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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전집 101 ~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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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전집 001 ~ 100

채근담(菜根譚)에 대하여 중국 명(明)나라 말 홍응명(洪應明 自誠)이 지은 책. 책의 이름은 송(宋)나라 왕신민(汪信民)의 소학(小學) 가운데 <사람이 항상 채근(菜根)을 씹을 수 있다면 백사(百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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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집념은 바위를 뚫는다

 

【前集 101】

 

人心一眞, 便霜可飛, 城可隕, 金石可貫.

인심일진, 변상가비, 성가운, 금석가관.

若僞妄之人, 形骸徒具, 眞宰已亡, 對人則面目可憎, 獨居則形影自媿.

약위망지인, 형해도구, 진재이망, 대인칙면목가증, 독거칙형영자괴.

 

사람의 참된 일념은

여름에도 서리를 내리게 할 수 있고,

울음으로 성곽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쇠붙이와 돌도 뚫을 수가 있다.

거짓된 사람은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을 뿐

참모습은 이미 사라져 없어

사람을 대하면 얼굴도 흉하게 보이고

혼자 있을 때는

제 모습과 그림자에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지극함은 곧 평범함으로 간다

 

【前集 102】

 

文章做到極處, 無有他奇, 只是恰好.

문장주도극처, 무유타기, 지시흡호.

人品做到極處, 無有他異, 只是本然.

인품주도극처, 무유타이, 지시본연.

 

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다다르면

별달리 기이한 것 없이

알맞을 뿐이다.

인품이 지극한 경지에 다다르면

별달리 뛰어난 것이 아니라

다만 본연 그대로일 뿐이다.


세상 모든 것이 허상이며 만물은 하나다

 

【前集 103】

 

以幻迹言, 無論功名富貴, 卽肢體亦屬委形.

이환적언, 무론공명부귀, 즉지체역속위형.

以眞境言, 無論父母兄弟, 卽萬物皆吾一體.

이진경언, 무론부모형제, 즉만물개오일체.

人能看得破, 認得眞, 纔可任天下之負擔, 亦可脫世間之韁鎖.

인능간득파, 인득진, 재가임천하지부담, 역가탈세간지강쇄.

 

세상의 모든 것을 허상으로 본다면

부귀공명은 물론 내 육신까지도

잠시 빌린 것에 불과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실상으로 본다면

부모 형제는 물론 세상 만물이

나와 한 몸이 아닌 것이 없다.

세상이 허상임을 알고

만물이 나와 한 몸임을 깨닫는다면

비로소 세상의 짐을 맡아 이끌어 나갈 수가 있고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즐거운 모든 것은 절반에서 그치게 하라

 

【前集 104】

 

爽口之味, 皆爛腸腐骨之藥. 五分便無殃.

상구지미, 개란장부골지약. 오분변무앙.

快心之事, 悉敗身喪德之媒. 五分便無悔.

쾌심지사, 실패신상덕지매. 오분변무회.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은

모두가 장을 상하게 하고

뼈를 썩게 하는 독약과 같다.

많이 먹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화를 면한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쾌락은

모두가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개물이다.

깊이 탐닉하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뉘우침이 없다.


남의 허물 비밀 과오는 잊어라

 

【前集 105】

 

不責人小過. 不發人陰私. 不念人舊惡.

불책인소과. 불발인음사. 불염인구악.

三者可以養德, 亦可以遠害.

삼자가이양덕, 역가이원해.

 

남의 작은 허물을 꾸짖지 말고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지 말며

남의 지나간 과오를

마음에 두지 말라.

이 세 가지를 명심하면

스스로의 덕을 기를 수 있으며

또한 해를 멀리할 수 있다.


몸가짐은 무겁게 마음가짐은 가볍게

 

【前集 106】

 

士君子持身不可輕. 輕則物能撓我, 而無悠閑鎭定之趣.

사군자지신불가경. 경칙물능요아, 이무유한진정지취.

用意不可重. 重則我爲物泥, 而無蕭灑活潑之機.

용의불가중. 중칙아위물니, 이무소쇄활발지기.

 

몸가짐을 가볍게 말라.

가볍게 하면

사물에 마음을 주게 되어

여유 있고 침착함을 잃게 된다.

마음가짐을 무겁게 하지 말라.

너무 무거우면 마음속의 사물에 얽매여

시원스럽고 활달함을 잃게 된다.


천지는 영원하되 삶은 유한하다

 

【前集 107】

 

天地有萬古, 此身不再得. 人生只百年, 此日最易過.

천지유만고, 차신불재득. 인생지백년, 차일최이과.

幸生其間者 不可不知有生之樂, 亦不可不懷虛生之憂.

행생기간자 불가불지유생지락, 역불가불회허생지우.

 

천지는 변함이 없이 영원하지만

내 몸은 두 번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인생은 다만 백 년의 세월,

그 날들은 쉽게 지나가 버린다.

다행히 그 사이에 태어난 사람으로

삶의 즐거움을 깨달아야 할 것이며

헛된 삶의 근심을 어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랴.


은혜와 원한을 모두 없게 하라

 

【前集 108】

 

怨因德彰. 故使人德我, 不若德怨之兩忘.

원인덕창. 고사인덕아, 불약덕원지양망.

仇因恩立. 故使人知恩, 不若恩仇之俱泯.

구인은립. 고사인지은, 불약은구지구민.

 

원한은 덕으로부터 나타난다.

사람들로 하여금

내게 덕이 있다고 여기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덕과 원한을 모두

잊게 하는 것이 낫다.

원수는 은혜로부터 나타난다.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은혜를 알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은혜와 원한을 모두 없애 버리는 것이 낫다.


번성했을 때 조심함을 잃지 말라

 

【前集 109】

 

老來疾病, 都是壯時招的. 衰後罪孽, 都是盛時作的.

노래질병, 도시장시초적. 쇠후죄얼, 도시성시작적.

故持盈履滿, 君子尤兢兢焉.

고지영리만, 군자우긍긍언.

 

늙어서 생기는 병은

모두 젊어서 불러들인 것이며

쇠퇴한 후의 재앙은

모두 흥성할 때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번성할 때에 미리 조심해야 한다.

 


새 벗을 사귐보다 옛정을 두터이 하라

 

【前集 110】

 

市私恩, 不如扶公議. 結新知, 不如敦舊好.

시사은, 불여부공의. 결신지, 불여돈구호.

立榮名, 不如種隱德. 尙奇節, 不如謹庸行.

입영명, 불여종은덕. 상기절, 불여근용행.

 

사사로이 은혜를 주고받음은

공의를 위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옛 친구와의 정을 두텁게 하는 것만 못하다.

명성을 세우기보다는

숨은 공덕을 심는 것이 낫고

어려운 절의보다는

평소의 행동을 삼가는 것이 낫다.


권력과 사욕에 발들이지 마라

 

【前集 111】

 

公平正論, 不可犯手. 一犯則貽羞萬世.

공평정론, 불가범수. 일범칙이수만세.

權門私竇, 不可著脚. 一著則點汚終身.

권문사두, 불가저각. 일저칙점오종신.

 

공평한 의견과 논의에 반대하지 말라.

한번 범하면 수치를 만대에 남긴다.

권력과 사리사욕에 발 들여놓지 말라.

한번 발붙이면

더러움에 평생토록 젖게 된다.


선행 없는 칭찬보다 무고한 헐뜯김이 났다

 

【前集 112】

 

曲意而使人喜, 不若直躬而使人忌.

곡의이사인희, 불약직궁이사인기.

無善而致人譽, 不若無惡而致人毁.

무선이치인예, 불약무악이치인훼.

 

뜻을 굽혀

사람들의 환심을 얻기보다는

자신을 곧게 지켜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 게 낫다.

선행이 없이 남의 칭찬받기보다는

나쁜 일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의 헐뜯음을 받는 게 낫다.

 


친구의 잘못은 마땅히 충고하라

 

【前集 113】

 

處父兄骨肉之變, 宜從容不宜激烈.

처부형골육지변, 의종용불의격렬.

遇朋友交遊之失, 宜凱切不宜優游.

우붕우교유지실, 의개절불의우유.

 

부모 형제의 변을 당하게 되면

격렬히 행동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라.

친구의 잘못을 보면

우유부단하지 말고 마땅히 충고하라.


대장부는 자포자기하지 않는다

 

【前集 114】

 

小處不滲漏. 暗中不欺隱. 末路不怠荒. 纔是個眞正英雄.

소처불삼루. 암중불기은. 말로불태황. 재시개진정영웅.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말고

비밀스러운 곳에 속이고 숨기지 않으며

실패한 경우에도

자포자기하지 않는 사람이

진정한 대장부다.


한 끼의 밥으로도 평생의 은혜를 만든다

 

【前集 115】

 

千金難結一時之歡, 一飯竟致終身感.

천금난결일시지환, 일반경치종신감.

蓋愛重反爲仇, 薄極翻成喜也.

개애중반위구, 박극번성희야.

 

천금으로도

한때의 환심을 사기가 어렵고

한 끼의 밥으로도

평생의 은혜를 만든다.

대체로 사랑이 지나치면

오히려 원한을 사게 되고,

박대함이 지극하면 오히려 기쁨을 얻게 된다.


드러내지 않음으로 자신을 보호하라

 

【前集 116】

 

藏巧於拙. 用晦而明. 寓濟于濁.

장교어졸. 용회이명. 우제우탁.

以屈爲伸. 眞涉世之一壺, 藏身之三窟也.

이굴위신. 진섭세지일호, 장신지삼굴야.

 

뛰어난 재주는

어리석음으로 감추고,

지혜는 드러내지 않되 명철함을 잃지 않으며,

청렴은 오히려 혼탁 속에 깃들게 하고

굽힘으로써 몸을 펴는 것,

이것이야말로 험난한 세상을 건너는 배이며

몸을 보호하는 안전한 곳이 된다.


흥성할 때 쇠퇴함을 대비하라

 

【前集 117】

 

衰颯的景象, 就在盛滿中. 發生的機緘, 卽在零落內.

쇠삽적경상, 취재성만중. 발생적기함, 즉재영락내.

故君子居安, 宜操一心以慮憂, 處變當堅百忍以圖成.

고군자거안, 의조일심이려우, 처변당견백인이도성.

 

쇠퇴해 가는 모습은 흥성함 속에 있고

생동하는 움직임은

스러지는 가운데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할 때에

참마음을 굳게 지켜 후환을 없게 하고

이변을 당했을 때

백 번을 참아 성공을 도모해야 한다.


참된 것은 일상생활 속에 있다

 

【前集 118】

 

驚奇喜異者, 無遠大之識. 苦節獨行者, 非恒久之操.

경기희이자, 무원대지식. 고절독행자, 비항구지조.

 

진기한 것을 보며 놀라워하고

이상한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원대한 식견이 없고,

괴롭게 절개를 지키며

세상과 맞서 홀로 외롭게 행하는 것은

영원한 지조가 될 수 없다.


욕망과 분노는 대담히 끊어라

 

【前集 119】

 

當怒火慾水正騰沸處, 明明知得, 又明明犯著.

당노화욕수정등비처, 명명지득, 우명명범저.

知的是誰? 犯的又是誰?

지적시수? 범적우시수?

此處能猛然轉念, 邪魔便爲眞君矣.

차처능맹연전념, 사마변위진군의.

 

분노의 불길과 욕망의 물결이

끓어오르는 순간에는

누구라도 이를 알 수 있으며

또 알고 있으면서도 범하고 만다.

아는 것은 누구이며

범하는 것은 또 누구인가?

이러한 때에 대담하게 생각을 돌릴 수 있다면

악마도 문득 변하여 참마음이 된다.


나의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들추지 마라

 

【前集 120】

 

毋偏信而爲奸所欺. 毋自任而爲氣所使.

무편신이위간소기. 무자임이위기소사.

毋以己之長而形人之短. 毋因己之拙而忌人之能.

무이기지장이형인지단. 무인기지졸이기인지능.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간사한 사람에게 속지 말 것이며

제 힘만 너무 믿어 객기 부리는 일이 없이 하라.

자신의 장점만으로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며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남의 유능함을 시기하지 말라.


남의 단점은 덮어줘야 한다

 

【前集 121】

 

人之短處, 要曲爲彌縫. 如暴而揚之, 是以短攻短.

인지단처, 요곡위미봉. 여폭이양지, 시이단공단.

人有頑的, 要善爲化誨. 如忿而疾之, 是以頑濟頑.

인유완적, 요선위화회. 여분이질지, 시이완제완.

 

남의 단점은 덮어 줘야 한다.

들추어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린다면

단점으로써 단점을 공격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람에게 완고함이 있다면

타일러서 일깨워 줘야 한다.

만약 성을 내서 그를 미워한다면

완고함으로 완고함을 구제하는 것에 불과하다.


음침한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지 말라

 

【前集 122】

 

遇沈沈不語之士, 且莫輸心.

우침침불어지사, 차막수심.

見悻悻自好之人, 應須防口.

견행행자호지인, 응수방구.

 

음침하게 말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을 털어놓고 말하지 말라.

화를 잘 내며

스스로 잘난 체하는 사람을

만나면 차라리 입을 다물어라.


긴장된 마음은 풀 줄 알아야 한다

 

【前集 123】

 

念頭昏散處, 要知提醒. 念頭喫緊時, 要知放下.

염두혼산처, 요지제성. 염두끽긴시, 요지방하.

不然, 恐去昏昏之病, 又來憧憧之擾矣.

불연, 공거혼혼지병, 우래동동지요의.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울 때는

가다듬을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긴장되어 굳어졌을 때는

풀어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두운 마음을 가다듬어 놓더라도

조바심 나는 괴로움은 다시 찾아온다.


작은 막힘이 한결같은 흐름을 막는다

 

【前集 124】

 

霽日靑天, 倏變爲迅雷震電. 疾風怒雨, 倏變爲朗月晴空.

제일청천, 숙변위신뇌진전. 질풍노우, 숙변위낭월청공.

氣機何常? 一毫凝滯. 太虛何常? 一毫障塞.

기기하상? 일호응체. 태허하상? 일호장색.

人心之體, 亦當如是.

인심지체, 역당여시.

 

맑은 날 푸른 하늘이 별안간

천둥 번개로 변하고

거센 비바람도 밝은 달 맑은 하늘로 변한다.

천지의 움직임이 어찌 한결 같으랴.

그것은 털끝만한 막힘 때문이다.

하늘의 모습이 어찌 일정할 수가 있으랴.

털끝만한 막힘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 바탕도 또한 이와 같다.


지식과 의지는 함께 있어야 된다

 

【前集 125】

 

勝私制欲之功, 有曰識不早, 力不易者.

승사제욕지공, 유왈식부조, 역불이자.

有曰識得破, 忍不過者.

유왈식득파, 인불과자.

蓋識是一顆照魔的明珠, 力是一把斬魔的慧劍. 兩不可少也.

개식시일과조마적명주, 역시일파참마적혜검. 양불가소야.

 

사리사욕을 억제하는데

빨리 깨닫지 않으면

억제가 어렵다는 이도 있고

비록 깨달았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이겨 낼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지식은 악마의 정체를 밝히는

한 알의 밝은 구슬이며

의지는 악마를 베는 지혜의 칼이다.

두 가지 모두가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알아도 표현하지 말라

 

【前集 126】

 

覺人之詐, 不形於言. 受人之侮, 不動於色.

각인지사, 불형어언. 수인지모, 부동어색.

此中有無窮意味, 亦有無窮受用.

차중유무궁의미, 역유무궁수용.

 

남의 속임수를 알면서도

말하지 않고

남에게 모욕을 받더라도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 속에 무한한 뜻과 덕이 있다.


고난을 피하지 말고 이겨내라

 

【前集 127】

 

橫逆困窮, 是煅煉豪傑的一副鑪錘.

횡역곤궁, 시단련호걸적일부로추.

能受其煅煉, 則心身交益. 不受其煅煉, 則心身交損.

능수기단련, 칙심신교익. 불수기단련, 칙심신교손.

 

사람을 괴롭히는 역경은

호걸을 단련하는 화로와 망치이다.

단련을 받아 내면

심신이 함께 이롭고

단련을 이겨 내지 못하면 심신이 해롭다.


감정을 다스림이 화목을 이루는 길이다

 

【前集 128】

 

吾身, 一小天地也. 使喜怒不愆, 好惡有則, 便是燮理的功夫.

오신, 일소천지야. 사희노불건, 호악유칙, 변시섭리적공부.

天地, 一大父母也. 使民無怨咨, 物無氛疹, 亦是敦睦的氣象.

천지, 일대부모야. 사민무원자, 물무분진, 역시돈목적기상.

 

내 몸은 하나의 작은 천지이다.

기뻐함과 노함에 허물없이 하고

사랑하고 미워함을 법칙 있게 한다면,

이것이 천지의 이치에 순응하는 방법이다.

천지는 하나의 거룩한 어버이다.

백성으로부터 원망이 없게 하고

일체의 사물에 근심이 없게 하면

이것이야말로 화목을 이루는 기상이다.


남이 속일 것을 미리 의심하지 말라

 

【前集 129】

 

害人之心, 不可有. 防人之心, 不可無. 此戒疎於慮也.

해인지심, 불가유. 방인지심, 불가무. 차계소어려야.

寧受人之詐, 毋逆人之詐. 此警傷於察也.

영수인지사, 무역인지사. 차경상어찰야.

二語並存, 精明而渾厚矣.

이어병존, 정명이혼후의.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어야 하고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

이 말은

생각이 소홀함을 경계한 것이다.

차라리 남에게는 속는 일이 있더라도

남이 속일 것을 미리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지나치게 살피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이 두 가지 말을 아울러 간직한다면

생각이 밝아지고 덕이 두터워질 것이다.


공론을 사사로이 이용하지 말라

 

【前集 130】

 

毋因群疑而阻獨見. 毋任己意而廢人言.

무인군의이조독견. 무임기의이폐인언.

毋私小惠而傷大體. 毋借公論而快私情.

무사소혜이상대체. 무차공론이쾌사정.

 

많은 사람이 의심한다고 해서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말고

자신만의 의견으로

남의 말을 버리지 말라.

작은 은혜 때문에 큰일을 손상치 말고

공론을 빌어 사사로운 일을 해결하지 말라.


칭찬과 비난 모두 삼가라

 

【前集 131】

 

善人未能急親, 不宜預揚, 恐來讒讚之奸.

선인미능급친, 불의예양, 공래참찬지간.

惡人未能輕去, 不宜先發, 恐招媒蘖之禍.

악인미능경거, 불의선발, 공초매얼지화.

 

착한 사람이라도

빨리 친해질 수 없다면

미리 칭찬하지 말라.

간악한 사람의 이간질이 두렵다.

몹쓸 사람이라도

쉽사리 멀리할 수 없다면

미리 발설치 말라.

뜻밖의 재앙을 부를까 두렵다.


참으로 큰 것은 은밀히 이루어진다

 

【前集 132】

 

靑天白日的節義, 自暗室屋漏中培來.

청천백일적절의, 자암실옥루중배래.

旋乾轉坤的經綸, 自臨深履薄處操出.

선건전곤적경륜, 자임심리박처조출.

 

청천백일 같은 빛나는 절개도

원래는

어두운 방 한구석에서 길러진 것이며

천지를 휘두르는 뛰어난 경륜도

사실은 깊은 못에 들듯이 살얼음 밟듯이

조심스럽게 얻어진 것이다.


감사할 사랑은 참사랑이 아니다

 

【前集 133】

 

父慈子孝, 兄友弟恭, 終做到極處, 俱是合當如此.

부자자효, 형우제공, 종주도극처, 구시합당여차.

著不得一毫感激的念頭.

저부득일호감격적염두.

如施者任德, 受者懷思, 便是路人, 便成市道.

여시자임덕, 수자회사, 변시노인, 변성시도.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에 효도하며

형제간에 아끼고 공경하는 마음이 지극할지라도

그것은 당연한 일일 뿐 감격할 일이 못 된다.

베푸는 이가 그것을 덕으로 자처하고

받는 이 또한 은혜로 여긴다면

그것은 곧 모르는 행인과 같게 되어

장사꾼의 마음과도 다를 바 없게 된다.


내세우지 않으면 허물도 없다

 

【前集 134】

 

有姸, 必有醜爲之對. 我不誇姸, 誰能醜我?

유연, 필유추위지대. 아부과연, 수능추아?

有潔, 必有汚爲之仇. 我不好潔, 誰能汚我?

유결, 필유오위지구. 아불호결, 수능오아?

 

아름다움과 추함은 함께 있어

서로 비교가 된다.

나 자신이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추하다 하겠는가.

깨끗함과 더러움은 함께 있어

서로 비교가 된다.

나 자신이 깨끗함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더럽다 하겠는가.


시기와 질투는 육친이 더 심하다

 

【前集 135】

 

炎凉之態, 富貴更甚於貧賤. 妬忌之心, 骨肉尤狠於外人.

염량지태, 부귀갱심어빈천. 투기지심, 골육우한어외인.

此處, 若不當以冷腸, 御以平氣, 鮮不日坐煩惱障中矣.

차처, 약부당이냉장, 어이평기, 선불일좌번뇌장중의.

 

뜨겁다가도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변덕스러움은

부귀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 더 심하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은

육친이 남보다 더욱 심하다.

그 가운데 냉철한 마음으로 당하지 않고,

평정한 기운으로 억제하지 않는다면

번뇌의 나날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은혜와 원한은 드러내지 마라

 

【前集 136】

 

功過, 不容少混. 混則人懷惰墮之心.

공과, 불용소혼. 혼칙인회타타지심.

恩仇, 不可大明. 明則人起携貳之志.

은구, 불가대명. 명칙인기휴이지지.

 

공로와 과실은 절대로 혼동하지 말라.

만약 혼동하게 되면

사람들은 게으른 마음을 품게 된다.

은혜와 원한을 지나치게 밝히지 말라.

만약 밝히게 되면

헤어져 떠나갈 마음을 품게 된다.


행실이 고상하면 비방이 따른다

 

【前集 137】

 

爵位, 不宜太盛. 太盛則危. 能事, 不宜盡畢. 盡畢則衰.

작위, 불의태성. 태성칙위. 능사, 불의진필. 진필칙쇠.

行誼, 不宜過高. 過高則謗興而毁來.

행의, 불의과고. 과고칙방흥이훼래.

 

너무 높은 지위에 있지 말라.

너무 높으면 위태롭다.

능숙한 일이라도 힘을 다 쓰지 말라.

다 쓰게 되면 쇠퇴한다.

행실을 너무 고상하게 하지 말라.

너무 고상하면 비방과 욕설이 다가온다.


숨어 있는 것이 더 크다

 

【前集 138】

 

惡忌陰. 善忌陽. 故惡之顯者禍淺, 而隱者禍深.

악기음. 선기양. 고악지현자화천, 이은자화심.

善之顯者功小, 而隱者功大.

선지현자공소, 이은자공대.

 

악한 일은

그늘에 숨어 있기를 싫어하고

선한 일은

겉으로 드러나기를 싫어한다.

그러므로 드러난 악은 재앙이 덜하고

숨어 있는 악은 재앙이 깊으며

드러난 선은 공로가 덜하고

숨어 있는 선은 그 공로가 크다.


덕은 주인이고 재능은 종이다

 

【前集 139】

 

德者, 才之主. 才者, 德之奴.

덕자, 재지주. 재자, 덕지노.

有才無德, 如家無主而奴用事矣, 幾何不魍魎而猖狂?

유재무덕, 여가무주이노용사의, 기하불망량이창광?

 

덕은 재능의 주인이고

재능은 덕의 종이다.

재능이 있어도 덕이 없다면

주인 없이 종이 제멋대로 하는 것이니

어찌 도깨비가 날뛰지 않겠는가?


달아날 길은 열어 줘라

 

【前集 140】

 

鋤奸杜倖, 要放他一條去路.

서간두행, 요방타일조거로.

若使之一無所容, 譬如塞鼠穴者,

약사지일무소용, 비여색서혈자,

一切去路都塞盡, 則一切好物俱咬破矣.

일체거로도색진, 즉일체호물구교파의.

 

간악한 사람을 제거하고

아첨하는 무리를 막으려면

달아날 길을 열어 줘야 한다.

만일 그들에게 몸 둘 곳이 없게 하면,

쥐구멍을 틀어막는 것과 같다.

도망갈 길이 모두 막혀 버리면

귀중한 기물을 물어뜯고 말 것이다.


 

공로와 안락함은 함께하지 말라

 

【前集 141】

 

當與人同過, 不當與人同功. 同功則相忌.

당여인동과, 부당여인동공. 동공칙상기.

可與人共患難, 不可與人共安樂. 安樂則相仇.

가여인공환난, 불가여인공안락. 안락칙상구.

 

다른 사람과 과실은 함께 하더라도

공로는 함께하지 말라.

공로를 함께 하면 곧 시기하게 된다.

다른 사람과 어려움은 함께 하더라도

안락함은 함께하지 말라.

안락하면 곧 원수처럼 맞서게 된다.


한마디 말로도 공덕을 쌓는다

 

【前集 142】

 

士君子, 貧不能濟物者, 遇人痴迷處, 出一言提醒之,

사군자, 빈불능제물자, 우인치미처, 출일언제성지,

遇人急難處, 出一言解救之, 亦是無量功德.

우인급난처, 출일언해구지, 역시무량공덕.

 

군자로서 가난하여

물질적으로 사람을 도울 수 없더라도,

어리석음으로 방황하는 사람에게

한마디 말로 깨우쳐 주고

위급하고 곤란한 처지의 사람에게

한마디 말로써 풀어 줄 수가 있다면

이 또한 무량한 공덕이다.


따듯하면 오고 추우면 떠나간다

 

【前集 143】

 

饑則附, 飽則颺, 燠則趨, 寒則棄, 人情通患也.

기칙부, 포칙양, 욱칙추, 한칙기, 인정통환야.

 

굶주리면 달라붙고

배부르면 떠나가며

따뜻하면 몰려들고

추워지면 버리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람들의 한결같은

마음의 병폐이다.


마음을 가벼이 하지 말라

 

【前集 144】

 

君子宜淨拭冷眼, 愼勿輕動剛腸.

군자의정식냉안, 신물경동강장.

 

군자는 냉철한 눈을

깨끗이 닦아야 하며

삼가 굳은 마음을

가볍게 움직여선 안 된다.


덕은 도량에 따라 발전한다

 

【前集 145】

 

德隨量進, 量由識長. 故欲厚其德, 不可不弘其量.

덕수양진, 양유식장. 고욕후기덕, 불가불홍기량.

欲弘其量, 不可不大其識.

욕홍기량, 불가불대기식.

 

덕은 도량을 따라서 발전하고

도량은 식견으로 말미암아 성장한다.

그러므로 그 덕을 두텁게 하려면

도량을 넓혀야 하고

도량을 넓히려면

그 식견을 크게 해야 한다.


정욕과 기호가 병의 원인이다

 

【前集 146】

 

一燈螢然, 萬籟無聲. 此吾人初入宴寂時也.

일등형연, 만뢰무성. 차오인초입연적시야.

曉夢初醒, 群動未起. 此吾人初出混沌處也.

효몽초성, 군동미기. 차오인초출혼돈처야.

乘此而一念廻光, 炯然返照,

승차이일념회광, 형연반조,

始知耳目口鼻皆桎梏, 而情欲嗜好悉機械矣.

시지이목구비개질곡, 이정욕기호실기계의.

 

외로운 등불이 반딧불처럼 깜박거리고

만상이 소리가 없나니

우리가 비로소 편히 쉴 때다.

새벽꿈에서 갓 깨어나

모든 움직임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

우리가 비로소 혼돈에서 깨어날 때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일념으로 빛을 돌려

스스로를 비춰 보면 비로소 알리라.

이목구비가 모두 질곡이고

정욕과 기호가

모두 마음을 병들게 하는 기계인 것을.


원망은 서로를 해치는 것이다

 

【前集 147】

 

反己者, 觸事皆成藥石. 尤人者, 動念卽是戈矛.

반기자, 촉사개성약석. 우인자, 동념즉시과모.

一以闢衆善之路, 一以濬諸惡之源, 相去霄壤矣.

일이벽중선지로, 일이준제악지원, 상거소양의.

 

스스로를 반성하는 사람은

닥치는 일마다 약이 되지만

남을 원망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모두가 창과 칼이 된다.

하나는 모든 선의 길을 열고

또 하나는 모든 악의 근원을 이루니

둘의 사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정신은 영원하다

 

【前集 148】

 

事業文章, 隨身銷毁, 而精神萬古如新.

사업문장, 수신소훼, 이정신만고여신.

功名富貴, 逐世轉移, 而氣絶千載一日.

공명부귀, 축세전이, 이기절천재일일.

君子信不當以彼易此也. 

군자신부당이피역차야. 

 

사업과 학문은

육체와 함께 사라지나

정신은 영원히 새롭다.

공명과 부귀는

세상을 따라 옮겨가나

의기와 절조는 천년이 하루와 같다.

군자는 마땅히 저것으로 이것을 바꾸지 말라.


지혜와 재주는 믿을 수 없다

 

【前集 149】

 

魚網之設, 鴻則罹其中. 螳螂之貪, 雀又乘其後.

어망지설, 홍칙리기중. 당랑지탐, 작우승기후.

機裡藏機, 變外生變. 智巧, 何足恃哉?

기리장기, 변외생변. 지교, 하족시재?

 

고기 그물에 기러기가 걸려들고

사마귀 뒤를 참새가 노린다.

기틀 속에 또 기틀이 있고

이변 밖에 또 이변이 생기나니

지혜와 재주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참다운 생각을 품어야 한다

 

【前集 150】

 

作人, 無點眞懇念頭, 便成個花子, 事事皆虛.

작인, 무점진간염두, 변성개화자, 사사개허.

涉世, 無段圓活機趣, 便是個木人, 處處有碍.

섭세, 무단원활기취, 변시개목인, 처처유애.

 

사람으로서 참다운 생각이 없다면

허수아비에 불과하니

일마다 헛될 것이요.

세상을 살아감에 원활한 기지가 없다면

이는 장승에 불과하니

가는 곳마다 막힐 것이다.


괴로움만 버리면 즐거움은 절로 있다

 

【前集 151】

 

水不波則自定, 鑑不翳則自明.

수불파칙자정, 감불예칙자명.

故心無可淸, 去其混之者而淸自現.

고심무가청, 거기혼지자이청자현.

樂不必尋, 去其苦之者而樂自存.

낙불필심, 거기고지자이락자존.

 

물결이 일지 않으면 물은 절로 고요하고

흐리지 않으면 거울은 스스로 맑다.

마음도 흐린 것을 버리면

맑음이 절로 나타나고

애써 찾지 않아도

괴로움만 버리면 즐거움은 절로 있다.


한 가지 일로도 자손이 불행하다

 

【前集 152】

 

有一念而犯鬼神之禁, 一言而傷天地之和,

유일념이범귀신지금, 일언이상천지지화,

一事而釀子孫之禍, 最宜切戒.

일사이양자손지화, 최의절계.

 

한 가지 생각으로

하늘의 계율을 범하고

한 마디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 일로 자손의 불행을 빚게 된다.

깊이 경계해야 할 일이다.


잘 따르지 않는 자는 내버려 둬라

 

【前集 153】

 

事有急之不白者, 寬之或自明, 躁急以速其忿.

사유급지불백자, 관지혹자명, 조급이속기분.

人有操之不從者, 縱之或自化, 操切以益其頑.

인유조지부종자, 종지혹자화, 조절이익기완.

 

서둘러서 밝혀지지 않던 일도

너그럽게 하면 밝혀질 수가 있다.

조급하게 서둘러 분노를 불러들이지 말라.

사람을 쓰는 일에

잘 따르지 않는 자가 있지만

가만 놓아두면 저절로 따르는 수가 있다.

너무 엄하게 하여 그 완고함을 더하게 하지 말라.


덕성 없이 절의는 무의미하다

 

【前集 154】

 

節義傲靑雲, 文章高白雲,

절의오청운, 문장고백운,

若不以德性陶鎔之, 終爲血氣之私, 技能之末.

약불이덕성도용지, 종위혈기지사, 기능지말.

 

절의가 청운을 능가하고

문장이 흰 구름보다 높다 해도,

그것이 덕성으로 단련된 것이 아니라면

혈기의 사행과 기예의 잔재주에 불과하다.


전성기에 물러나라

 

【前集 155】

 

謝事, 當謝於正盛之時. 居身, 宜居於獨後之也.

사사, 당사어정성지시. 거신, 의거어독후지야.

 

하던 일을 사양하고 물러날 때는

마땅히 전성기에 물러나라.

아울러 몸을 두는 곳은

홀로 뒤진 곳에 자리 잡아라.


베풀음에는 보답을 생각지 마라

 

【前集 156】

 

謹德, 須謹於至微之事. 施恩, 務施於不報之人.

근덕, 수근어지미지사. 시은, 무시어불보지인.

 

덕행을 삼가서 실현하려면

모름지기

작은 일에 삼가 행하라.

남에게 은혜를 베풀려면

갚지 못할 사람에게 힘써 베풀라.


사귐엔 시중 사람이 산골 노인만 못하다

 

【前集 157】

 

交市人, 不如友山翁. 謁朱門, 不如親白屋.

교시인, 불여우산옹. 알주문, 불여친백옥.

聽街談巷語, 不如聞樵歌牧詠.

청가담항어, 불여문초가목영.

談今人失德過擧, 不如述古人嘉言懿行.

담금인실덕과거, 불여술고인가언의행.

 

시중 사람을 사귀는 것은

산골 노인을 벗함만 못하고

권세 있는 집안에 굽실거림은

오막살이 집안과 친함만 못하다.

거리에 떠도는 뜬소문을 듣는 것은

나무꾼 노래와 목동의 피리소리만 못하고

요즈음 사람의 부덕한 행실과 허물을 말하는 것은

옛사람의 착하고 아름다운 언행을 이야기함만 못하다.


덕은 모든 일의 기초이다

 

【前集 158】

 

德者, 事業之基. 未有基不固而棟宇堅久者.

덕자, 사업지기. 미유기불고이동우견구자.

 

덕은 모든 사업의 기초가 되니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서는

그 집이 오래갈 수가 없다.


마음은 자손의 뿌리가 된다

 

【前集 159】

 

心者, 後裔之根. 未有根不植而枝葉榮茂者.

심자, 후예지근. 미유근불식이지엽영무자.

 

마음은 자손의 뿌리이니

뿌리를 심지 않고

가지와 잎이 무성할 수는 없다.


자기 것을 알되 자랑은 마라

 

【前集 160】

 

前人云, 「抛却自家無盡藏, 沿門持鉢效貧兒」.

전인운, 「포각자가무진장, 연문지발효빈아」.

又云, 「暴富貧兒休說夢, 誰家竈裡火無烟」.

우운, 「폭부빈아휴설몽, 수가조리화무연」.

一箴自味所有. 一箴自誇所有. 可爲學問切戒.

일잠자미소유. 일잠자과소유. 가위학문절계.

 

옛사람이 말했다.

자기 집의 무진장은 내버려 두고

남의 집 대문 앞에 동냥질을 한다고.

또, 벼락부자 가난뱅이야 꿈같은 얘기 마라

어느 집 부엌인들 불 때면 연기 아니 나랴 하고.

하나는 자기 소유에 어두운 것을 깨우친 것이고

하나는 자기 소유를 자랑함을 경계한 말이니

마땅히 수양의 경계로 삼아야 한다.


배움은 끼니와 같다

 

【前集 161】

 

道是一種公衆物事, 當隨人而接引.

도시일종공중물사, 당수인이접인.

學是一個尋常家飯, 當隨事而警惕.

학시일개심상가반, 당수사이경척.

 

도는 공공의 것이니

사람마다 이끌어 행하게 하고

배움은 매일 먹는 끼니와 같으니

마땅히 일마다 조심하며 깨우쳐라.


남을 믿는 사람은 진실하다

 

【前集 162】

 

信人者, 人未必盡誠. 己則獨誠矣.

신인자, 인미필진성. 기칙독성의.

疑人者, 人未必皆詐. 己則先詐矣.

의인자, 인미필개사. 기칙선사의.

 

남을 믿는 사람은

남들이 모두 성실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홀로 성실하기 때문이다.

남을 의심하는 사람은

남들이 모두 속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


너그러우면 생기가 있다

 

【前集 163】

 

念頭寬厚的, 如春風煦育, 萬物遭之而生.

염두관후적, 여춘풍후육, 만물조지이생.

念頭忌刻的, 如朔雪陰凝, 萬物遭之而死.

염두기각적, 여삭설음응, 만물조지이사.

 

생각이 너그럽고 두터운 사람은

봄바람이 만물을 따뜻하게 키움과 같이

모든 것이 그를 만나면 살아난다.

마음이 각박하고 차가운 사람은

북풍한설이 모든 것을

얼게 하는 것과 같이

만물이 그를 만나면 죽게 된다.


선악의 결과는 보이지 않게 나타난다

 

【前集 164】

 

爲善, 不見其益, 如草裡東瓜, 自應暗長.

위선, 불견기익, 여초리동과, 자응암장.

爲惡, 不見其損, 如庭前春雪, 當必潛消.

위악, 불견기손, 여정전춘설, 당필잠소.

 

착한 일을 해도

이익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치 풀 속에 난 동아처럼

모르는 사이 저절로 자라기 때문이다.

악한 일을 하고도

손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마치 뜨락의 봄눈처럼

모르는 사이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은밀한 일에는 마음을 분명히 하라

 

【前集 165】

 

遇故舊之交, 意氣要愈新. 處隱微之事, 心迹宜愈顯.

우고구지교, 의기요유신. 처은미지사, 심적의유현.

待衰朽之人, 恩禮當愈隆.

대쇠후지인, 은례당유융.

 

옛 친구를 만나면 의기를 더욱 새롭게 하라.

은밀한 일을 당하게 되면

마음을 더욱 분명히 하라.

노쇠한 사람을 대할 때는

은혜와 예우를 더욱 융성하게 하라.


검소를 빌어 인색을 꾸미지 말라

 

【前集 166】

 

勤者, 敏於德義, 而世人借勤而濟其貧.

근자, 민어덕의, 이세인차근이제기빈.

儉者, 淡於貨利, 而世人假儉以飾其吝.

검자, 담어화리, 이세인가검이식기린.

君子持身之符, 反爲小人營私之具矣, 惜哉.

군자지신지부, 반위소인영사지구의, 석재.

 

근면함이란

덕의에 민첩한 것인데도

사람들은 근면을 빌어 그 가난을 건진다.

검소함이란 

재물과 이익에 담박한 것인데도

사람들은 검소를 빌어 인색함을 꾸민다.

군자의 몸을 지키는 신조가

소인배의 사리사욕의 도구가 되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즉흥적인 일은 곧 멈추게 된다

 

【前集 167】

 

憑意興作爲者, 隨作則隨止, 豈是不退之輪?

빙의흥작위자, 수작칙수지, 기시불퇴지륜?

從情識解悟者, 有悟則有迷, 終非常明之燈.

종정식해오자, 유오칙유미, 종비상명지등.

 

생각나는 대로 시작하는 일은

시작하자마자 멈추게 된다.

어찌 물러남이 없는 수레바퀴가 되랴.

감정과 재치로 얻은 깨달음은

깨달으면 곧 혼미하게 된다.

어찌 영원한 밝은 지혜가 될 수 있으랴.


남은 용서하되 나는 용서하지 마라

 

【前集 168】

 

人之過誤, 宜恕, 而在己則不可恕.

인지과오, 의서, 이재기칙불가서.

己之困辱, 當忍, 而在人則不可忍.

기지곤욕, 당인, 이재인칙불가인.

 

다른 사람의 잘못은

마땅히 용서해야 하지만

자신의 과오를 용서해선 안 된다.

나의 괴로움은 마땅히 참아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참아서는 안 된다.


더럽혀지지 않으면 청백한 사람이다

 

【前集 169】

 

能脫俗, 便是奇. 作意尙奇者, 不爲奇而爲異.

능탈속, 변시기. 작의상기자, 불위기이위리.

不合汚, 便是淸. 絶俗求淸者, 不爲淸而爲激.

불합오, 변시청. 절속구청자, 불위청이위격.

 

세속을 벗어나면

그것이 바로 기인이다.

일부러 기한 행동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되지 못하고

괴이한 사람이 된다.

세속의 더러움에 섞여들지 않으면

그것이 곧 청렴결백한 사람이다.

세속과 인연을 끊고 청백을 구하는 자는

과격한 사람이 될 뿐이다.


처음엔 엄격하게 나중에 관대하게

 

【前集 170】

 

恩宜自淡而濃. 先濃後淡者, 人忘其惠.

은의자담이농. 선농후담자, 인망기혜.

威宜自嚴而寬. 先寬後嚴者, 人怨其酷.

위의자엄이관. 선관후엄자, 인원기혹.

 

은혜는 가볍게 시작하여

무겁게 나아가라.

먼저 무겁고 나중에 가벼우면

사람들은 은혜를 잊어버린다.

위엄은 엄격하게 시작하여

관대함으로 나아가라.

먼저 너그럽고 나중에 엄격하면

사람들은 혹독함을 원망한다.


마음을 비우면 본성이 나타난다

 

【前集 171】

 

心虛則性現. 不息心而求見性, 如撥波覓月.

심허칙성현. 불식심이구견성, 여발파멱월.

意淨則心淸. 不了意而求明心, 如索鏡增塵.

의정칙심청. 불료의이구명심, 여색경증진.

 

마음을 비우면 본성이 나타난다.

마음을 쉬게 하지 않고

본성 보기를 바라는 건

물결을 헤치면서 달을 찾는 것과 같다.

뜻이 깨끗하면 마음도 밝아진다.

뜻을 맑게 하지 않고

마음 맑기만을 바라는 건

거울을 찾으며 먼지를 더하는 것과 같다.

 


남이 나를 받드는 것은 지위 때문이다

 

【前集 172】

 

我貴而人奉之, 奉此峨冠大帶也.

아귀이인봉지, 봉차아관대대야.

我賤而人侮之, 侮此布衣草履也.

아천이인모지, 모차포의초리야.

然則原非奉我, 我胡爲喜? 原非侮我, 我胡爲怒?

연칙원비봉아, 아호위희? 원비모아, 아호위노?

 

내 몸이 귀하게 되어

남들이 나를 받드는 것은

높은 관과 큰 띠를 받드는 것이다.

내 몸이 천하게 되어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원래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기뻐할 것이며

원래의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노여워하랴.


사랑이 없으면 그저 물체일 뿐이다

 

【前集 173】

 

爲鼠常留飯, 憐蛾不點燈.

위서상류반, 연아불점등.

古人此等念頭, 是吾人一點生生之機.

고인차등염두, 시오인일점생생지기.

無此, 便所謂「土木形骸」而已.

무차, 변소위「토목형해」이이.

 

쥐를 위해 항상 밥을 남겨 두고

불나방이 가여워

등불을 켜지 않는다 했으니

옛사람의 이러한 마음은

인간이 발전할 한 점의 기틀이다.

이 마음이 없다면

사람도 흙이나 나무처럼 형체일 뿐이다.


마음의 바탕은 하늘의 바탕이다

 

【前集 174】

 

心體, 便是天體.

심체, 변시천체.

一念之喜, 景星慶雲. 一念之怒, 震雷暴雨.

일념지희, 경성경운. 일념지노, 진뇌폭우.

一念之慈, 和風甘露. 一念之嚴, 烈日秋霜.

일념지자, 화풍감로. 일념지엄, 열일추상.

何者少得? 只要隨起隨滅, 廓然無碍, 便與太虛同體.

하자소득? 지요수기수멸, 곽연무애, 변여태허동체.

 

마음의 바탕은 곧 하늘의 바탕이다.

기쁨은 상서로운 별과 경사스러운 구름 같고,

분노는 진동하는 우뢰와 사나운 빗발과도 같다.

자비는 부드러운 바람과 다디단 이슬 같고

엄격함은 뜨거운 여름 햇볕과 찬 서리와도 같다.

어느 것 하나도 없을 수 있겠는가.

다만 때맞추어 일어나고 스러져

조금도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하늘과 더불어 그 바탕을 함께 할 수 있다.


일 없을 때 마음은 어두워지기 쉽다

 

【前集 175】

 

無事時, 心易昏冥, 宜寂寂而照以惺惺.

무사시, 심이혼명, 의적적이조이성성.

有事時, 心易奔逸, 宜惺惺而主以寂寂.

유사시, 심이분일, 의성성이주이적적.

 

일 없을 때는 마음은 어두워지기 쉽다.

고요한 가운데

밝은 지혜로써 비추어라.

일 있을 때는 마음이 흩어지기 쉽다.

밝은 지혜 가운데

고요함으로 중심을 삼아라.


일밖에 몸을 두어 이해를 살펴라

 

【前集 176】

 

議事者, 身在事外, 宜悉利害之情.

의사자, 신재사외, 의실리해지정.

任事者, 身居事中, 當忘利害之慮.

임사자, 신거사중, 당망리해지려.

 

일을 의논하는 사람은

몸을 그 일밖에 두어

이해의 실상을 살피고

일을 맡은 사람은

몸을 그 일 안에 두어

이해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려라.

 


몸가짐은 엄정하게 마음은 온화하게

 

【前集 177】

 

士君子處權門要路, 操履要嚴明, 心氣要和易.

사군자처권문요로, 조리요엄명, 심기요화이.

毋少隨而近腥羶之黨, 亦毋過激而犯蜂蠆之毒.

무소수이근성전지당, 역무과격이범봉채지독.

 

선비가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는

몸가짐이 엄정하고 명백해야 하며

마음은 항상 온화하고 평이해야 한다.

비린내 나는 무리와 가까이하지 말 것이며

과격하여 소인배의 독침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화기만으로 몸을 보전하라

 

【前集 178】

 

標節義者, 必以節義受謗. 榜道學者, 常因道學招尤.

표절의자, 필이절의수방. 방도학자, 상인도학초우.

故君子不近惡事, 亦不立善名.

고군자불근악사, 역불립선명.

只渾然和氣, 纔是居身之珍.

지혼연화기, 재시거신지진.

 

지조와 의리를 내세우는 사람은

지조와 의리 때문에 비난을 받고,

도덕과 학문을 내세우는 사람은

도덕과 학문 때문에 원망을 산다.

고로 군자는

악행에 가까이 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예로움에도 쉽사리 서지 않는다.

오로지 혼연한 화기만으로

그 몸을 보전하는 보배로 삼아야 한다.


속이는 사람은 감동시켜라

 

【前集 179】

 

遇欺詐的人, 以誠心感動之, 遇暴戾的人, 以和氣薰蒸之,

우기사적인, 이성심감동지, 우폭려적인, 이화기훈증지,

遇傾邪私曲的人, 以名義氣節激勵之,

우경사사곡적인, 이명의기절격려지,

天下無不入我陶冶中矣.

천하무불입아도야중의.

 

속임수를 쓰는 사람은

성심껏 감동시키고

포악한 사람은

온정으로 감화시켜라.

사악함에 빠져 사리사욕만 꾀하는 사람은

대의명분과 절조로 격려하고 인도하라.

그러면 나의 다스림 속에 들지 않을 사람이 없다.


자비심이 세상을 온화하게 한다

 

【前集 180】

 

一念慈祥, 可以醞釀兩間和氣.

일념자상, 가이온양양간화기.

寸心潔白, 可以昭垂百代淸芬.

촌심결백, 가이소수백대청분.

 

하나의 자비심이

천지간의 화기를 빚을 것이며

한 마음의 결백은

향기로운 이름을

백대토록 밝게 드리울 것이다.


평범한 덕행만이 평화를 준다

 

【前集 181】

 

陰謀怪習, 異行奇能, 俱是涉世的禍胎.

음모괴습, 이행기능, 구시섭세적화태.

只一個庸德庸行, 便可以完混沌而召平和.

지일개용덕용행, 변가이완혼돈이소평화.

 

은밀한 계략과 괴상한 버릇,

이상한 행동과 기괴한 재주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불행의 씨앗이 된다.

다만 평범한 덕행만이

본성을 온전히 하여 평화를 얻게 된다.


세상살이의 첩경은 참는 것이다

 

【前集 182】

 

語云, 「登山耐側路, 踏雪耐危橋」, 一耐字極有意味.

어운, 「등산내측로, 답설내위교」, 일내자극유의미.

如傾險之人情, 坎坷之世道,

여경험지인정, 감가지세도,

若不得一耐字撑持過去, 幾何不墮入榛莽坑塹哉.

약부득일내자탱지과거, 기하불타입진망갱참재.

 

옛말에 이르기를

산을 오를 때는 비탈길을 견뎌야 하고

눈길을 걸을 때는

위태로운 다리를 견뎌야 한다고 했다.

견딜 내(耐)자에는 참으로 깊은 뜻이 있다.

험악한 인정과 곤란한 세상길도

견딜 내(耐)자 한 자로

지탱하여 지나지 않으면

가시덤불이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마음이 밝은 자가 당당한 자이다

 

【前集 183】

 

誇逞功業, 炫耀文章, 皆是靠外物做人.

과령공업, 현요문장, 개시고외물주인.

不知心體瑩然, 本來不失,

부지심체형연, 본래부실,

卽無寸功隻字, 亦自有堂堂正正做人處.

즉무촌공척자, 역자유당당정정주인처.

 

공로를 뽐내거나

지식을 자랑하는 것은

그가 외물에 의해 이루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음 바탕을 스스로 밝게 하여

근본을 잃지 않으면

비록 공로가 없고 배운 것이 없더라도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됨을 그는 모르고 있다.


평소에 마음의 주체를 세워라

 

【前集 184】

 

忙裡, 要偸閒, 須先向閒時討個杷柄.

망리, 요투한, 수선향한시토개파병.

鬧中, 要取靜, 須先從靜處立個主宰.

요중, 요취정, 수선종정처입개주재.

不然, 未有不因境而遷, 隨事而靡者.

불연, 미유불인경이천, 수사이미자.

 

바쁜 중에 한가로움 얻고 싶으면

모름지기 한가한 때에

마음의 바탕을 찾아두어라.

시끄러운 중에 고요함을 얻고 싶으면

모름지기 고요한 때에

마음의 주체를 세워 두어라.

그렇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변하고

일에 따라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사물의 힘을 다 쓰지 말라

 

【前集 185】

 

不昧己心. 不盡人情. 不竭物力.

불매기심. 부진인정. 불갈물력.

三者可以爲天地立心, 爲生民立命, 爲子孫造福.

삼자가이위천지입심, 위생민입명, 위자손조복.

 

나의 마음을 어둡게 하지 말고

남의 인정에 가혹하지 말며

사물의 힘을 다 쓰지 말라.

이 세 가지는 천지를 위하여 마음을 세우고

모든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세우며

자손을 위하여 복을 만드는 길이다.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

 

【前集 186】

 

居官, 有二語, 曰惟公則生明, 惟廉則生威.

거관, 유이어, 왈유공즉생명, 유렴즉생위.

居家, 有二語, 曰惟恕則情平, 惟儉則用足.

거가, 유이어, 왈유서즉정평, 유검족용족.

 

관직에 있는 이에게 줄

두 마디의 말은

오로지 공정하면 밝은 지혜가 생기고

오로지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

집에 있는 이에게 줄

두 마디의 말은

오로지 너그러우면 불평이 없으며

오로지 검소하면 부족함이 없다.


젊었을 때 노쇠할 때를 생각하라

 

【前集 187】

 

處富貴之地, 要知貧賤的痛癢.

처부귀지지, 요지빈천적통양.

當少壯之時, 須念衰老的辛酸.

당소장지시, 수념쇠로적신산.

 

부귀한 처지에 있을 때에는

마땅히

빈천함의 고통을 알아야 하고,

젊고 왕성한 시기에는

반드시

노쇠함의 괴로움을 생각해야 한다.


지나치게 깨끗하고 분명히 살지 말라

 

【前集 188】

 

持身, 不可太皎潔. 一切汚辱坵穢, 要茹納得.

지신, 불가태교결. 일체오욕구예, 요여납득.

與人, 不可太分明. 一切善惡賢愚, 要包容得.

여인, 불가태분명. 일체선악현우, 요포용득.

 

몸가짐을 지나치게 깨끗이 하지 말라.

때 묻고 더러움도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사귐에

지나치게 분명히 하지 말라.

선함과 악함과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모두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소인과 원수를 맺지 말라

 

【前集 189】

 

休與小人仇讐, 小人自有對頭.

휴여소인구수, 소인자유대두.

休向君子諂媚, 君子原無私惠.

휴향군자첨미, 군자원무사혜.

 

소인과 더불어

원수 맺지 말라.

소인에게는 나름대로 상대가 있다.

군자에게 붙어

아첨하지 말라.

군자는 사사로이 은혜를 베풀지 않는다.


이론에 집착함은 고치기 어렵다

 

【前集 190】

 

縱欲之病可醫, 而執理之病難醫.

종욕지병가의, 이집리지병난의.

事物之障可除, 而義理之障難除.

사물지장가제, 이의리지장난제.

 

욕정이 날뛰는 병은

고칠 수 있지만

이론에 집착하는 병은

고치기가 어렵다.

사물의 장애는 없앨 수가 있지만

의리에 얽매인 장애는 없애기가 어렵다.


쉽게 이룬 수양은 수양이 아니다

 

【前集 191】

 

磨礪者, 當如百煉之金. 急就者, 非邃養.

마려자, 당여백련지금. 급취자, 비수양.

施爲者, 宜似千鈞之弩. 輕發者, 無宏功.

시위자, 의사천균지노. 경발자, 무굉공.

 

수양은 마땅히

쇠를 백 번 단련하듯 하라.

손쉽게 이룬 것은

깊은 수양이 아니다.

실행은 마땅히 무거운 쇠뇌와 같이 하라.

가볍게 쏘는 자는 큰 공을 이룰 수 없다.

 


귀에 쓴 말이 약이 된다

 

【前集 192】

 

寧爲小人所忌毁, 毋爲小人所媚悅.

영위소인소기훼, 무위소인소미열.

寧爲君子所責修, 毋爲君子所包容.

영위군자소책수, 무위군자소포용.

 

소인으로부터

미움과 욕을 들을지언정

소인으로부터

아첨과 칭찬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군자로부터

꾸짖음과 깨우침을 받을지언정

군자로부터 포용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욕의 해보다 명예욕의 해가 깊다

 

【前集 193】

 

好利者, 逸出於道義之外, 其害顯而淺.

호리자, 일출어도의지외, 기해현이천.

好名者, 竄入於道義之中, 其害隱而深.

호명자, 찬입어도의지중, 기해은이심.

 

이욕을 챙기는 자는

도의 밖으로 벗어나기 때문에

그 해독이 나타나지만 지극히 얕고,

명성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안으로 숨어들기 때문에

그 해독이 보이진 않지만 지극히 깊다.


각박과 경박을 경계하라

 

【前集 194】

 

受人之恩, 雖深不報, 怨則淺亦報之.

수인지은, 수심불보, 원즉천역보지.

聞人之惡, 雖隱不疑, 善則顯亦疑之.

문인지악, 수은불의, 선즉현역의지.

此刻之極, 薄之尤也. 宜切戒之.

차각지극, 박지우야. 의절계지.

 

사람의 은혜는

그 받은 것이 깊다 하더라도 갚지 않으며

원망은 지극히 얕아도 갚는다.

사람의 악행을 듣고서는

비록 확실하지 않더라도 의심하지 않지만

선행은 확실하더라도 이를 의심한다.

극심한 각박이며 극심한 경박이 아닐 수 없다.

마땅히 경계하라.


헐뜯음은 밝혀지나 아첨은 깨닫기 어렵다

 

【前集 195】

 

讒夫毁士, 如寸雲蔽日, 不久自明.

참부훼사, 여촌운폐일, 불구자명.

媚子阿人, 似隙風侵肌, 不覺其損.

미자아인, 사극풍침기, 불각기손.

 

남을 참소하고 헐뜯는 사람은

마치 조각구름이 햇볕을 가리는 것과 같아

머지않아 스스로 밝아진다.

아양 떨고 아첨하는 사람은

마치 문틈으로 드는 바람이

살결에 스미는 것과 같아

그 해로움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높고 험한 산에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前集 196】

 

山之高峻處無木, 而谿谷廻環, 則草木叢生.

산지고준처무목, 이계곡회환, 즉초목총생.

水之湍急處無魚, 而淵潭停蓄, 則魚鼈聚集.

수지단급처무어, 이연담정축, 즉어별취집.

此高絶之行, 褊急之衷, 君子重有戒焉.

차고절지행, 편급지충, 군자중유계언.

 

산이 높고 험준하면

나무가 자라지 못하나

골짜기로 감도는 곳에는 초목이 무성하다.

물살이 세고 급한 곳에는 물고기가 없지만

연못이 깊으면 물고기와 자라가 모여든다.

이처럼 지나치게 고상한 행동과

비좁고 급격한 마음은

군자로서 깊이 경계할 일이다.


원만한 사람이 성공한다

 

【前集 197】

 

建功立業者, 多虛圓之士.

건공입업자, 다허원지사.

僨事失機者, 必執拗之人.

분사실기자, 필집요지인.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이룬 사람은

대개 허심탄회하고

원만한 사람이 많지만,

일을 실패하고 기회를 놓친 사람은

완강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다.


싫어하게도 기뻐하게도 하지 말라

 

【前集 198】

 

處世, 不宜與俗同, 亦不宜與俗異.

처세, 불의여속동, 역불의여속이.

作事, 不宜令人厭, 亦不宜令人喜.

작사, 불의영인염, 역불의영인희.

 

세상을 살아감에

반드시 세속과 같이하지 말며

또한 세속과 다르게 하지도 말라.

일을 함에 반드시

남이 싫어하게 하지 말며

또한 남이 기뻐하게 하지도 말라.


만년에 정신을 더욱 가다듬으라

 

【前集 199】

 

旣暮而猶烟霞絢爛, 歲將晩而更橙橘芳馨.

기모이유연하현란, 세장만이갱등귤방형.

故末路晩年, 君子更宜精神百倍.

고말로만년, 군자갱의정신백배.

 

하루해가 저물어도

노을은 오히려 아름답고

한 해가 곧 저물려 해도

귤 향기가 더욱 향기롭다.

한 생애의 말로인 만년은

군자로서 백배로 정신을 가다듬을 때이다.


재주와 총명함을 드러내지 말라

 

【前集 200】

 

鷹立如睡, 虎行似病, 正是他攫人噬人手段處.

응립여수, 호행사병, 정시타확인서인수단처.

故君子要聰明不露, 才華不逞, 纔有肩鴻任鉅的力量.

고군자요총명불로, 재화불령, 재유견홍임거적역량.

 

매는 조는 것같이 서 있고

범의 병든 것처럼 걷지만

그것이 사람을 움켜잡고 사람을 무는 수단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총명함을 드러내지 말고

재주를 뚜렷하게 나타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큰일을 두 어깨에 멜 수 있는 역량이 된다.


겸양이 지나치면 비굴함이 된다

 

【前集 201】

 

儉美德也. 過則爲慳吝, 爲鄙嗇, 反傷雅道.

검미덕야. 과즉위간린, 위비색, 반상아도.

讓懿行也. 過則爲足恭, 爲曲謹, 多出機心.

양의행야. 과즉위족공, 위곡근, 다출기심.

 

검약은 아름다운 미덕이지만

지나치면 인색하고 천박하게 되어

오히려 정도(正道)를 손상시킨다.

겸양은 아름다운 행실이지만

지나치게 공손하고 삼가면

비굴함이 되어 본마음을 의심하게 된다.


처음이 어렵다고 꺼리지 말라

 

【前集 202】

 

毋憂拂意. 毋喜快心. 毋恃久安. 毋憚初難.

무우불의. 무희쾌심. 무시구안. 무탄초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근심하지 말며

마음에 흡족하다 기뻐하지 말라.

오랫동안 무사하기를 믿지 말고

처음이 어렵다고 꺼리지 말라.


술잔치가 잦은 집은 좋은 집이 아니다

 

【前集 203】

 

飮宴之樂多, 不是個好人家. 聲華之習勝, 不是個好士子.

음연지락다, 불시개호인가. 성화지습승, 불시개호사자.

名位之念重, 不是個好臣士.

명위지념중, 불시개호신사.

 

술잔치의 즐거움이 잦은 집은

훌륭한 가정이 아니고

명성을 좋아하고

화려한 것을 즐기는 사람은

훌륭한 선비가 아니며

높은 지위에 생각이 많으면

훌륭한 신하가 아니다.


즐거움에 이끌려 괴로운 곳으로 간다

 

【前集 204】

 

世人以心肯處爲樂, 却被樂心引在苦處.

세인이심긍처위락, 각피락심인재고처.

達士以心拂處爲樂, 終爲苦心換得樂來.

달사이심불처위락, 종위고심환득락래.

 

세상 사람은

마음에 맞는 것으로만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오히려 그 즐거운 마음에 이끌려

괴로운 곳에 있게 된다.

통달한 선비는

마음에 맞지 않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마침내 괴로움이 즐거움으로 바뀌어 온다.


만족스러운 상태는 불안하다

 

【前集 205】

 

居盈滿者, 如水之將溢未溢, 切忌再加一滴.

거영만자, 여수지장일미일, 절기재가일적.

處危急者, 如木之將折未折, 切忌再加一搦.

처위급자, 여목지장절미절, 절기재가일닉.

 

가득 찬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물이 넘칠 듯 말 듯 함과 같아서

다시 한 방울 물이라도

더하는 것을 꺼려한다.

위급한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나무가 꺾일 듯 말 듯 함과 같아서

조금이라도 더 건드리는 것을 꺼려한다.


냉철한 마음으로 도리를 생각하라

 

【前集 206】

 

冷眼觀人. 冷耳聽語. 冷情當感. 冷心思理.

냉안관인. 냉이청어. 냉정당감. 냉심사리.

 

냉철한 눈으로 사람을 보고

냉철한 귀로 말을 들으며

냉철한 정으로 느낌을 대하고

냉철한 마음으로 도리를 생각하라.


너그러우면 복이 두텁다

 

【前集 207】

 

仁人, 心地寬舒. 便福厚而慶長, 事事成個寬舒氣象.

인인, 심지관서. 변복후이경장, 사사성개관서기상.

鄙夫, 念頭迫促. 便祿薄而澤短, 事事得個薄促規模.

비부, 염두박촉. 변녹박이택단, 사사득개박촉규모.

 

어진 사람은

마음이 너그러워 복이 두텁고

기쁜 일이 오래 지속되며

일마다 너그럽게 기상을 편다.

빈천한 사람은

마음이 편협하고 생각이 비좁아

복이 박하고 자손에게 미치는 은택도 짧고

일마다 좁고 옹색한 모양을 이룬다.


쉽게 사귀거나 미워하지 말라

 

【前集 208】

 

聞惡, 不可就惡. 恐爲讒夫洩恕.

문악, 불가취악. 공위참부설서.

聞善, 不可急親. 恐引奸人進身.

문선, 불가급친. 공인간인진신.

 

악한 말을 듣더라도

금방 미워하지 말라.

고자질하는 자의 분풀이가 두렵다.

선한 말을 듣더라도

금방 사귀지 말라.

간사한 사람의 출세를 이끌어 줄까 두렵다.


평화롭고 유순하면 복이 모여든다

 

【前集 209】

 

性燥心粗者, 一事無成. 心和氣平者, 百福自集.

성조심조자, 일사무성. 심화기평자, 백복자집.

 

성질이 조급하고

마음이 거친 사람은

한 가지 일도 이룰 수가 없다.

마음이 평화롭고

유순한 기상의 사람은

백 가지 복이 저절로 모여든다.


사람을 쓸 때 각박하게 하지 말라

 

【前集 210】

 

用人, 不宜刻. 刻則思效者去.

용인, 불의각. 각칙사효자거.

交友, 不宜濫. 濫則貢諛者來.

교우, 불의람. 남칙공유자래.

 

사람을 쓸 때는

각박하게 하지 말라.

각박하면

일하려던 사람마저 떠나 버린다.

친구를 사귈 때는

넘치지 않게 하라.

넘치면 아첨하는 사람이 다가온다.


유혹 많으면 멀리 바라보라

 

【前集 211】

 

風斜雨急處, 要立得脚定. 花濃柳艶處, 要着得眼高.

풍사우급처, 요입득각정. 화농류염처, 요착득안고.

路危徑險處, 要回得頭早.

노위경험처, 요회득두조.

 

바람이 비껴 불고

빗발이 급한 곳에서는

다리를 굳게 세워 걸으라.

꽃향기 무르익고 버들 고운 곳에서는

눈을 들어 멀리 바라보라.

위태롭고 험한 길에서는

빨리 머리를 돌려 돌아서라.


절의와 온화함을 함께 갖추어라

 

【前集 212】

 

節義之人, 濟以和衷, 纔不啓忿爭之路.

절의지인, 제이화충, 재불계분쟁지로.

功名之士, 承以謙德, 方不開嫉妬之門.

공명지사, 승이겸덕, 방불개질투지문.

 

절의가 높은 사람은

온화한 마음을 길러야

분쟁의 길을 열지 않을 것이며

공명심이 높은 사람은

겸손한 덕을 길러야

질투의 문을 열지 않게 된다.


만나기 쉬워야 정을 쌓을 수 있다

 

【前集 213】

 

士大夫居官, 不可竿牘無節. 要使人難見, 以杜倖端.

사대부거관, 불가간독무절. 요사인난견, 이두행단.

居鄕, 不可崖岸太高. 要使人易見, 以敦舊好.

거향, 불가애안태고. 요사인이견, 이돈구호.

 

공직에 있을 때는

편지 한 장에도 절도가 있어야

요행을 바라는 무리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

시골에 살 때는

고고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만나기 쉬워야

정을 두텁게 할 수가 있다.


사람 대하기를 어려워하라

 

【前集 214】

 

大人不可不畏. 畏大人則無放逸之心.

대인불가불외. 외대인즉무방일지심.

小民亦不可不畏. 畏小民則無豪橫之名.

소민역불가불외. 외소민즉무호횡지명.

 

대인을 두려워하라.

대인을 두려워하면

방종한 마음이 없어진다.

보통 사람도 또한 두려워하라.

보통 사람을 두려워하면

횡포하다는 이름을 듣지 않는다.


삶이 힘들 땐 더한 사람을 생각하라

 

【前集 215】

 

事稍拂逆, 便思不如我的人, 則怨尤自消.

사초불역, 변사불여아적인, 즉원우자소.

心稍怠荒, 便思勝似我的人, 則精神自奮.

심초태황, 변사승사아적인, 즉정신자분.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라.

원망하고 탓하는 마음이

저절로 없어진다.

마음이 게을러지려거든

나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라.

정신이 저절로 분발하게 된다.


피곤하다 끝맺음을 소홀히 말라

 

【前集 216】

 

不可乘喜而輕諾. 不可因醉而生嗔.

불가승희이경락. 불가인취이생진.

不可乘快而多事. 不可因倦而鮮終.

불가승쾌이다사. 불가인권이선종.

 

기쁨에 들떠

가벼이 승낙하지 말며

술 취함을 빙자하여 성내지 말라.

즐거운 마음에 들떠

일을 많이 하지 말며

고달프다 하여

끝맺음을 소홀히 말라.


책을 읽되 형식에 떨어지지 말라

 

【前集 217】

 

善讀書者, 要讀到手舞足蹈處, 方不落筌蹄.

선독서자, 요독도수무족도처, 방불락전제.

善觀物者, 要觀到心融神洽時, 方不泥迹象.

선관물자, 요관도심융신흡시, 방불니적상.

 

독서를 잘하는 사람은

책을 읽어

손발이 저절로 춤추게 되어야 한다.

그리돼야 형식에 떨어지지 않게 된다.

사물을 잘 관찰하는 사람은

마음과 정신이 무르익어

사물과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외형에 구애되지 않는다.


현명하고 부유한 자 베풀라

 

【前集 218】

 

天賢一人, 以誨衆人之愚, 而世反逞所長, 以形人之短.

천현일인, 이회중인지우, 이세반령소장, 이형인지단.

天富一人, 以濟衆人之困, 而世反挾所有, 以凌人之貧.

천부일인, 이제중인지곤, 이세반협소유, 이능인지빈.

眞天之戮民哉!

진천지륙민재!

 

하늘은 한 사람을 현명하게 하여

많은 사람의 어리석음을 가르치게 했으나

세상은 오히려

제 장점만을 휘둘러

남의 단점만을 드러내려 한다.

하늘은 한 사람을 부유하게 하여

많은 사람의 가난을 건지려 했으나

세상은 오히려 제 가진 것만 믿고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려 든다.

참으로 천벌을 받을 일이다.


어중간한 사람이 어렵다

 

【前集 219】

 

至人, 何思? 何慮?

지인, 하사? 하려?

愚人, 不識不知, 可與論學. 亦可與建功.

우인, 불식부지, 가여논학. 역가여건공.

唯中才的人, 多一番思慮知識,

유중재적인, 다일번사려지식,

便多一番億度猜疑, 事事難與下手.

변다일번억탁시의, 사사난여하수.

 

통달한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근심하랴.

어리석은 사람은

아는 것도 없고 생각마저 없어

더불어 학문을 논할 수도 있고

더불어 공업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그 중간에 드는 사람은

나름대로 지식과 생각이 많고

억측과 시기도 많아

일마다 더불어 하기가 어렵다.


입은 마음의 문이요 뜻은 발이다

 

【前集 220】

 

口乃心之門. 守口不密, 洩盡眞機.

구내심지문. 수구불밀, 설진진기.

意乃心之足. 防意不嚴, 走盡邪蹊.

의내심지족. 방의불엄, 주진사혜.

 

입은 곧 마음의 문이다.

입 지키기를 엄밀히 못 하면

마음의 참된 기밀이 모두 누설된다.

뜻은 곧 마음의 발이다.

뜻 막기를 엄격히 못 하면

마음은 그릇된 길로 달아나 버린다.


남을 꾸짖을 때는 허물없음을 찾아라

 

【前集 221】

 

責人者, 原無過於有過之中, 則情平.

책인자, 원무과어유과지중, 즉정평.

責己者, 求有過於無過之內, 則德進.

책기자, 구유과어무과지내, 즉덕진.

 

남을 꾸짖을 때는

허물 있는 중에서 허물없음을 찾아내라.

그러면 감정이 평온해진다.

자기를 꾸짖을 때는

허물없는 중에서 허물 있음을 찾아내라.

그러면 덕이 자라난다.


기초가 중요하다

 

【前集 222】

 

子弟者, 大人之胚胎. 秀才者, 士夫之胚胎.

자제자, 대인지배태. 수재자, 사부지배태.

此時, 若火力不到, 陶鑄不純,

차시, 약화력부도, 도주불순,

他日, 涉世立朝, 終難成個令器.

타일, 섭세입조, 종난성개영기.

 

어린이는 어른의 씨앗이요

수재는 훌륭한 사람의 씨앗이다.

이때 만약

화력이 모자라고 단련이 서툴면

훗일 세상에 나아가 일을 맡을 때

훌륭한 그릇을 이루기 어렵다.


군자는 권세를 두려워 않는다

 

【前集 223】

 

君子處患難而不憂. 當宴遊而惕慮.

군자처환난이불우. 당연유이척려.

遇權豪而不懼. 對惸獨而警心.

우권호이불구. 대경독이경심.

 

군자는 환난을 당해도

근심하지 않으나

즐거운 때를 당하여 근심하며,

권세 있는 사람을 만나

두려워하지 않으나

외로운 사람을 만나 마음 아파한다.


늦게 이루는 것이 좋다

 

【前集 224】

 

桃李雖艶, 何如松蒼栢翠之堅貞?

도리수염, 하여송창백취지견정?

梨杏雖甘, 何如橙黃橘綠之馨冽?

이행수감, 하여등황귤녹지형렬?

信乎! 濃夭不及淡久. 早秀不如晩成也.

신호! 농요불급담구. 조수불여만성야.

 

복숭아꽃 자두 꽃이 비록 곱지만

어찌 저 푸른 송백의 굳고 곧음만 하랴.

배와 살구가 비록 달지만

노란 유자와 푸른 귤의

맑은 향기만 하랴.

참으로 그렇다.

너무 고와 빨리 지느니 보다

담백하여 오래가는 것이 좋고

일찍 빼어나느니 보다

늦게 이루는 것이 한결 낫다!


인생을 보고 마음을 안다

 

【前集 225】

 

風恬浪靜中, 見人生之眞境.

풍념랑정중, 견인생지진경.

味淡聲希處, 識心體之本然.

미담성희처, 식심체지본연.

 

바람 자고

물결 고요한 가운데

인생의 참된 경지를 보고,

맛이 담담하고 소리가 드문 곳에서

마음의 본모습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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