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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子路(자로)편 - 이끄는 자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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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子路問政, 子曰: "先之勞之." 請益, 曰: "無倦."
자로문정, 자왈: "선지로지." 청익, 왈: "무권."

 

자로가 정치에 관하여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백성들에게 시키기 전에 자신이 먼저 하고 나서 그들에게 일을 시켜라"라고 하셨다. 보충 설명을 청하자 공자께서 "게으름피우지 말아라"라고 하셨다.

 

1) 先之勞之(선지로지): 그들에 앞장서고 나서 그들을 수고롭게 하다.
• 勞(로): 수고롭게 하다, 일 시키다.

 

2) 無倦(무권): 게을리 하지 말라. 先之勞之(선지로지)의 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야지 중도에 흐지부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2

仲弓爲季氏宰, 問政, 子曰: "先有司, 赦小過, 擧賢才." 曰: "焉知賢才而擧之?" 子曰: "擧爾所知. 爾所不知, 人其舍諸?"
중궁위계씨재, 문정, 자왈: "선유사, 사소과, 거현재." 왈: "언지현재이거지?" 자왈: "거이소지. 이소부지, 인기사저?"

중궁이 계씨의 가재가 되어서 정치에 관하여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유사에 앞서 먼저 본을 보이고 작은 과실을 용서하며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여라"라고 하셨다. "현명한 인재를 어떻게 알고 등용합니까?" 하자 공자께서 "네가 아는 사람을 등용해라. 네가 모르는 사람은 사람들이 어찌 그냥 내버려두겠느냐?"라고 하셨다.

1) 先有司(선유사): 유사에 앞서다. 실무 담당자인 유사에게 시키기 전에 자신이 먼저 본을 보이라는 뜻이다.
• 有司(유사): 일을 주관하는 실무 담당자.

2) 擧賢才(거현재):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다.
• 才(재): 재목, 인재. 材(재)와 같다.

3) 人其舍諸(인기사저): 사람들이 어찌 그를 내버려두겠는가.
• 其(기): 어찌. 豈(기)와 같다.
• 諸(저): 之乎(지호)와 같다.


3
子路曰: "衛君待子而爲政, 子將奚先?" 子曰: "必也正名乎!"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子曰: "野哉由也! 君子於其所不知, 蓋闕如也.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事不成, 則禮樂不興;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刑罰不中, 則民無所措手足. 故君子名之必可言也, 言之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已矣."
자로왈: "위군대자이위정, 자장해선?" 자왈: "필야정명호!" 자로왈: "유시재, 자지우야! 해기정?" 자왈: "야재유야! 군자어기소부지, 개궐여야. 명부정, 즉언불순; 언불순, 즉사불성; 사불성, 즉례악불흥; 례악불흥, 즉형벌부중; 형벌부중, 즉민무소조수족. 고군자명지필가언야, 언지필가행야. 군자어기언, 무소구이의."

자로가 "위나라 임금이 선생님에 의지하여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먼저 하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 "반드시 명분을 바로잡으리라!" 하셨다. 자로가 "이 정도로군요 선생님의 우원하심이! 무엇 하러 명분을 바로잡습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칠구나 유는! 군자는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법이다. 명분이 올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리롭지 않고, 말이 순리롭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이 흥성하지 않고, 예악이 흥성하지 않으면 형벌이 합당하지 않고, 형벌이 합당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손발을 둘 데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명분을 세우면 반드시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말을 하면 반드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군자는 말에 있어서 어물어물 넘어가는 것이 없다." (군자가 세운 명분은 어물어물 넘어가는 그런 것이어서는 안 되고 떳떳하고 논리 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고 또 실행할 수 있는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

 

1) 衛君待子而爲政(위군대자이위정): 위나라 임금이 선생에 의지하여 정치를 하다.
• 衛君(위군): 위나라 출공(出公)을 가리킨다. 그는 할아버지인 영공(靈公)이 죽었을 때 영공에게 쫓겨난 아버지 괴외(蒯聵)를 불러들이지 않고 자신이 왕위에 올랐다. 공자는 이것을 명분에 어긋나는 짓으로 본 것이다. (「술이편 15」 참조.)
• 待(대): '기다리다'라는 뜻이 변하여 '의지하다'라는 뜻이 되었다.

2) 子將奚先(자장해선): 선생이 장차 무엇을 앞세우는가.
• 奚先(해선): 의문대사 목적어와 동사가 도치된 것.

3) 必也正名乎(필야정명호): 반드시 명분을 바로잡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正(정): 바르게 하다.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乎(호):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有是哉(유시재): 이런 면이 있구나, 이런 정도로구나.

5) 子之迂也(자지우야): 선생의 우원(迂遠)함이여.
• 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6) 奚其正(해기정): 어째서 (명분을) 바로잡는가.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 正(정): 다음에 名(명) 또는 그것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7) 闕如(궐여): 원래 '빼놓고 말을 하지 않다'라는 뜻인데 나중에는 주로 '결여하다, 빠뜨리다' 등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여기서는 원래의 의미이다.

8) 刑罰不中(형벌부중): 형벌이 합당하지 않다.
• 中(중): 합당하다.

9) 無所苟已矣(무소구이의): 어물어물 넘어가는 것이 없다.
• 苟(구): 미봉책을 써서 일시적으로 넘어가다.
• 已矣(이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4

樊遲請學稼, 子曰: "吾不如老農." 請學爲圃, 曰: "吾不如老圃." 樊遲出, 子曰: "小人哉樊須也! 上好禮, 則民莫敢不敬; 上好義, 則民莫敢不服; 上好信, 則民莫敢不用情. 夫如是, 則四方之民襁負其子而至矣, 焉用稼?"
번지청학가, 자왈: "오불여로농." 청학위포, 왈: "오불여로포." 번지출, 자왈: "소인재번수야! 상호례, 즉민막감불경; 상호의, 즉민막감불복; 상호신, 즉민막감불용정. 부여시, 즉사방지민강부기자이지의, 언용가?"

 

번지가 곡식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청하자 공자께서 "나는 노련한 농부만 못하다"라고 하시고, 채소 기르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청하자 "나는 노련한 채소 재배가만 못하다"라고 하셨다. 번지가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소인이로다 번수는! 윗사람이 예의를 좋아하면 백성 가운데 아무도 감히 그를 공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윗사람이 정의를 좋아하면 백성 가운데 아무도 그에게 복종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윗사람이 신의를 좋아하면 백성 가운데 아무도 감히 진실을 행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방의 백성이 자기 자식을 포대기에 감싸 업고 찾아들 것인데 곡식 농사는 지어서 어디에 쓰느냐?" (인의로써 백성을 다스리는 위정자의 입장에서 말한 것으로 "군자는 기물이 아니다"라는 「위정편 12」의 관점과도 상통하는 바가 있다.)

 

1) 請學爲圃(청학위포): 채소밭 손질을 배우기를 청하다.
• 爲(위): 다스리다, 손질하다.
• 圃(포): 채소밭.

2) 莫敢不敬(막감불경): 아무도 감히 공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 莫(막): '아무도 ~하지 않다'라는 뜻의 무칭(無稱) 지시대사. 대사적 기능과 부정사적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3) 不如老圃(불여로포): 노련한 채소 재배가만 못하다.
• 老(로): 노련하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험이 많다는 뜻이다.

4) 不用情(불용정): 진실을 행하지 않다.
• 用(용): 행하다.

• 情(정): 실정, 진실.

5) 夫如是(부여시): 이와 같다.
• 夫(부): 문장의 첫머리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청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작용을 하는 어기조사. 특별한 의미는 없고 다음에 오는 말이 일반적으로 그러하다는 어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보통 발어사(發語詞)라고 한다.


5

子曰: "誦『詩』三百, 授之以政, 不達; 使於四方, 不能專對, 雖多亦奚以爲?"
자왈: "송『시』삼백, 수지이정, 부달; 시어사방, 불능전대, 수다역해이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경』에 수록된 시 삼백 편을 암송하면서도 그에게 정무를 맡겼을 때 달성하지 못하고 사신이 되어 사방으로 나가서 상대방과 단독으로 응대하지 못한다면 비록 시를 많이 외웠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학문이 실제 생활에 활용되어야 함을 역설한 것이다.)

1) 誦『詩』三百(송『시』삼백): 『시경』의 시 삼백 편을 외우다. 『시경』은 모두 305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시경』을 흔히 詩三百(시삼백)이라고 부른다.

2) 授之以政(수지이정): 그에게 정무를 주다.
• 以(이): 동작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직접 목적어를 표시한다.

3) 不能專對(불능전대): 단독으로 응대하지 못하다. 대부가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나갈 때는 궁극적인 사명만 부여하고 구체적인 응대 방법은 일러주지 않기 때문에 일일이 본국 조정의 지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여 임기응변해야 하는데 그것을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4) 雖多亦奚以爲(수다역해이위): (시를 외운 것이) 비록 많다고 한들 또 무슨 소용이 있는가.
• 奚以(해이): 어디에 쓰는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동사와 의문대사 목적어가 도치된 것이다.
• 奚(해): 어디. 장소를 묻는 의문대사.
• 以(이): 쓰다.
• 爲(위):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6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자왈: "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수령부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위정자 자신이 올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저절로 시행되고, 자신이 올바르지 않으면 명령을 내려도 시행되지 않는다."

 

1) 其身正(기신정): 자기 몸이 바르다.
• 其(기): 명령을 하는 주체 즉 위정자를 가리킨다


7
子曰: "魯衛之政, 兄弟也."
자왈: "로위지정, 형제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노나라와 위나라의 정치는 형제지간이다." (노나라는 문왕의 넷째아들 주공을 봉한 나라이고 위나라는 일곱째아들 강숙[康叔]을 봉한 나라로 실제로 형제의 나라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계손씨[季孫氏]·맹손씨[孟孫氏]·숙손씨[叔孫氏] 등의 삼환이 전횡하는 노나라와 출공[出公]이 부자간에 정권 다툼을 하고 있는 위나라의 혼란스러운 정국이 난형난제라는 풍자적 의미를 담고 있다.)


8

子謂衛公子荊: "善居室. 始有, 曰: '苟合矣.' 少有, 曰: '苟完矣.' 富有, 曰: '苟美矣.'"
자위위공자형: "선거실. 시유, 왈: '구합의.' 소유, 왈: '구완의.' 부유, 왈: '구미의.'"

 

공자께서 위나라의 공자 형을 평하여 말씀하셨다. "그는 집에서 검소하게 잘 지냈다. 처음으로 재산이 있게 되자 '그런대로 모였다'라고 했고, 웬만큼 있게 되자 '그런대로 완비되었다'라고 했고, 풍부하게 있게 되자 '그런대로 훌륭해졌다'라고 했다."

 

1) 衛公子荊(위공자형): 위나라 공자 형. 위나라 헌공(獻公, 576~559 B. C. 재위)의 아들. 같은 시기에 노나라에도 公子 荊(공자 형)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기 위하여 일부러 衛公子荊(위공자형)이라 한 것이다. 그는 인품이 훌륭하여 공자의 신분이면서도 매우 겸손하여 오나라의 계찰(季札)로부터 위나라의 군자라는 칭송을 들을 정도였다. (『左傳(좌전)·襄公二十九年(양공이십구년)』 참조.)

2) 善居室(선거실): 집에서 생활하기를 잘하다. 사치를 부리거나 낭비하지 않고 검약하고 소박하게 지냄을 말한다.


9

子適衛, 冉有僕, 子曰: "庶矣哉!" 冉有曰: "旣庶矣, 又何加焉?" 曰: "富之." 曰: "旣富矣, 又何加焉?" 曰: "敎之."
자적위, 염유복, 자왈: "서의재!" 염유왈: "기서의, 우하가언?" 왈: "부지." 왈: "기부의, 우하가언?" 왈: "교지."

 

공자가 위나라로 갈 때 염유가 마차를 몰았는데 공자께서 "위나라 백성이 많기도 하구나!"라고 하셨다. 염유가 "백성이 많아지고 나면 또 무슨 일을 추가해야 합니까?" 하고 여쭈어보자 "그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하셨다. "부유해지고 나면 또 무슨 일을 추가해야 합니까?"라고 하자 "그들을 교육시켜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1) 冉有僕(염유복): 염유가 마차를 몰다.
• 僕(복): '마부'라는 뜻의 명사가 '마부 노릇을 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전용된 것이다.

2) 旣庶矣(기서의): 이미 많게 되다.
• 矣(의): ~하게 되다. 상황의 변화나 새로운 상황의 출현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3) 又何加焉(우하가언): 거기다 또 무엇을 보태는가.
• 何加(하가): 대사 목적어와 동사가 도치된 것.
• 焉(언): 於是(어시)와 같다.

4) 富之(부지): 부유하게 하다.
• 富(부):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之(지): '이미 많아지게 된 사람'을 가리킨다.


10

子曰: "苟有用我者, 朞月而已可也, 三年有成."
자왈: "구유용아자, 기월이이가야, 삼년유성."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등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 년이 지나면 그런대로 괜찮아질 것이고 삼 년이 지나면 성취가 있을 것이다."

1) 朞月而已可也(기월이이가야): 일 년이 지나면 이미 괜찮다.
• 朞月(기월): 돐, 일주년.
• 而(이): ~하면 곧.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하는 접속사. 則(즉)과 같다.



11

子曰: "'善人爲邦百年, 亦可以勝殘去殺矣,' 誠哉是言也!"
자왈: "'선인위방백년, 역가이승잔거살의,' 성재시언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인이 백 년 동안 나라를 다스린다면 역시 잔악함을 억누르고 살육을 없앨 수 있다'라고 했거니와 정말이로다 이 말이여!" (당시 위정자들의 어진 정치가 오래 지속되지 못함을 한탄한 것이다.)

1) 爲邦(위방): 나라를 다스리다.
• 爲(위): 다스리다.


12

子曰: "如有王者, 必世而後仁."
자왈: "여유왕자, 필세이후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설사 왕도로 천하를 다스리는 성왕이 있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한 세대가 지나야 인덕에 의한 감화가 이루어진다."

1) 如有王者(여유왕자): 설사 왕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 如(여): 양보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王者(왕자): 패자(覇者)에 대칭되는 말로 요임금이나 순임금처럼 왕도로써 천하를 다스리는 성왕(聖王)을 가리킨다.

2) 必世而後仁(필세이후인): 반드시 한 세대 이후에 인화(仁化)되다.
• 世(세): 세대. 30년을 한 세대라고 한다.
• 而後(이후): 以後(이후)와 같다.


13
子曰: "苟正其身矣, 於從政乎何有? 不能正其身, 如正人何?"
자왈: "구정기신의, 어종정호하유? 불능정기신, 여정인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 자신을 바로잡는다면 정치에 종사하는 데 있어서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자기 자신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어떻게 남을 바로잡겠는가?"

 

1) 苟正其身矣(구정기신의): 참으로 자기 몸을 바르게 한다면.
• 矣(의):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2) 於從政乎何有(어종정호하유): 정치에 종사하는 데 (문제가 될 것이) 무엇이 있는가.
• 乎(호):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3) 如正人何(여정인하): 남을 바로잡는 일을 어떻게 하는가.
• 如(여)~何(하): '~을 어떻게 하는가'라는 뜻의 관용어.


14

冉子退朝, 子曰: "何晏也?" 對曰: "有政." 子曰: "其事也. 如有政, 雖不吾以, 吾其與聞之."
염자퇴조, 자왈: "하안야?" 대왈: "유정." 자왈: "기사야. 여유정, 수불오이, 오기여문지."

 

염자가 퇴조하자 공자께서 "왜 늦었느냐?"라고 하셨다. "정사가 있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정사가 아니라 그의 개인적인 일이다. 만약 정사가 있었다면 비록 그가 나를 등용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참여하여 그것을 들었을 것이다." (염유에게 공식적인 국정과 계씨의 개인적인 일을 혼동하지 말고 잘 구분하여 처리하라고 충고한 것이다.)

1) 冉子(염자): 공자의 제자. 이름이 구(求), 자가 자유(子有). 염구는 당시 노나라의 정권을 전횡하고 있던 계씨의 가신이었다.

2) 其事也(기사야): (정사가 아니라) 그의 (개인적인) 일이다.
• 其(기): 계씨를 가리킨다.

3) 雖不吾以(수불오이): 비록 나를 등용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 吾以(오이): 부정문에서 대사 목적어와 동사가 도치된 것.
• 以(이): 쓰다.

4) 吾其與聞之(오기여문지): 내가 참여하여 들었을 것이다.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與聞(여문): '참여하여 듣다'라는 뜻의 관용어.


15

定公問: "一言而可以興邦, 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 其幾也, 人之言曰: '爲君難, 爲臣不易.' 如知爲君之難也, 不幾乎一言而興邦乎?" 曰: "一言而喪邦, 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 其幾也, 人之言曰: '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 如其善而莫之違也, 不亦善乎? 如不善而莫之違也, 不幾乎一言而喪邦乎?"
정공문: "일언이가이흥방, 유저?" 공자대왈: "언불가이약시. 기기야, 인지언왈: '위군난, 위신불이.' 여지위군지난야, 불기호일언이흥방호?" 왈: "일언이상방, 유저?" 공자대왈: "언불가이약시. 기기야, 인지언왈: '여무락호위군, 유기언이막여위야.' 여기선이막지위야, 불역선호? 여불선이막지위야, 불기호일언이상방호?"

정공이 "한마디로 말해서 나라를 일으켜세울 수 있는 그런 일이 있습니까?" 하고 묻자 공자께서 "말이란 그럴 수가 없습니다. 비슷한 것이라면, 어떤 사람의 말에 '임금이 되기도 어렵고 신하가 되기도 어렵다'라고 했는데 만약 임금 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면 한마디로 나라를 일으켜세우는 일에 가깝지 않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셨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라를 잃는 그런 일이 있습니까?" 하고 묻자 공자께서 "말이란 그럴 수가 없습니다. 비슷한 것이라면, 어떤 사람의 말에 '나는 임금 노릇 하기에 즐거움이 없는데 다만 말을 하면 아무도 내 말을 거역하지 않는 것만은 즐겁다'라고 했거니와 만약 그 말이 옳은데 아무도 그것을 거역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만, 만약 옳지 않은데 아무도 그것을 거역하지 않는다면 한마디로 말해서 나라를 잃는 것에 가깝지 않겠습니까?"라고 대답하셨다.

1) 定公(정공): 노나라의 임금(509~494 B. C. 재위).

2) 有諸(유지): 그런 것이 있는가.
• 諸(저): 之乎(지호)와 같으며 之(지)는 一言而可以興邦(일언이가이흥방)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3) 其幾也(기기야): 그 가운데 비슷한 것으로는.
• 其(기): 一言(일언)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幾(기): 가깝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4) 人之言(인지언): (분명히 밝힐 수가 없거나 밝힐 필요가 없는 어떤) 사람의 말.

5) 不幾乎一言而興邦乎(불기호일언이흥방호): 한마디를 말하여 나라를 일으켜세우는 것에 가깝지 않은가.
• 幾乎(기호): ~에 가깝다, 거의 ~하다.

6) 唯其言而莫予違也(유기언이막여위야): 다만 내가 말을 하기만 하면 아무도 나에게 거역하는 사람이 없다.
• 其(기):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로 여기서는 일반인화된 자기 자신을 가리킨다.
• 莫(막): 아무도 ~하지 않다.
• 予違(여위): 대사 목적어와 동사가 도치된 것.


 16

葉公問政, 子曰: "近者說, 遠者來."
섭공문정, 자왈: "근자열, 원자래."

 

섭공이 정치에 관하여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기쁘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은 찾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1) 葉公(섭공): 지금의 하남성 섭현(葉縣) 남쪽 지역으로 당시 초나라에 속했던 섭지방의 수장 심제량(沈諸梁).

2) 近者說(근자열):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다.
• 說(열):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悅(열)과 같다.


17

子夏爲莒父宰, 問政,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 則不達; 見小利, 則大事不成."
자하위거보재, 문정, 자왈: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 즉부달; 견소리, 즉대사불성."

자하가 거보의 읍장이 되어서 정치에 관하여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돌보지 말아라. 빨리 하려고 들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돌보게 되면 큰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1) 莒父宰(거보재): 거보의 읍장.
• 莒父(거보): 노나라의 읍 이름. 지금의 산동성 거현(莒縣) 부근에 있었다.

2) 無欲速(무욕속): 신속한 것을 바라지 말라.
• 無(무): 毋(무)와 같다.


18

葉公語孔子曰: "吾黨有直躬者, 其父攘羊, 而子證之." 孔子曰: "吾黨之直者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섭공어공자왈: "오당유직궁자, 기부양양, 이자증지." 공자왈: "오당지직자이어시. 부위자은, 자위부은, 직재기중의."

 

섭공이 공자께 "우리 마을에 곧은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 아버지가 양을 훔쳤는데 아들이 그것을 증언했습니다"라고 하자 공자께서 "우리 마을의 곧은 사람은 이와 다릅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하여 숨겨주고 아들은 아버지를 위하여 숨겨주는데 그 가운데 곧음이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자식을 비호해주는 것은 부성애이고 자식이 아버지를 비호해주는 것은 효도이니 이는 법을 초월하는 지고의 가치이다. 이런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곧지 않으려야 곧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 吾黨有直躬者(오당유직궁자): 우리 마을에 곧은 몸을 가진 사람이 있다.
• 黨(당): 500가구가 사는 마을.

2) 異於是(이어시): 이와 다르다.
• 於(어): 비교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

3) 直在其中矣(직재기중의): 곧음이 그 가운데 있다.
• 其(기): '父爲子隱(부위자은), 子爲父隱(자위부은)'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矣(의): 필연의 결과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19
樊遲問仁, 子曰: "居處恭, 執事敬, 與人忠. 雖之夷狄, 不可棄也."
번지문인, 자왈: "거처공, 집사경, 여인충. 수지이적, 불가기야."

번지가 인에 관하여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평상시에 일상 생활을 할 때는 공손하고, 일을 처리할 때는 신중하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충후해야 하는 것이니 이는 비록 오랑캐 땅에 간다고 할지라도 버릴 수 없다."

1) 居處恭(거처공): 평상시에 일상 생활을 하는 것이 공손하다.
• 居處(거처): 일상적으로 생활하다. 居(거)와 處(처)가 둘 다 집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일상 생활을 한다는 뜻인데 居(거)는 여기서 파생하여 '평상시'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2) 與人忠(여인충):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이 충후하다.
• 與(여): 대하다, ~에 대하여, ~에게.


20

子貢問曰: "何如斯可謂之士矣?" 子曰: "行己有恥, 使於四方, 不辱君命, 可謂士矣." 曰: "敢問其次." 曰: "宗族稱孝焉, 鄕黨稱弟焉." 曰: "敢問其次." 曰: "言必信, 行必果, 硜硜然小人哉! 抑亦可以爲次矣." 曰: "今之從政者何如?" 子曰: "噫! 斗筲之人, 何足算也?"
자공문왈: "하여사가위지사의?" 자왈: "행기유치, 시어사방, 불욕군명, 가위사의." 왈: "감문기차." 왈: "종족칭효언, 향당칭제언." 왈: "감문기차." 왈: "언필신, 행필과, 갱갱연소인재! 억역가이위차의." 왈: "금지종정자하여?" 자왈: "희! 두소지인, 하족산야?"

자공이 "어떠해야 선비라고 할 수 있습니까?" 하고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염치가 있고, 사명을 띠고 사방으로 나갔을 때 임금의 사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선비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감히 그 다음 것을 여쭈어보겠습니다"라고 하자 "집안에서 효성스럽다고 칭송하고 마을에서 공손하다고 칭송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감히 그 다음 것을 여쭈어보겠습니다"라고 하자 "말에는 반드시 믿음성이 있고 행동에는 반드시 과단성이 있는 것은 융통성이 없는 소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 다음은 될 수 있다"라고 하셨다. "오늘날의 정치 종사자들은 어떻습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 "허! 도량이 좁은 사람들이야 어찌 칠 것이 있겠느냐?"라고 하셨다.

1) 何如斯可謂之士矣(하여사가위지사의): 어떠해야 선비라고 할 수 있는가.
• 斯(사): ~하면 그제야.
• 矣(의):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2) 行己有恥(행기유치): 자기 생각을 행함에 염치가 있다.

3) 硜硜然小人哉(갱갱연소인재): 주변머리 없는 소인이로다.
• 硜硜然(갱갱연): 원래 돌을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로 융통성이 없고 완고함을 뜻한다.
• 然(연): 형용사 접미사.

4) 抑亦可以爲次矣(억역가이위차의): 그래도 역시 그 다음은 될 수 있다.
• 抑(억): 그러나, 그래도.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5) 斗筲之人(두소지인): 도량이 좁은 사람.
• 斗筲(두소): 斗(두)는 말, 筲(소)는 다섯 되들이의 대나무 밥그릇으로 합쳐서 도량이 좁음을 비유한다.



21

子曰: "不得中行而與之, 必也狂狷乎! 狂者進取, 狷者有所不爲也."
자왈: "부득중행이여지, 필야광견호! 광자진취, 견자유소불위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중용의 도를 지키는 사람을 찾아내어 사귀지 못한다면 나는 반드시 열광적인 사람과 고지식한 사람을 택할 것이다. 열광적인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 무언가를 취득하고 고지식한 사람은 절대로 안 하는 일이 있다."

1) 不得中行而與之(부득중행이여지): 중용의 도를 실천하는 사람을 얻어서 사귀지 않다.
• 中行(중행): 원래 '중도로 가다, 중용으로 행하다'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그렇게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 與(여): 함께하다, 사귀다.
• 之(지): 中行(중행)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2) 必也狂狷乎(필야광견호): (내가 얻어서 사귈 사람은) 반드시 열광적인 사람과 고지식한 사람일지니라.
• 狂(광):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추진하는 적극적이고 열광적인 성질(을 가진 사람).
• 狷(견): 안목은 높지 않으면서 성질이 강직하여 고집스럽고 융통성 없는 성질(을 가진 사람).
• 乎(호):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3) 有所不爲(유소불위): 하지 않는 바가 있다.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판단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일은 안 한다는 뜻이다.


22

子曰: "南人有言: '人而無恒, 不可以作巫醫,' 善夫!" "不恒其德, 或承之羞." 子曰: "不占而已矣."
자왈: "남인유언: '인이무항, 불가이작무의,' 선부!" "불항기덕, 혹승지수." 자왈: "부점이이의."

공자께서 "남방 사람들에게 '사람이 항심이 없으면 무당이나 의사도 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좋은 말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역경』에 "자신의 덕을 변함없이 지키지 않으면 욕을 당할지도 모른다"라고 했는데 이에 관하여 공자께서 "점을 치지 않을 따름이다"라고 하셨다. (유가의 관점에서 볼 때 무당이나 의사는 군자로부터 거리가 먼 일개 기능공에 불과하지만 이런 하찮은 사람일지라도 항심이 없으면 될 수 없다는 뜻인 것 같다.)

1) 人而無恒(인이무항): 사람이 항심이 없으면.
• 而(이):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

• 恒(항): 항심. 꾸준히 간직하는 변함없는 마음.

2) 不恒其德, 或承之羞(불항기덕, 혹승지수): 자신의 덕을 변함없이 지키지 않으면 혹시 수치스러움으로 밀어넣을지도 모르다. 『역경(易經)·항괘구삼효사(恒卦九三爻辭)』를 인용한 것이다.
• 恒(항): '항구하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항구하게 하다'라는 뜻의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承(승): 인도하다.

3) 不占而已矣(부점이이의): 주희(朱熹)의 『논어집주(論語集注)』에 말한 바와 같이 이 구절은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지 않아 해설이 구구하다. 문자대로 번역하자면 '점을 치지 않을 따름이다'가 되지만 문맥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항심이 없는 사람은 점을 쳐도 일정한 점괘가 나오지 않으므로 점을 치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23

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자왈: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서로의 생각을 조절하여 화합을 이루기는 하지만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관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뇌동하지는 않으며, 소인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관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뇌동하기는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조절하여 화합을 이루지는 못한다."

 

1) 小人同而不和(소인동이불화): 소인은 (이익을 위하여 상대방의 생각에 줏대 없이) 뇌동하기는 하지만 (생각이 서로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잘 조절하여) 화합을 이루지는 않다.
• 和(화):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를지라도 화합을 이루기 위하여 자신의 주관을 견지하면서 상대방의 생각도 존중해줌을 말한다.
• 同(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주관을 버리고 완전히 상대방에게 동화됨을 말한다.


24
子貢問曰: "鄕人皆好之, 何如?" 子曰: "未可也." "鄕人皆惡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자공문왈: "향인개호지, 하여?" 자왈: "미가야." "향인개오지, 하여?" 자왈: "미가야. 불여향인지선자호지, 기불선자오지."

 

자공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어떻습니까?" 하고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그것으로는 아직 안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미워하면 어떻습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 "그것으로도 아직 안 된다. 마을 사람들 가운데 선량한 사람은 그를 좋아하고 선량하지 못한 사람은 그를 미워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씀하셨다. (하나의 주관이 뚜렷하고 일관성이 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애호를 받을 수 없는바 그렇다면 그 가운데 선인들이 어떻게 보느냐를 가지고 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양화편 13」의 "온 고을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두루뭉술한 사람은 덕을 해치는 사람이다"라는 말과 상통하는 말이다.)

 

1) 鄕人皆好之(향인개호지):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아하다.
• 鄕(향): 구체적인 마을이 아니라 일반적인 마을, 즉 之(지)가 가리키는 일반적인 사람이 소속된 마을을 가리킨다.


25
子曰: "君子易事而難說也. 說之不以道, 不說也. 及其使人也, 器之. 小人難事而易說也. 說之雖不以道, 說也, 及其使人也, 求備焉."
자왈: "군자이사이난열야. 열지불이도, 불열야. 급기사인야, 기지. 소인난사이이열야. 열지수불이도, 열야, 급기사인야, 구비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그는 정당한 도리로써 기쁘게 하지 않으면 기뻐하지 않지만, 그가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킬 때는 그 사람의 재능에 맞게 시키기 때문이다. 소인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쉽다. 그는 비록 정당한 도리로써 기쁘게 하지 않아도 기뻐하지만, 그가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킬 때는 온갖 재능을 다 갖추고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1) 君子易事而難說也(군자이사이난열야): 군자는 섬기기는 쉽지만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 易(이)·難(난): '쉽다' 또는 '어렵다'라는 뜻의 형용사로 뒤에 동사를 동반하여 '~하기 쉽다' 또는 '~하기 어렵다'라는 뜻을 이루는 특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 事(사): 여기서 섬긴다는 것은 군자를 위하여 일을 해준다는 뜻으로 다음 구절의 使(사)와 표리 관계이다. 즉 모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事(사)가 되고 부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使(사)가 된다.
• 說(기쁠열): '기쁘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悅(열)과 같다.

2) 及其使人也(급기사인야): 그가 사람을 부릴 때에는.
• 及(급): ~에 이르게 되면, ~할 때에. 원래 '~에 이르다'라는 동사이지만 이 경우 전치사적 성격이 더 강하다.
• 其(기): 君子(군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3) 器之(기지): 그 사람을 그릇으로 여기다. 그렇기 때문에 섬기기가 쉽다는 뜻이다.
• 器(기): '그릇'이라는 뜻의 명사가 의동사로 전용된 것이다. 각각의 그릇을 그 기능에 따라 하나의 특수한 용도에 사용하듯 사람을 쓸 때 그 사람이 가진 재능의 종류에 따라 그에 알맞은 임무를 부여한다는 뜻이다.

4) 求備焉(구비언): 갖추어져 있기를 바라다. 그렇기 때문에 섬기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26

子曰: "君子泰而不驕, 小人驕而不泰."
자왈: "군자태이불교, 소인교이불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태연하면서도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면서도 태연하지 못하다."


27

子曰: "剛毅木訥, 近仁."
자왈: "강의목눌, 근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강직한 것과 의연한 것과 질박한 것과 어눌한 것은 인에 가깝다."


28

子路問曰: "何如斯可謂之士矣?" 子曰: "切切偲偲, 怡怡如也, 可謂士矣. 朋友切切偲偲, 兄弟怡怡."
자로문왈: "하여사가위지사의?" 자왈: "절절시시, 이이여야, 가위사의. 붕우절절시시, 형제이이."

 

자로가 "어떠해야 선비라고 할 수 있습니까?" 하고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서로 절절하게 충고하고 격려하며 화기애애하다면 선비라고 할 수 있다. 친구간에 서로 절절하게 충고하고 격려하며, 형제간에 화기애애한 것 말이다."

 

1) 切切偲偲(절절시시): 서로 간절하게 충고하고 격려하는 모양.

2) 怡怡如也(이이여야): 화목하다면.
• 怡怡(이이): 화목한 모양.
• 如(여): 형용사 접미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29
子曰: "善人敎民七年, 亦可以卽戎矣."
자왈: "선인교민칠년, 역가이즉융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인이 칠 년 동안 백성을 가르친다면 그 백성들도 전쟁에 나아갈 수 있다." (전쟁에 있어서는 군사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선인들이 가지고 있는 인격과 충효에 관한 소양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1) 善人(선인): 타고난 성품이 선량한 사람을 가리키며 학문적 자질과는 무관하다. (「선진편 20」 참조.)

2) 亦可以卽戎矣(역가이즉융의): (그들도) 또한 전쟁에 나아갈 수 있다. 앞에 주어로서 民(민)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 卽(즉): 나아가다.


30
子曰: "以不敎民戰, 是謂棄之."
자왈: "이불교민전, 시위기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르치지 않은 백성을 가지고 전쟁을 하는 것은 그들을 내버리는 것이다."

1) 是謂棄之(시위기지): 이것은 그들을 내버리는 것이다.
• 是(시): 以不敎民戰(이불교민전)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동위어 관계로 以不敎民戰(이불교민전)은 외위주어이고 是(시)는 본위주어이다.
• 謂(위): ~이다. 爲(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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