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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거/독서

[독서기록] 인스타 브레인 - 안데르스 한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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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SNS로 인해 우리가 점점 멍청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주 조심스럽게 써 내려가고 있다. 이렇게까지 조심스럽게 쓸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지만, 어떻게든 꼬투리 잡기 좋아하는 SNS 세상에 살고 있는 터라 이해는 간다. 최근 일 때문에 잘 하지 않았던 인스타그램을 깔고 중독성을 내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회사에서 화장실을 갈 때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할 때 어정쩡한 자투리 시간에 여지없이 인스타그램을 켜고 릴스를 한참 동안 보고 있었다. 심각성을 느끼고 지웠으나, 일 때문이라는 핑계로 다시 깔았다를 3번 반복했다. 이번에 책을 읽고 다시 인스타그램을 지웠다. 아직까지 잘 참고 있다. 언제 다시 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고는 조금은 더 오래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내용 중 많은 부분이 다른 곳에서 보고 들었던 내용 들이라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 뇌가 수렵 채집인 시대에 뇌에서 그리 진화하지 못했다는 사실, 그로 인해 우리 뇌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누군가 집중력을 키우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황농문 교수의 '몰입'이라는 책과, 유튜브 강의도 추천!


인류는 자신의 역사 중 99.9%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수렵 채집인이었다. 당연하게도 우리 뇌는 그 생활 방식에 맞게 진화했다. 실제로 우리 뇌는 최근 1만 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순전히 생물학적인 이유로 당신 뇌는 여전히 지금 사바나 초원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우리의 뇌가 현재 사바나 초원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스스로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변하지 않는 우리 안의 뿌리 깊은 욕구 즉 자고 싶은 욕구, 움직이고 싶은 욕구, 사람들과 관계 맺고 싶은 욕구들이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욕구들을 무시하고는 도무지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디지털 세상에서는 이런 욕구들이 무시하는 것 같다. p11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 뇌에서 가장 고도로 발달한 독특한 부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그저 진화에 따라 오래되고 원초적인 부분에 의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 상황에는 빠르고 강력하게 대처할지 몰라도, 바로 뇌의 '생각하는' 부분의 도움을 받지 못하여 결국 문제를 더 키우게 될 수도 있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리는 싸우거나 달아나게 되고, 결국 정교하게 문제를 바라볼 기회를 놓치고 만다. 뇌는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며, 사회적 요령보다는 즉각적인 문제 해결이 1순위인 '트러블 슛(trouble shoot) 모드'로 진입하기를 원한다. 주변에서 문제가 보이면 곧바로 강하게 반응을 하게 되고, 이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솟구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체 왜 빌어먹을 양말을 방바닥에 두냐고!"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말이다. p49
세계 각지 사람들 간의 유전적 차이라고 해봐야 기껏해야 피부 두께 정도일 뿐으로 거주 지역의 환경에 적응한 결과이다. 모두 한 꺼풀만 벗기면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낯선 것에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탓에 이러한 외견적인 차이를 상당히 크게 받아들인다. (중략) 편도체는 모르는 사람을 봤을 때 우리에게 적절하게 대처하라고 일러준다. 특히 상대방이 낯설어 보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중략) 뇌는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결론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내린다. 우리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의 욕구를 좇아, 이를테면 인종차별적인 반응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내재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지나간 시대에서 유래한 이 진화적 잔재는 무의식의 층위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낯선 것 그리고 '그들'에 대한 두ㅜ려움을 피비린내 나는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상당히 합리적이지만 오늘날에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p183
세상을 살아가려면 특정한 지식이 필요하고 비판적인 질문도 던지면서 정보를 평가해야 한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시대이니만큼 이런 태도는 더욱 필요하다. 전례 없이 복잡한 사회는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지만(플린 효과), 우리의 정신 능력 중 너무 많은 부분을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넘겨주어 더 멍청하게 만들 수도 있다. p250
칼로리 공급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이점과 문제점이 있듯이 디지털화도 우리 뇌에는 양날의 검이다. 클릭 한 번으로 전세계의 정보를 얻는 것은 우리 선조들이 아무리 상상력을 쥐어짜도 꿈조차 꿀 수 없던 사치다. 디지털화는 우리의 정신 능력을 훨씬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며,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인류의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매일같이 휴대전화를 수천 번씩 쓸어 넘기면서 뇌에 폭탄을 투하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주의 산만한 특성이 일반화되면 우리는 이러한 특성을 따르려는 갈망을 느낀다. 심지어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게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꾸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우리가 문자, 트윗, 페이스북의 '좋아요' 같은 작은 정보 조각을 받아들이는 데 점점 익숙해질수록 큰 정보 조각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저하된다. p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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