之求之與?”

자공왈: "부자온 ·  ·  ·  · 양이득지. 부자지구지야, 기제이호인지구지여?"

 

자금이 자공더러 묻기를 “우리 선생님은 어느 나라를 가시든지 기어코 정치에 참여하시니, 그처럼 바라시기 때문인가?
그렇잖으면 그들이 부탁하기 때문인가?”

자공 “우리 선생님은 부드럽고 착하고 공손하고 검박하시므로 사양하시되 절로 그렇게 되는 거야! 우리 선생님의 방법은 남들이 하는 것과는 아주 다르단 말이야!”


 

1) 子禽問於子貢(자금문어자공): 자금이 자공에게 묻다.
• 子禽(자금): 진(陳)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 성이 진(陳), 이름이 항(亢)이고, 자금은 그의 자(字)이다. 공자보다 40세 아래였다.
• 於(어): ~에게. 간접 목적어를 표시하는 전치사.
• 子貢(자공): 성은 단목(端木), 이름은 사(賜). 자공은 그의 자(字). 공자의 제자로 공자보다 31세 아래였다.

2) 夫子至於是邦也(부자지어시방야): 선생님이 어느 한 나라에 이르다.
• 夫子(부자): 원래 대부(大夫)에 대한 경칭(敬稱)으로 공자가 노(魯)나라 대부였기 때문에 그의 제자들이 공자를 夫子(부자)라고 불렀는데 이로 인하여 나중에는 夫子(부자)를 스승에 대한 존칭으로 쓰게 되었다.
• 於(어): ~에. 동작의 귀착지를 표시하는 전치사.
• 是(시): 막연한 것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불특정의 것인 만큼 '어느 것이든'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3) 求之與(구지여): (선생님께서) 그것을 요구한 것인가.
• 之(지): 聞其政(문기정)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與(여):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歟(여)와 같다.

 

4) 抑與之與(억여지여):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그것을 제공한 것인가.
• 抑(억): 그렇지 않으면. 선택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與(여): 앞의 것은 '주다'라는 뜻의 동사이고, 뒤의 것은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이다.

 

5) 溫良恭儉讓以得之(온량공검양이득지): 온화하고 선량하고 공손하고 검약하고 겸양함으로써 그것을 얻다.
• 以(이): 원래 수단·방법·원인 등을 표시하는 전치사로서 다음에 溫良恭儉讓(온량공검양)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之(지)가 와서 본위 목적어(本位目的語)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생략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전치사와 그 목적어가 도치된 형태가 된 것이다. 이런 성격의 以(이)는 점점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而(이)와 같은 기능을 지니게 되었다.

6) 夫子之求之也(부자지구지야): 선생님께서 그것을 요구함.
• 之(지): 앞의 것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이고(「학이편 16」, 1) 참조), 뒤의 것은 聞其政(문기정)을 가리키는 인칭대사이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7) 其諸異乎人之求之與(기저이호인지구지여): 아마 다른 사람이 구하는 것과 다르리라.
• 其諸(기저): '아마, 혹시'라는 뜻의 부사.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其(기)의 어기를 더욱 강하게 하기 위하여 어기조사 諸(저)가 덧붙여진 형태로 其者(기자)로 쓰기도 한다.
• 乎(호): 비교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於(어)와 같다.
• 之(지): 앞의 것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이고, 뒤의 것은 聞其政(문기정)을 가리키는 인칭대사이다.
• 與(여):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1‧11

子曰: “父在, 觀其志, 父沒, 觀其行, 三年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자왈: "부재, 관기지, 부몰, 관기행, 삼년무개어부지도, 가위효의."

 

선생 : “아버지 살아 계실 적엔 그의 뜻 받들고, 아버지 돌아가시면 그의 하신 일을 본받되, 삼 년 동안 아버지의 법도를 뒤집지 않으면 효자라 해도 좋을 것이다”


1) 三年(삼년): 삼년상(三年喪)을 뜻한다. 여러 해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父在(부재)·父沒(부몰) 식으로 발전해가는 논리의 전개 과정을 보면 삼년상을 뜻할 가능성이 크다.

2) 無改於父之道(무개어부지도): 부친의 길을 고치지 않다.
• 無(무): 不(불)과 같다.
• 於(어): 동작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자동사 뒤와 타동사 뒤에 다 쓸 수 있다.

3) 可謂孝矣(가위효의): 효성스럽다고 할 수 있다.
• 矣(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1‧12

有子曰: “禮之用, 和爲貴. 先王之道, 斯爲美, 小大由之. 有所不行, 知和而和, 不以禮節之, 亦不可行也.”

유자왈: "례지용, 화위귀. 선왕지도, 사위미, 소대유지, 유소불행, 지화이화, 불이례절지, 역불가행야."

 

유선생: “예법을 차리는 데도 부드러운 게 좋다. 옛 어른들의 예법은 그렇기에 아름다웠고, 아래를 통틀어 그렇게 했다. 그러나 하지 않는 대목이 있었으니, 부드럽게 할 줄만 알았지 예법으로 매듭을 못 맺는 따위의 짓은 하지 않았다.”


1) 和爲貴(화위귀): 조화가 귀하다.
• 爲(위): '~이다'라는 뜻의 동사. 일반적으로 그 뒤에 명사나 대사가 오지만 명사로 전용된 형용사가 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함이다' 또는 '~한 것이다'라는 뜻이 되고 이는 결국 '~하다' 또는 '~한 셈이다'라는 뜻이 된다. (倪志僩(예지한)은 爲(위)·乃(내)·則(칙)의 차이점을 분석하여 각각 현대 중국어의 算是(산시)·却是(각시)·就是(취시)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이 경우 대개 '가장 ~하다'라는 어감을 내포한다

2) 先王(선왕): 요(堯)·순(舜)·우(禹)·탕(湯)·문(文)·무(武)처럼 명철한 정치를 베푼 전대의 성왕들을 가리킨다.

3) 斯爲美(사위미): 이것을 아름답다고 여기다. 斯(사) 앞에 以(이)가 생략되었다.
• 斯(사): 이것. 근칭 지시대사.

4) 小大由之(소대유지): 작고 큰 일들이 그것을 따르다.
• 由(유): 따르다, 의거하다.

• 之(지): 和(화)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5) 有所不行(유소불행): 행해지지 않는 바가 있다.
• 所(소): ~하는 바, ~하는 것.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를 명사구로 만들어주는 특수대사. 이 문장에서 不行(불행)의 주어는 생략되어 있으며 所不行(소불행)은 명사구로서 有(유)의 목적어가 되고 있다.

6) 以禮節之(이례절지): 예로써 그것을 조절하다.
• 之(지): 和(화)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7) 亦不可行也(역불가행야): 역시 행해질 수 없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01‧13

有子曰: “信近於義, 言可復也. 恭近於禮, 遠恥辱也. 因不失其親, 亦可宗也.”

유자왈: "신근어의, 언가복야. 공근어례, 원치욕야. 인부실기친, 역가종야."

 

유선생 “남과의 약속도 의리엔 맞을 때는 뒤집을 수도 있다. 공손함도 예의에 알맞아야 치욕을 면할 것이다. 그러고서 친족의 정을 잃지 않는 이는 존경함직 하다.”


1) 信近於義(신근어의): 미덥기가 의로움에 가깝다.
 於(어): ~에, ~에서. 시발점을 표시하는 전치사.

2) 言可復也(언가복야): 말을 실행할 수 있다.
 復(복): 실천하다, 이행하다.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遠恥辱也(원치욕야): 치욕을 멀리하다.
• 遠(원):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4) 因不失其親(인불실기친):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들 사이의 친밀함을 잃지 않다. 가까울수록 예의를 지켜 사이가 벌어지지 않음을 말한다.
• 因(인): '연접하다'라는 뜻의 동사.


01‧14

子曰: “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자왈: " 군자식무구포, 거무구안, 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이."

 

선생: “참된 사람일진댄 자기 배 채울 일은 생각하지 말고, 편안한 살림도 바라지 말고, 맡은 일은 날래 처리하면서 말을 조심하며,
사리에 밝은이를 찾아가서 잘못을 고쳐야 한다. 그러면 학문을 좋아한다고 할 수밖에 없다.”


1) 食無求飽(식무구포): 식사에 있어서 배부르기를 추구하지 않다.
• 無(무): 不(불)과 같다.

2) 就有道而正焉(취유도이정언): 도덕이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 바로잡다.
• 焉(언): 삼인칭대사로 之(지)와 같으며 일반적인 잘못을 가리킨다.

3) 可謂好學也已(가위호학야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 也已(야이):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也(야)와 已(이)가 모두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지만 이 둘을 연용함으로써 더욱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할 수 있다.


01‧15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자공왈: "빈이무첨, 부이무교, 하여?"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자왈: "가야, 미약빈이락, 부이호례자야."


子貢曰: “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자공왈: "시운: '여절여차, 여탁여마', 기사지위여?"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자왈: "사야, 시가여언시이의, 고제왕이지래자."

 

자공: “가난 속에서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더라도 교만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선생: “좋지. 그러나 가난 속에서 즐거워하며, 부자가 되어 예법을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지.”
자공: “옛 시에 ‘끊거니 다듬거니 쪼거니 갈거니’ 하였는데 이를 두고 이른 말인가요?”
선생: “사야. 인제 너하고 시를 이야기하게 되었구나. 한 마디를 일러준즉 다음 것까지 아는구나.”

 


1) 貧而無諂(빈이무첨):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다.
• 而(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無(무): 不(불)과 같다.

2) 何如(하여): 어떤가. 의문문에서 대사 목적어가 동사 앞에 놓인 것. 如何(여하)와 같다.

3)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미약빈이락, 부이호례자야): (좋기는 하나 그 정도로는 아직)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만은 못하다.

4) 如切如磋, 如琢如磨(여절여차, 여탁여마): 자른 것 같고 간 것 같고 쫀 것 같고 닦은 것 같다. 『시경(詩經)·위풍(衛風)·기욱(淇奧)』의 첫부분. 절차탁마(切磋琢磨)는 옥기(玉器)를 만드는 네 가지 공정으로 학문이나 덕행을 갈고 닦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5) 其斯之謂與(기사지위여): 아마 이를 말하는 것이리라.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斯(사): 앞에 나온 공자의 말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 之(지): 강조 효과를 위하여 목적어를 동사 앞에 놓을 경우 목적어와 동사 사이에 쓰는 구조조사.
• 與(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其(기)와 함께 쓰이는 경우 추측의 어기를 내포한다.

6) 賜也始可與言『詩』已矣(사야시가여언『시』이의): 사는 비로소 (그와) 함께 『시경』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 賜(사): 자공(子貢)의 이름.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與(여): 다음에 목적어로서 賜(사)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之(지)가 생략된 형태. 전치사 '與(여)' '以(이)' '爲(위)'는 왕왕 그 다음에 오는 목적어가 생략된다.
• 詩(시): 고서에서 말하는 詩(시)는 『시경』 또는 『시경』에 수록된 시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 已矣(이의):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로 단정적인 어기를 내포한다.

7) 告諸往(고저왕): 그에게 지나간 일을 말해주다.
• 諸(저): 之(지)와 같은 대사로 賜(사)를 가리킨다.

• 往(왕): 지나간 것.


01‧16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자왈: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선생:  “남이 나를 몰라주는 것이 걱정이 아니라, 남을 모르는 것이 걱정이다.”


1) 不患人之不己知(불환인지불기지): 다른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라.
• 不(불):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勿(물)과 같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節)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명사구가 되는 경우 주어나 목적어로 쓰이고 절이 되는 경우 대개 시간·가정·조건 등을 표시한다.
• 不己知(불기지): 자기를 알아주지 않다. 부정문에서 대사 목적어가 동사 앞에 놓인 형태.


2) 患不知人也(환부지인야): (자기가)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
• 也(야): 명령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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